수위 108m까지 차 올라…KBS ‘아리랑 위성’ 촬영 사진으로 지난해와 비교
  • 북한이 임진강 상류에 있는 황강댐의 수위를 최고치로 해놓고 있다고 KBS가 '아리랑 위성' 촬영사진을 바탕으로 지난 26일 보도했다. ⓒKBS 관련보도 캡쳐
    ▲ 북한이 임진강 상류에 있는 황강댐의 수위를 최고치로 해놓고 있다고 KBS가 '아리랑 위성' 촬영사진을 바탕으로 지난 26일 보도했다. ⓒKBS 관련보도 캡쳐

    2016년 들어 4차 핵실험에 장거리 미사일, 중거리 미사일 발사 등 도발을 지속해 온 북한이 이번에는 ‘물폭탄’을 터뜨리려는 걸까.

    ‘KBS’는 지난 26일 아리랑 위성이 촬영한 사진을 바탕으로, “북한이 임진강 상류에 있는 황강댐을 만수위(滿水位)에 가깝게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KBS’는 아리랑 위성이 2016년 6월에 촬영한 황강댐 사진과 2015년 같은 시기 촬영한 사진을 비교 분석, “2015년에는 지면이 군데군데 노출된 모습인 반면, 현재 황강댐의 수위는 만수위 114m에 가까운 108m를 유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KBS’는 “예년에는 장마철을 앞두고 홍수대비 차원에서 수위를 100m 이하로 관리해 왔지만, 올해는 이례적”이라며 “북한의 예고 없는 ‘수공(水攻)’ 가능성이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KBS의 ‘황강댐 수공 가능성’ 보도에 통일부는 “댐 방류 전에 우리 측에 통보할 것을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통일부는 27일 정례 브리핑에서 관련 질문이 나오자 “북한이 지금 수력용 용수를 황강댐에 저장 중인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가뭄이 심했던 2015년과 달리 올해는 5월 초부터 북한 지역에 비가 와서 수위가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답했다.

    통일부는 “황강댐과 관련, 2009년 10월 북한과 ‘임진강 수해방지 남북 실무 접촉’을 가졌었고, 이때 댐 방류 시에는 사전 통보하기로 우리와 약속했다”면서 “(황강댐 방류 전에) 북측이 우리 측에 사전 통보할 것을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통일부는 이처럼 “북한을 믿어보자”는 태도를 보이고 있지만, 북한 김정은 집단의 예측 불가능함과 최근의 대남 비방 분위기를 고려해 볼 때 황강댐 무단 방류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다는 게 문제다. 

    2009년 9월 6일 새벽, 북한은 황강댐의 물을 예고없이 방류, 임진강에서 늦은 피서를 즐기던 민간인 6명이 실종, 사망한 일이 있었다.

    당시 경기 연천군 군남면 진상리 임진교 부근에서 야영을 하던 피서객과 낚시객 등 8명은 강물 수위가 2.3m에서 4.96m로 갑자기 불어나면서 피할 틈도 없이 휩쓸려 내려갔다. 2명은 헤엄쳐 나와 살았지만 다른 6명은 실종·사망했다.

    당시 정부는 북한 측에 강력히 항의했고, 북한은 '유감'을 표시했다.

    황강댐에서 군사분계선(MDL)까지 거리는 46km에 불과하고, 남쪽으로 10km 지점에 홍수 수위조절용 ‘군남댐’이 있지만, 북한이 황강댐에서 물을 방류할 경우 군남댐까지 걸리는 시간이 30분에 불과하고, 저수량 또한 황강댐이 3억 5,000만 톤, 군남댐이 7,100만 톤에 불과해 북한이 작정하고 물을 방류할 경우에는 제대로 막을 수 없다는 점이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북한은 지난 5월 18일에도 임진강 상류의 수계 댐을 무단 방류, 강 하구 지역의 어민들이 물벼락을 맞고 피해를 입은 바 있다. 하지만 북한은 이에 대해 사전예고는 커녕 아직도 사과 한 마디 하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