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원위원회 '조작 가능성' 제기…"인구 800명 바티칸서 3만 명 넘게 서명"
  • 英브렉시트 국민투표 재투표 청원 관련 실시간 서명자 수.ⓒUK Government and Parliament 홈페이지 화면 캡처
    ▲ 英브렉시트 국민투표 재투표 청원 관련 실시간 서명자 수.ⓒUK Government and Parliament 홈페이지 화면 캡처

    '브렉시트(Brexit, 영국의 EU 탈퇴)'를 놓고 재투표를 요구하는 청원 서명자가 300만 명을 넘어선 가운데 '청원 조작' 가능성이 제시돼 눈길을 끌고 있다.

    26일(현지시간) 英'가디언'은 '브렉시트' 국민투표 재투표 청원을 주관하는 '청원 위원회'가 트위터를 통해 "부정한 방식으로 추가된 7만7,000건의 서명을 삭제 조치했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英'가디언'에 따르면 이날 청원위원회는 "(조작이) 의심스러운 활동과 관련해 계속 모니터링 할 것"이라며 이 같은 내용을 밝혔다고 한다.

    브렉시트 재투표 청원은 영국인 또는 영국에 거주하고 있는 사람들이 서명을 해야 하지만, 실제로는 상당수 서명이 아이슬란드, 튀니지 등 다른 나라에서 한 것이며, 심지어 일부 지역의 경우 총 인구 수보다 더 많은 수가 서명됐다고 英'가디언'은 전했다.

    이 가운데 바티칸 시티는 인구 800명에 불과한 곳임에도 3만 9,000명 이상이 청원에 서명한 것으로 나타나 의혹을 샀다.

    이와 관련 헬렌 존스 재투표 청원위원회 위원장은 "거짓으로 밝혀진 서명은 제거할 것"이라며 "이는 의회 민주주의 과정을 훼손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헬렌 존스 위원장은 "정부 디지털 위원회는 거짓 서명에 대한 조사를 진행하면서 필요한 경우 삭제 하고 있다"며 "(거짓 서명을 하는 사람들은) 그들이 지지하려는 진영의 권위를 약화시킨다는 점을 알아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영국 하원은 접수된 청원의 서명자가 10만 명을 넘을 경우 이를 검토하도록 돼 있다. 따라서 이미 300만 명을 넘어선 이번 재투표 청원 내용을 오는 28일 논의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한편 이번 브렉시트 국민투표 재투표 청원은 윌리엄 올리버 힐리에 의해 시작됐다. 그는 투표율이 75% 미만이고 탈퇴·잔류 모두 60%에 못 미친다는 점을 지적하며 재투표 청원을 시작했다.

    현재 재투표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영국 내에서 확산되고 있는 상황이지만,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는 "재투표는 없다"고 잘라 말했다고 英'BBC'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