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결집' 강력 호소…"이제 더 머뭇거리고 물러날 곳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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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근혜 대통령은 27일 브렉시트(Brexit·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충격과 관련, "우리 경제에 미치는 파급이 최소화될 수 있도록 하라"며 비서진들에게 철저한 대응을 주문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에서 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했다. 대통령 주재 수석비서관회의는 20대 총선 직후인 지난 4월 18일 이후 두달여 만에 열렸다.

    회의실에 입장한 박근혜 대통령은 간단한 목례를 한 후 곧바로 마이크를 잡았다. 그리고 브렉시트 문제에 대한 대책을 언급했다.

    주식시장과 외환시장이 크게 요동치고 있다. 향후 파운드화와 유로화의 가치가 크게 변동될 것으로 예상된다. 수출시장이 겉잡을 수 없이 흔들릴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세계 경제 여건이 취약한 상태에서 브렉시트 충격이 발생한 탓에 국제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은 더욱 커지고, 글로벌 교역이 위축될 우려가 크다.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증대함에 따라 신흥시장에서의 자금 이탈 현상도 예상된다.

    이처럼 대내외적 혼란이 커지는 상황에서 브렉시트를 둘러싼 파장을 최소화하기 위해 전방위 대응 체제에 돌입하겠다는 신호탄을 쏘아올린 것으로 해석된다.

    박근혜 대통령의 주요 발언이다.

    "우리 경제를 둘러싼 대외 여건이 어느 때보다도 심각해진 만큼, 범정부 차원의 위기대응 체제를 물샐틈없이 유지해야 하겠다. 시장 상황에 대한 24시간 모니터링과 함께 시장 안정화를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시행해서 우리 경제에 미치는 파급이 최소화될 수 있도록 해 주기를 바란다.
      
    또한 글로벌 시장이 조기에 안정이 될 수 있도록 국제공조도 강화해 주시기를 바란다. 현재 우리나라의 대외 건전성과 재정 건전성이 높은 수준으로 시장 충격에 대응할 수 있는 만큼, 대내외에 우리의 대응 역량을 충분히 알리는 적극적인 노력도 병행해 주기를  바란다."

    박 대통령은 우리 경제가 중요한 고비에 직면했다고 분석했다.

    브렉시트를 비롯한 대내외 경제 여건의 악화와 북한의 잇따른 도발로 안보 위기가 지속되는 상황 속에서 구조조정을 본격 추진해야 하는 엄중한 상황임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국민들의 통합과 결집을 호소했다.

    "이제 더 머뭇거리고 물러날 곳은 없다. 여기서 우리가 잘 결정하지 못하고 머뭇거린다면, 우리 경제는 큰 어려움을 맞게 될 것이다. 대한민국 경제가 다시 활력을 찾고, 한 단계 더 도약하기 위한 중요한 순간이라 여기고, 국민의 모든 역량을 총결집해야 하겠다. 현장의 목소리를 잘 반영해서 마련한 구조조정 계획과 보완 대책이 제대로 이행될 수 있도록 수석들이 철저하게 챙겨 주길 바란다."

    북한의 무수단 탄도미사일(북한명 화성-10) 발사로 다시 촉발된 핵(核) 위협에 대해선 "북한을 변화시킬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보다 강력한 제재와 압박을 통해 이를 막으려는 우리와 국제사회의 의지가 훨씬 더 강하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근혜 대통령은 "국가가 위기에 처했을 때 가장 무서운 것은 내부의 분열과 무관심"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지금 우리의 분열을 꾀하며 북한을 옹호하는 세력들을 막아야 한다"고 역설했다.

    [평양-전체주의]를 추종하는 세력과 이들을 두둔하는 일부 친노(親盧) 강경파를 겨냥한 발언이었다.

    박 대통령은 "북한의 도발이 반복되면서 이것을 단순한 위협으로 생각하기 쉬운데, 북한의 핵과 미사일은 언제든지 우리 국민의 생명을 위태롭게 하는 현실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설명했다.
     
    대내외 악재(惡材)들을 조목조목 거론한 박 대통령은 "국민들께서 정부를 믿고 국가안보를 위해 힘을 모을 수 있도록 안보태세 유지와 국제사회의 긴밀한 공조에 최선을 다하기를 바란다"고 비서진들에게 거듭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