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자 사망률 영국의 320배, 미국의 53배 수준…아프리카보다 8배 많아"
  • 조선중앙방송이 북한 주민노력동원을 선동하기 위해 방영한 영상물. 북한 노동자들이 공사장에서 일을 하고 있는 모습. 이 영상에는 지난 2014년 10월 사망한 북한 공훈국가합창단 작곡가 계훈경의 대표곡인 '선군의 위력떨쳐 내 조국 빛내자'가 함께 담겼다.ⓒ조선중앙TV 영상 캡쳐.
    ▲ 조선중앙방송이 북한 주민노력동원을 선동하기 위해 방영한 영상물. 북한 노동자들이 공사장에서 일을 하고 있는 모습. 이 영상에는 지난 2014년 10월 사망한 북한 공훈국가합창단 작곡가 계훈경의 대표곡인 '선군의 위력떨쳐 내 조국 빛내자'가 함께 담겼다.ⓒ조선중앙TV 영상 캡쳐.

    해외에서 외화벌이에 동원되는 북한 근로자들이 고강도 노동과 열악한 환경 때문에 월 평균 7명이 사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유아시아방송(RFA)'은 지난 23일(현지시간) 익명을 요구한 북한 전문가를 인용해 해외에 파견된 북한 근로자들이 김정은 체제의 무관심 속에서 죽음으로 내몰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자유아시아방송'에 따르면 해외에서 근무 중 사망한 북한 근로자 수는 2015년 1월부터 2016년 4월 말까지 112명이라고 한다.

    이는 월 평균 7명 꼴의 사망률이다. 이 가운데 러시아에서 사망한 근로자가 61명으로 가장 많고, 이어 중동과 아프리카가 46명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이 북한전문가는 '자유아시아방송'에 "건설 현장보다 사고 위험이 더 높은 해외 원양어선 송출선원 등 파악이 힘들거나 알려지지 않은 사례까지 합치면 실제 사망자 수는 훨씬 많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북한 해외근로자 수를 5만 명이라고 했을 때 2015년 기준 1만 명당 사망률은 16명으로, 이는 국제노동기구(ILO)의 2013년 근로자 사망관련 통계와 비교하면 영국의 320배, 미국의 53배, 중국과 러시아의 16배"라고 강조했다.

    북한 해외근로자의 사망률은 근로환경이 열악하다는 아프리카에 비해서도 8배나 높은 수치라고 한다.

    북한 해외근로자 사망자 수가 많은 이유는 냉난방 시설조차 제대로 없는 열악한 환경과 불충분한 영양공급, 무엇보다 하루 15시간 이상 일해야 하는 '살인적'인 노동에 시달리고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북한 근로자들이 작업 중 부상을 당하거나 병에 걸렸을 때 제대로 된 치료를 못 받는 것도 주요 원인으로 지적됐다고 한다.

    북한 전문가는 '자유아시아방송'에 "지금과 같은 추세가 계속될 경우 2016년 사망자 수는 전년의 80명 보다 많은 100여 명에 이를 것"이라고 추산했다.

    북한 간부들의 파렴치한 행태도 전해졌다. 북한 간부들은 해외 근로자들의 사망 사건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유족에게 지급되는 보상금마저 중간에서 가로채고 있다고 한다.

    북한 해외 근로자가 사망할 경우 이들을 고용한 외국 업체가 지급하는 위로금은 적게는 5,000달러(한화 약 590만원)부터 많게는 수만 달러에 이른다고 한다.

    하지만 북한 간부들이 유족에게는 보상금의 10분의 1 또는 20분의 1만 지급하고 나머지는 사업장의 당비서, 보위원 등과 나눠 갖는다는 것이 '자유아시아방송'의 보도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