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총장 대선 등판엔 "여러 덕목 갖췄다"
  • ▲ 새누리당 나경원 의원. 사진은 지난 20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새누리당 김무성 전 대표와 악수를 나누는 모습. 왼쪽으로 같은 당 유승민 의원이 두 사람을 지켜보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새누리당 나경원 의원. 사진은 지난 20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새누리당 김무성 전 대표와 악수를 나누는 모습. 왼쪽으로 같은 당 유승민 의원이 두 사람을 지켜보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새누리당 나경원 의원이 당 대표 출마 의사를 묻는 말에 "원내대표 선거가 끝난 지 얼마 안 됐는데, 당 대표에 도전하는 것은 모양이 별로 좋지 않은 것 같다"며 부정적인 대답을 내놨다.

    나 의원은 24일 YTN 라디오 〈신율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해 "(비박계에서) 몇 분 또 나가고 싶어 하는 분들이 있으시기는 한 것 같다"며 "친박, 비박, 많은 의원님이 나오셔서 당권에 도전하는 건 좋지만 저는 좀 그렇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권성동 사무총장의 당직 사퇴는 좀 자연스럽지 않다"며 "원내대표의 사과가 있었으면 그것으로 그냥 마무리 하는 게 낫지 않았을까"라고 주장했다.

    이어 "실질적으로 혁신 비대위가 8.9 전당대회까지 대회의 준비 사무 이외에 특별히 해야 할 일이 없을 것"이라며 "사무총장을 임명하지 않고 부총장이 대행하는 체제는 맞지 않는다"고 언급했다.

    나아가 "후임 사무총장은 누가 해도 상관없다"며 "원래는 혁신 작업의 밑그림, 큰 그림이라도 그려달라고 했지만 이제는 비대위에 저희가 기대할 것이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나경원 의원이 이같이 당 대표 출마에 부정적인 의사를 펼쳐 보인 것은 현재 당권 구도가 나 의원에게 불리하게 전개되고 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현재 당권 구도상 비박계는 정병국 의원 외에 다른 당권 주자가 없는 반면, 친박계에서는 원유철, 이주영, 이정현, 홍문종 의원 등 당권 후보가 난립하는 상황이어서다.

    나경원 의원은 비박계로 분류되지만, 계파색이 옅은 것으로 평가받아왔다. 또 당내 여성 최다선 의원이라는 상징성이 있는 인물이다. 때문에 총선 전부터 나경원 의원이 총선에서 이긴다면 향후 당 대표 선거에서도 돌풍을 일으킬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있었다.

    새누리당 당원 당헌 제6조 6항 1호는 '각종 의결기관의 선임 대의원과 선거인단 구성 시 여성의 비율을 50%로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전당대회 당규에도 제2조 6항에는"(당원협의회에서 추천하고 시·도당 운영위원회에서 의결한 당원 5,000인 이내, 국회의원이 추천하는 당원)의 대의원 중 50%는 여성으로 구성한다"고 돼 있다.

    이 규정이 전당대회에서 그대로 지켜질 경우, 나 의원이 출마하면 여성을 기반으로 한 적지 않은 수의 표를 확보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하지만 지금 같이 친박 다수 대 비박 단일후보 구도 상황에서 나 의원의 출마 선언은 자칫 전당대회에서 비박계의 표를 분산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아직 논의가 진전되고 있지 않지만 만일 친박계에서 후보를 단일화할 경우에도 나 의원으로서는 지난 원내대표 선거에 이어 또 한 번 비박계의 대표 격으로 당내 선거에 나서게 돼 부담스럽다.

    때문에 나 의원이 우선 당 대표 선거와 거리를 둘 수밖에 없었으리란 관측이 제기된다.

    실제로 나 의원은 친박계 대선후보로 거론되는 반기문 총장의 대선 출마 여부에 대한 질문에는 환영의 의사를 나타냈다. "저희가 반기문 총장에 나오시라 마라 하는 것은 맞지 않는다"면서도 "여러 덕목을 갖추셨기 때문에 나오실 만하고, 나오면 좋지 않을까 한다"고 밝혔다.

    다만, 나 의원은 반 총장의 출마에 앞서 당의 체질 강화를 선결과제로 꼽았다. 반 총장 역시 경선을 거쳐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중립적 입장을 취한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