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백서 발간·후임 사무총장 임명·제1사무부총장 진퇴 등 '첩첩산중'
  • ▲ 8·9 전당대회 당대표 경선에 출마할 것으로 전망되는 새누리당 정병국 의원.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 8·9 전당대회 당대표 경선에 출마할 것으로 전망되는 새누리당 정병국 의원.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회에 의해 복당이 허용된 탈당파 7인 의원의 '신고' 문제를 놓고 홍문종 의원(4선·경기 의정부을)과 정병국 의원(5선·경기 여주양평)이 연일 날선 공방전을 벌이고 있다.

    친박(親朴)으로 분류되는 홍문종 의원은 어떤 형태로든 의원총회 등을 통해 이른바 '복당 신고 절차'가 필요하다는 입장인 반면 비박(非朴)으로 분류되는 정병국 의원은 그런 것은 필요 없다는 입장이다.

    다선의 중진의원인 두 사람 모두 오는 8·9 전당대회에 당대표 후보로 출마할 전망이어서, 계파 대리전에다가 전당대회 전초전의 양상까지 띄고 있다는 분석이다.

    홍문종 의원은 23일 YTN라디오 〈출발 새아침〉에 출연해 "당은 (복당하려는) 그 사람이 과연 당의 정체성에 맞는지 잘 살펴봐야 할 의무가 있다"며 "의원총회에서 복당하는 분들이 당의 정강정책과 어떻게 일치하고, 다른 부분은 어떻게 다른지 들어보고 싶은 생각이 있다"고 말해, '복당 신고식'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취했다.

    이른바 '복당 신고'는 형식적으로는 탈당파 의원 7인 모두가 대상이지만, 실질적으로 겨냥하고 있는 것은 유승민 의원이다.

    누가 생각해도 나머지 6인의 의원은 큰 문제가 되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에 함께 복당한 주호영 의원(4선·대구 수성을)은 '유승민 파동'의 원인이 됐던 국회법 개정안 표결에서도 반대 투표하고, 국회선진화법에 대한 헌법소송을 주도하는 등 정통 보수이자 새누리당 본류의 길을 걸어왔다.

    여권 핵심관계자는 "주호영 의원이 공천 배제됐던 것은 같은 대구 수성구를 지역구로 하던 이한구 (전 공천관리)위원장이 과거 지방선거에서 수성구청장 공천을 놓고 대립했던 일을 보복했다는 설이 있다"며 "낙천에 아무런 명분이 없기 때문에 주호영 의원을 '복당 신고'하려고 하다가는 되레 새누리당의 엉망진창이었던 공천 과정만 폭로당하므로 절대 그런 일은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 ▲ 8·9 전당대회 당대표 경선에 출마할 것으로 전망되는 새누리당 홍문종 의원.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8·9 전당대회 당대표 경선에 출마할 것으로 전망되는 새누리당 홍문종 의원.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욕설 통화 파문'의 당사자인 윤상현 의원의 경우, 비박계에서 문제삼을 법도 하지만 윤상현 의원에 대한 '복당 신고'를 해야 하면 유승민 의원도 하지 않을 수 없어서 때문인지 실제로 그런 목소리가 나오지는 않고 있다. 결국 유승민 의원이 문제의 핵심인 셈이다.

    홍문종 의원은 이날 "특히 유승민 의원은 당과 불협화음이 있었고 깨지는 소리가 상당히 컸던 의원"이라며 "과거에는 두드러지게 당의 정강정책과 기본노선에 반하는 사례가 거의 없었다"고 밝혀, '복당 신고'의 타겟은 유승민 의원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그러자 '비박 단일후보'로까지 점쳐지는 정병국 의원이 발끈했다.

    정병국 의원은 24일 SBS라디오 〈전망대〉에 출연해 "복당 신고식이 어디 있느냐"며 "복당 신고식이라는 게 이제 더 이상 어디에 있느냐"고 분을 참지 못했다.

    이어 "이렇게 각자 자기들의 의견을 개진하는 것은 당을 정상화하는데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의원총회를 통한 '복당 신고'의 필요성을 제기한 홍문종 의원을 정조준했다.

    유승민 의원의 경우 당의 정강정책·기본노선과 어떻게 다른지 알아볼 필요가 있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유승민 의원이) 대통령과 각을 세웠다고 하는데 뭘 가지고 각을 세웠다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견해 차이는 있을 수 있는 것"이라며 "당이라는 게 어느 한 사람을 중심으로 모든 견해가 일치해야 한다면 그것은 민주 정당이라고 볼 수 없다"고 일축했다.

    언젠가는 새누리당이 의원총회를 소집할텐데 이른바 '복당 신고'의 필요성 여부를 둘러싸고 논란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정병국 의원과 홍문종 의원은 둘 다 8·9 전당대회에 당대표로 출마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전당대회에서도 유승민 의원과 당 정체성과의 일치 여부가 계속해서 쟁점이 될 가능성도 엿보인다.

    여권 관계자는 "전당대회까지 한 달 조금 더 남았는데 총선 백서 발간, 후임 사무총장 임명, 제1사무부총장의 진퇴 문제 등 암초가 산적해 있다"며 "새 지도부가 출범하는 것만이 해결책이고 그 전까지는 아무래도 당에 바람 잘 날이 없을 것 같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