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씨, 신사 측에 '사과문' 보내 "한국에서 칭송받고 싶었다"… 범행 동기 번복'
  • ▲ 야스쿠니 신사의 모습. ⓒ日관광정보 사이트 캡쳐
    ▲ 야스쿠니 신사의 모습. ⓒ日관광정보 사이트 캡쳐

    일본 야스쿠니(靖國) 신사 화장실에 위험물을 설치한 혐의(화학류단속법 위반 등)로 日사법당국에 구속기소된 한국인 전 모(28) 씨가 야스쿠니 신사 측에 사과문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23일 외교부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지난 5월 중순 전 씨가 변호인을 통해 피해 변상 및 사과의 취지를 담을 글을 야스쿠니 신사 측에 우편으로 발송했다"고 밝혔다.

    전 씨는 2015년 11월 야스쿠니 신사에 있는 공중화장실에 폭발물을 설치한 혐의를 받았다. 전 씨는 인터넷을 통해 폭발물 제조법을 익힌 것으로 알려졌다.

    전 씨는 같은 해 12월 다시 일본을 방문했다 하네다(羽田) 공항에서 경찰에 체포, 구속기소 됐다. 전 씨는 재차 방문 당시 흑색 화약 1.4kg을 일본으로 반입하려 한 혐의도 받고 있다.

    이후 진행된 日사법당국의 조사에서 전 씨는 폭발물을 설치했다고 인정했다가 "잘 모르겠다"고 말하는 등 계속해서 말을 바꿔왔다. 하지만 지난 6월 14일 열린 첫 공판에서 전 씨는 혐의를 인정하는 모습을 보였다.

    日'지지통신'에 따르면 이날 공판에서 검찰 측은 "A급 전범이 합사된 야스쿠니 신사에 불만을 품고 타이머가 달린 폭발장치를 신사 본전에 설치하려 했다가 경비가 삼엄해서 대신 신사 안에 있는 화장실에 설치했다"고 진술했다는 것이다.

    지난 6월 22일 열린 2차 공판에서도 전 씨는 위험물 설치에 대한 혐의는 인정했으나 수사 단계에서 밝혔던 "A급 전범이 합사된 것과 일본 총리가 이곳을 참배하는 것에 대한 불만 때문"이라는 범행 동기에 대해서는 말을 바꿨다.

    日'산케이 신문'에 따르면 2차 공판에서 전 씨는 "그렇게 말하는 것이 멋있다고 생각했다"며 "사실은 한국 사회에서 칭찬을 받고 싶었다"고 말했다고 한다.

    전 씨는 또한 "살상 능력이 있는 폭탄이 아니라 폭발음만 내는 장치였다"며 사람을 다치게 할 의도는 없었다고 호소했다고 한다.

    전 씨가 사건을 일으킨 뒤 귀국했다 다시 일본에 입국한 것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다시 범행을 계획한 것이 아니라 일본 경찰에 체포됨으로써 내가 한 일을 알리고 싶었다"고 진술했다고 한다.

    전 씨가 사제폭발물을 설치하려 했던 야스쿠니 신사는 일본 전역의 8만여 개에 달하는 신사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크며, 제2차 세계대전 당시 A급 전범들과 강제징용된 한국인의 위패가 함께 보관돼 있어 군국주의를 조장한다는 논란이 끊이지 않는 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