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러리 “총기 허용 탓” 주장에 트럼프 “현장에 총기 소지자 많았다면 테러 불가능”
  • ▲ 지난 12일 오전 2시(현지시간) 美플로리다州 올란도의 한 동성애자 나이트클럽에서 총기난사 테러가 일어났다. 사진은 당일 오전 6시 SWAT에 의해 용의자가 사살됐다는 속보. ⓒ美CNN 관련속보 화면캡쳐
    ▲ 지난 12일 오전 2시(현지시간) 美플로리다州 올란도의 한 동성애자 나이트클럽에서 총기난사 테러가 일어났다. 사진은 당일 오전 6시 SWAT에 의해 용의자가 사살됐다는 속보. ⓒ美CNN 관련속보 화면캡쳐

    지난 12일 오전 2시(현지시간) 美플로리다州 올란도의 동성연애자 전용 나이트클럽 ‘펄스’에서 총기난사 테러가 발생했다. 범인은 아프가니스탄 출신 부모에게서 태어난 미국인 ‘오마르 마틴(29)’이었다.

    ‘오마르 마틴’은 AR-15계열 자동소총을 들고 나이트클럽 안의 사람들을 향해 3발씩 점사를 하며 학살을 벌였다. 이후 30여 명의 인질들을 붙잡은 가운데 911에 전화를 걸어 ‘ISIS(대쉬)에 대한 충성 맹세’를 읊었다고 한다.

    오전 6시 무렵, 경찰은 SWAT(특수무기전술팀)를 투입해 ‘오마르 마틴’을 총격전 끝에 사살하고 인질들을 무사히 구출했다. 이 사건으로 50명이 숨지고 53명이 부상을 입은 것으로 집계됐다.

    이 ‘올란도 총기난사 테러’는 지난 13일(현지시간)부터 美대선판을 뒤흔들고 있다. 연방 수사기관과 언론들에 의해 속속 드러나는 사실들 때문이다.

    일단 지금까지는 도널드 트럼프와 美공화당이 유리해 보인다. 테러 직후 美민주당과 힐러리 클린턴, 버니 샌더스 등은 희생자들에게 애도를 표하며 “이런 끔찍한 일이 벌어지는 것은 총기 규제가 느슨하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 ▲ 올란도 총기난사 테러 이후 美언론들은 용의자 '오마르 마틴'에 대한 소식을 전하기 시작했다. ⓒ美폭스뉴스 관련보도 화면캡쳐
    ▲ 올란도 총기난사 테러 이후 美언론들은 용의자 '오마르 마틴'에 대한 소식을 전하기 시작했다. ⓒ美폭스뉴스 관련보도 화면캡쳐

    하지만 몇 시간 뒤 테러 용의자가 ‘오마르 마틴’으로 사설경비업체에서 일했으며, 주변 사람들에게 늘 “사람을 죽이고 싶다”는 말을 한 것으로 알려지고, 그의 부친 ‘세디크 마틴’은 지역 방송에 나와 아프가니스탄 탈레반을 옹호, 찬양하고, 근본주의 이슬람 정신을 강조했다는 소식이 드러났다.

    美연방 수사당국들 또한 ‘오마르 마틴’이 가족들의 근본주의 이슬람 정서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이며, ‘자생적 이슬람 테러범’이라고 잠정적 결론을 내렸다.

    이에 도널드 트럼프와 美공화당은 반격에 나섰다. “총기규제가 느슨한 탓에 테러가 일어났다”는 주장에 트럼프는 자신의 SNS를 통해 “만약 그 클럽에 있던 사람들이 모두 총을 갖고 있었다면 테러범은 총을 쏘지 못했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 ▲ 오마르 마틴의 부친 세디크 마틴이 지역 방송에 나온 모습. 그는 방송에서 아프가니스탄 탈레반을 찬양하기도 했다고 한다. ⓒ美지역방송 화면캡쳐-뉴욕데일리뉴스
    ▲ 오마르 마틴의 부친 세디크 마틴이 지역 방송에 나온 모습. 그는 방송에서 아프가니스탄 탈레반을 찬양하기도 했다고 한다. ⓒ美지역방송 화면캡쳐-뉴욕데일리뉴스

    트럼프는 SNS를 통해 버락 오바마 대통령을 겨냥한 비판도 했다. 올란도 총기난사 테러범이 사람들을 살해하면서 “알라는 위대하다”고 외쳤다는 일부 증언을 인용, “오바마 대통령이 급진 이슬람 테러리즘에 대해 언급할까? 만약 그가 언급을 하지 않는다면 부끄러운 줄 알고 사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트럼프가 美공화당 경선 유세 중 줄기차게 주장했던 것들도 화제가 됐다. 오바마 정부가 희망하는 ‘무차별적 난민 유입’ 추진을 중단하고, 무슬림 이민자들을 철저히 선별해서 받아들이는 한편 미국에 거주하는 무슬림 가운데 테러 용의점이 있는 사람들의 데이터베이스를 만들어 감시해야 한다는 주장에 귀를 기울이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움직임에 트럼프는 올란도 총기난사 테러가 “시작에 불과하다”며 사람들에게 국민들에게 자신을 지지해 줄 것을 호소하고 있다.

  • ▲ 도널드 트럼프는 올란도 총기난사 테러 이후 힐러리 클린턴과 버락 오바마 대통령, 민주당을 강하게 비판하기 시작했다. ⓒ도널드 트럼프 트위터 화면캡쳐
    ▲ 도널드 트럼프는 올란도 총기난사 테러 이후 힐러리 클린턴과 버락 오바마 대통령, 민주당을 강하게 비판하기 시작했다. ⓒ도널드 트럼프 트위터 화면캡쳐

    반면 힐러리 클린턴과 버니 샌더스, 美민주당은 당혹해 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힐러리를 공개 지지한 오바마 대통령 또한 난감하기는 마찬가지다.

    수정헌법 제2조 ‘총기 소유의 자유’ 부분을 개정해 총기 소유를 제한하고, 북아프리카와 중동 난민을 대거 받아들이겠다며 힘을 합쳤던 美민주당 정부와 버니 샌더스의 주장은 점점 더 힘을 잃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여기다 힐러리 클린턴, 버니 샌더스의 경우 지금까지 동성애자의 권리 향상을 위해 꾸준히 노력해 왔다는 점이 부각되면서, 보수적인 미국인들은 물론 미국 내 무슬림으로부터도 외면을 받게 됐다고 한다.

    美언론 가운데 일부는 이번 ‘올란도 총기난사 테러’가 2016년 대선에서 트럼프에게 극적인 승리를 안겨줄 지도 모른다는 성급한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