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선 지역 엄격한 기준 적용할 것"… "당권·대권 겨냥한 꼼수"
  • ▲ 총선 이후 잠잠했던 더불어민주당 계파갈등이 재차 드러날 기미가 보이고 있다. 임기가 약 90일 남은 김종인 대표가 특정 지역위원장을 겨냥하며 "솎아내달라"고 주문하면서 친노주류세력이 반발에 나선 것이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총선 이후 잠잠했던 더불어민주당 계파갈등이 재차 드러날 기미가 보이고 있다. 임기가 약 90일 남은 김종인 대표가 특정 지역위원장을 겨냥하며 "솎아내달라"고 주문하면서 친노주류세력이 반발에 나선 것이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총선에서 승리하면서 잠잠했던 더불어민주당 계파갈등이 다시 고개를 들려는 조짐이다. 더민주 조직강화특별위원회가 대대적인 지역조직 개편을 예고하자 친노·친문(친노무현·문재인) 주류측에서 반발에 나선 것이다.

    송인배 경남 양산갑 위원장은 31일 "총선 결과 성공여부를 지역위원장 선정 기준으로 삼겠다는 조강특위의 일성은 대단히 우려스럽다"며 지역위원장 사임 의사를 밝혔다. 

    송인배 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일각에서는 이번 지역위원장 교체가 특정 그룹의 당권·대권을 겨냥한 꼼수, 혹은 밀실야합이 되는 게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지역위원장 선임에 대해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명확한 기준을 먼저 내놔야 한다"며 "국민이 만들어 준 선거 민심을 받드는 것이 아니라 승리에 취해 이익을 취하려는 사람들이 있다면 당원과 국민이 묵과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송인배 위원장은 친노인사로 분류된다. 경남 양산은 문재인 전 대표가 대표직에서 물러나면서 칩거했던 지역이기도 하다. 

    지난 16일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는 1차 조강특위 회의에서 "너무 오래 직을 갖고 계신 분들은 솎아낼 수 있는 용기를 갖고 운영해 달라"고 주문했다. 조강특위도 지난 25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낙선 지역에 대해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겠다"며 대대적인 지역위원장 물갈이를 예고했다. 

    더민주는 오는 1일부터 3일까지 지역위원장 후보를 공모한다. 4·13 총선에서 당선자를 배출하지 못한 110개 지역구에 대해선 면밀한 심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번 개편을 통해 어떤 인물이 지역조직을 장악하느냐에 따라 다가올 전당대회에서의 당권경쟁은 물론 내년 대선후보 경쟁에도 영향을 줄 것이란 분석이다. 

    더민주는 전대 일정을 오는 8월27일로 정하면서 김종인 대표의 임기도 약 90일 남게 됐다. 이 때문에 친노 패권주의·운동권 문화 청산을 강조했던 김종인 대표의 "솎아내달라"는 주문이 최대계파인 '친노' 진영과 참패를 겪었던 호남에서의 대대적인 인적 쇄신을 예고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지난 총선 당시 김종인 대표가 공천권을 장악했지만 김 대표의 '셀프비례' 파동 외에는 친노주류 세력들의 조직적인 반발은 비교적 적었다는 평가다. 

    하지만 총선이 끝나면서 김종인 대표의 권한은 약해졌고 문재인 전 대표의 대권을 바라보는 주류세력의 조직적인 반발이 시작될 것이란 전망도 제기된다. 총선 종료와 함께 계파 간 힘싸움으로 번질 수 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