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말' 속은 시원할지 몰라도 '민생'엔 도움 안 돼
  • ▲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가 지난 30일, 박근혜 대통령의 우간다 방문을 두고 "한가하게 우간다에 가서 북한이 어쩌고 저쩌고 이럴때냐"고 말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가 지난 30일, 박근혜 대통령의 우간다 방문을 두고 "한가하게 우간다에 가서 북한이 어쩌고 저쩌고 이럴때냐"고 말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더민주 우상호 신임 원내대표가 박근혜 대통령을 향한 막말을 쏟아냈다. 우상호 원내대표는 지난 30일 비대위 회의에서 박 대통령의 우간다 방문에 대해 "한가하게 우간다에 가서 북한이 어쩌고저쩌고 이럴 때냐"고 말해 논란을 자초했다.

    우 원내대표는 막말을 전임 원내대표에게서 물려받은 것일까. 공교롭게도 같은 날 전임 원내대표인 이종걸 원내대표는 전날 반기문 UN사무총장을 향해 '시궁창'발언을 한 것에 대해 사과했다.

    이 원내대표의 발언은 "반 총장이 대통령이 될지 안 될지 모르겠지만, 국민이 시궁창에 버리는 이름이 될지 모르겠다. 교과서에도 실린 정말 좋은 이름이 시궁창에 버려질 이름이 되지 않기를 바란다"는 것이었다.

    이뿐만이 아니다. 이종걸 원내대표는 민주통합당의 최고위원을 지내던 지난 2012년 8월에는 자신의 트위터에 박 대통령을 '그년'이라 지칭해 파문을 일으켰다. 그는 트위터에 "그들의 주인은 박근혜 의원인데 그년 서슬이 파래서 사과도 하지 않고…"라고 썼다.

    사실 더민주 내 막말은 19대에서 이미 고질병이라 볼 수 있다. 19대 총선 때 김용민의 막말 파문이 총선 패배의 원인이 됐다는 지적이 나왔지만 보란 듯 '5.8 공갈 막말 참사'가 빚어졌다.

    신임 우 원내대표는 이처럼 당의 전통이 돼버린 '막말'의 고리를 끊을 수 있는 주자로 기대를 한몸에 받았다. 지지자들은 여러 차례의 대변인 경험을 가진 우 원내대표가 적절한 언론대응을 통해 오명을 끊고 세련된 모습을 언론에 비출 수 있길 기대했지만, 시작도 20대 국회가 시작도 하기 전에 지지자들의 기대를 팽개친 것이다.

    한 가지 더 아쉬운 점이 있다면, 우 원내대표의 막말과 달리 박 대통령은 한가하게 우간다에 간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G7 참석 대신 우간다행을 결단한 박 대통령은 북한과의 군사·안보적 협력을 끊게 하는 성과를 냈다.

    요웨리 무세베니 우간다 대통령은 박 대통령과 정상회담에서 "유엔 안보리 결의가 국제사회로부터 광범위하게 지지받고 있는 만큼 우간다는 북한과의 안보-군사-경찰 분야의 협력 중단을 포함한 유엔 안보리 결의를 충실히 이행하도록 지시했다"고 밝혔다. 북한의 동아프리카 거점을 대북 압박 정책에 동참하도록 돌려놓은 쾌거였다.

    이는 우상호 원내대표 역시 당장 지난 24일 남측위 대표단을 초대한 자리에서 "남북문제가 우리 정치 이슈에서 자꾸 후순위로 밀리는 것 같아 안타깝다"말한 바 있다.

    그간 남북관계의 중요성을 강조해온 우 원내대표가 남북관계 변화를 위해 애쓴 박 대통령에 비판을 가하는 것은 모순적 행태라는 지적이 나오는 대목이다.

    여러 차례의 막말로 인한 사건·사고에도 불구하고 더민주 내 막말은 고쳐지지 않고 있다. 오히려 체급이 높은 당 지도부에서 나오는 모양새다. 더민주는 이번 우 원내대표의 발언으로 20대 국회의 시작을 원내대표의 막말 논란과 함께 시작하게 됐다. '싸움을 멈추고 민생에 집중하겠다'는 말이 무색해진 셈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