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BS 인터뷰, "반 총장 대권행보, 국가 체면 손상시켜"
  • ▲ 더불어민주당 정세균 의원은 30일 CBS 라디오에 출연해
    ▲ 더불어민주당 정세균 의원은 30일 CBS 라디오에 출연해 "반기문 총장이 대권행보를 하는 것이 참으로 적절치 않고 우리 대한민국 국가의 체면을 손상시키는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을 향한 더불어민주당의 '견제'와 '흠집내기'가 이어지고 있다.

    이를 두고 '충청 대망론'으로 부상한 반기문 총장을 공격함으로써 당내 유력대권 주자인 문재인 전 대표를 비호하는 한편 자신들의 몸값을 올리려는 의도가 아닌가는 지적이 제기된다. 

    더민주 정세균 의원은 30일 "반기문 총장이 대권행보를 하는 것이 참으로 적절치 않고 우리 대한민국 국가의 체면을 손상시키는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정세균 의원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영국의 경제 주간지 이코노미스트(Economist)의 주장을 염두에 둔 듯 "(반기문 총장이) 지금 국제적으로 그렇게 좋은 평판을 받고 있지 못하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유엔의 책임을 지고 있는 분이 일을 제대로 해야 한다"며 "유능한 사무총장에 버금가는 총장으로 남는 것이 대한민국의 위상을 높이고 국가에 기여하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반기문 총장은 과거 김대중 정부에서 외교통상부차관을 지냈고 노무현 정권에서 유엔 사무총장이 됐다. 그러나 반기문 총장이 여권 대선 주자로 발돋움하자 야당에서는 야박한 평가에 비난까지 쏟아내는 형세다. 

    차기 대권주자로 거론되는 박원순 서울시장은 25일 "유엔 사무총장을 배출한 국가로서 자존심이 있으므로 유엔 결의문에 그런 내용(임기 후 4~5년 지나야 정무직 맡는다)이 있다면 정신을 지키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철 지난 유엔 결의문을 지킬 것을 촉구했다.
     
    유엔 결의문은 권고문일뿐더러 당위성이나 구속력이 없다는 평가를 받고있다. 이미 전직 유엔 사무총장들이 퇴임 후 자국 대선에 출마해 당선된 사례도 있다.
     

    이종걸 전 원내대표는 전날 퇴임 기자회견 직후 오찬에서 "(반 총장이) 대통령이 될지 안 될지는 모르겠지만, 5년 후엔 국민들이 시궁창에 버리는 이름이 될지 모르겠다"라며 원색적 비난을 쏟아내면서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이종걸 전 원내대표는 재임 당시 당무 거부에 나서는 등 문재인 전 대표와 자주 각을 세웠다. 그러다 원내대표 임기가 끝나가자 최근 문재인 전 대표를 추켜세우는 등 입장을 전환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정세균 의원도 이날 반기문 총장을 향해 "비전과 전략이 부족하다"며 "함께 내각에 있을 당시 대한민국을 책임질 분이라고 생각지는 않았다"고 평가절하했다. 

    정세균 의원은 차기 국회의장직에 도전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치고 있다. 이날도 "더민주가 국회의장직을 맡게 된다면 직(職)에 도전하는 것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지난 25일 방한해 제주포럼을 시작으로 6일간 한국과 일본을 오가며 다양한 일정을 소화했다. 이날 오후 7시30분 비행기를 타고 뉴욕으로 떠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