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참패 후 '지도체제 공백'… 30일 의총, 내달 2일 전국위 계기로 수습 시도
  • 새누리당 김희옥 혁신비대위원장 내정자가 27일 국회에서 열린 상견례에서 정진석 원내대표, 홍문표 사무총장권한대행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새누리당 김희옥 혁신비대위원장 내정자가 27일 국회에서 열린 상견례에서 정진석 원내대표, 홍문표 사무총장권한대행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새누리당이 이번 주 의원총회와 전국위원회를 잇달아 소집해 혁신비대위 출범을 통한 당 체제 정상화를 시도한다. 무사히 '연착륙'할 것인지는 혁신비대위원 인선에 달려 있다는 분석이다.

    29일 정치권에 따르면, 새누리당은 30일 의총에 이어 내달 2일에는 전국위와 상임전국위를 소집해 혁신비대위 출범을 재차 시도한다. 새누리당은 지난 17일에도 전국위와 상임전국위 소집을 시도했으나 정족수 미달로 무산되면서 현재의 '지도체제 공백'의 위기에 봉착했었다.

    의총과 전국위에서는 김희옥 혁신비대위원장 인준과 함께 혁신비대위원 인선까지 한꺼번에 의결해 4·13 총선 참패 이후 한 달 이상 계속됐던 내홍을 마무리하고 지도체제를 정상화한다는 복안이다.

    이후 혁신비대위가 지난 25일 정진석 원내대표와 김무성 전 대표최고위원,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의 이른바 '3자 회동'에서 합의된 대표최고위원~최고위원 분리 경선(단일지도체제) 등을 위한 당헌·당규 개정 작업 등에 나서면서 오는 8월로 예정된 전당대회로 나아갈 것으로 관측된다.

    전당대회에서 새 지도부가 선출되면 단일지도체제 하에서 '새로운 얼굴'이 된 당대표가 강력한 추진력을 가지고 '보수혁신'을 통한 정권재창출에 도전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대선이 1년여 남은 해당 시점부터는 당이 본격적인 '대선 준비 국면'으로 운영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새로운 지도부는 내년 4월 재보선 등을 통해 시험대에 서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희옥 위원장은 내정 직후인 26일 취재진과의 문답에서 "인적·제도적·물적 등 모든 측면에서 획기적인 쇄신 방안을 마련해 제대로 실현해야 한다"며 "목적이 정당하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혁신할 것"이라고 천명했다. 또, 이 때문에 비대위원장과 혁신위원장을 겸하는, 외견상으로는 강력한 권한을 보유하게 됐다.

    하지만 정치권 안팎에서는 기본적으로 '외부인'인 김희옥 위원장이 전당대회까지 불과 2개월 정도인 짧은 기간 동안 '획기적인 혁신'을 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견해가 많다. 결국 혁신비대위는 당헌·당규 개정 등 전당대회 준비에 매진하고, 대선을 겨냥한 본격적인 혁신은 전대를 통해 선출된 새 지도부가 해야 하지 않겠느냐는 것이 중론이다.

  • 새누리당 김희옥 혁신비대위원장 내정자가 내정 직후인 26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진석 원내대표와 함께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새누리당 김희옥 혁신비대위원장 내정자가 내정 직후인 26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진석 원내대표와 함께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이와 관련해, 8월 전당대회까지 새누리당 '김희옥 혁신비대위 체제'가 잡음없이 잘 굴러갈 것인가는 혁신비대위원 선임에 달려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 17일 전국위 소집이 무산되면서 당의 지도체제가 공백에 빠진 것도 원인은 혁신·비대위원 선임에 있었다. 김용태 혁신위원장 내정과 김세연·이혜훈 비대위원 인선 등에 불만을 품은 당내 특정 계파가 조직적으로 전국위 소집을 무산시켰다는 것이다.

    30일 의총과 내달 2일 전국위에서 무난히 '혁신비대위'를 출범시키기 위해서는 이번에도 혁신비대위원 선임이 관건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지난 번처럼 특정 계파에 무게가 실리는 인선도 곤란하고, 그렇다고 반대쪽 계파 일색으로 인선이 이뤄져서도 역시 불만이 있을 수 있는 상황이다.

    특히 김희옥 위원장 본인이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와 동향이고 특정 계파로부터 추천을 받았다는 말이 있으며, 현 정부에서 고위 공직을 지냈다는 점에서 혁신비대위원 인선마저 특정 계파로 쏠릴 경우 의총과 전국위에서 잡음이 터져나올 수밖에 없다는 관측이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혁신비대위원 중 외부 인사의 인선 비중을 늘려서 자연스럽게 당내 계파 간의 논란으로부터 벗어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정치권 관계자는 "혁신비대위를 9명 정도의 홀수 인원으로 구성하되, (김희옥) 위원장 본인을 포함한 5명을 외부 인사로, 정진석 원내대표를 포함한 4명을 당내 인사로 구성할 수도 있다"며 "그 경우 당내 인사 4명 중 정진석 원내대표·김광림 정책위의장·홍문표 사무총장권한대행은 당연직으로 들어가야 하기 때문에, 실제로 김희옥 위원장이 인선해야 할 당내 인사는 1명 뿐"이라고 내다봤다.

    이 관계자는 "그 1명을 김영우 전 수석대변인이나 적당히 인망 있는 비박(非朴)계 인사로 지명하면 자연스레 당내 계파 인선 논란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을 것"이라며 "의총과 전국위에서도 외부 인사의 성향까지 굳이 붙들고 늘어지기는 어려울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