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에 발탁돼 혁명영화 ‘꽃 파는 처녀’ 주인공 맡았던 최삼숙의 딸도 귀순
  • 자유아시아방송(RFA)은 "북한 인민가수 '최삼숙'의 딸도 집단 귀순자 가운데 있다"고 전했다. 사진은 과거 최삼숙의 공연 모습. ⓒ연합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자유아시아방송(RFA)은 "북한 인민가수 '최삼숙'의 딸도 집단 귀순자 가운데 있다"고 전했다. 사진은 과거 최삼숙의 공연 모습. ⓒ연합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지난 4월 7일 제3국을 통해 집단 귀순한, 中닝보의 ‘류경식당’ 종업원들을 돌려 달라는 북한 김정은 집단의 ‘강짜’가 계속되고 있다.

    심지어는 집단 귀순한 여종업원들의 부모라는 사람들을 대남선전매체에 등장시켜 “남조선 국정원에 강제납치됐다”고 주장하고, 지난 25일에는 한국에 있는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이하 민변)’에게 “사건을 위임한다”며 ‘인신구제신청서’를 민변 앞으로 보내는 소동을 벌였다.

    북한 김정은 집단이 이처럼 집단 귀순한 여종업원들의 송환에 기를 쓰는 이유를 짐작할 수 있는 단서가 나왔다.

    ‘자유아시아방송(RFA)’은 지난 27일(현지시간) “탈북 종업원 부모들이 서명한 ‘인신구제신청서’에는 북한에서 최고 인기를 구가했던 ‘최삼숙’의 이름도 포함됐다”고 보도했다.

    ‘자유아시아방송’에 따르면, 최삼숙 씨의 딸은 리은영 씨로 1979년 1월 23일 생이라고 한다. 신청서 서명에 나와 있는 최삼숙 씨의 생일은 1951년 6월 15일로 표기돼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은 “현재 최삼숙은 평양 동대원 구역에 거주하고 있다”는 고위 탈북자의 말을 인용한 뒤 “북한이 선전매체를 통해 공개한 ‘인신구제신청서’에도 최삼숙의 거주지가 평양 동대원 구역으로 기재돼 있다”고 지적했다.

    ‘자유아시아방송’은 평양 출신 고위 탈북자를 인용, “최삼숙은 1970년대와 1980년대 김옥선과 함께 인민배우로 최고의 인기를 누렸다”면서 “이런 최 씨의 딸이 한국으로 귀순했다는 사실이 북한 주민들 사이에 알려지면 파장이 클 것”이라고 전했다.

    ‘자유아시아방송’은 2015년 1월 6일자 ‘통일신보’를 인용, 한국 출신인 최삼숙은 1971년 김정일에게 발탁돼 혁명가극 ‘꽃파는 처녀’의 주인공을 맡았다고 한다.

    ‘자유아시아방송’에 따르면 최삼숙은 평양방직공장에서 공장예술 소조원으로 활동하던 중 뛰어난 기량을 인정받아 평양영화음악단 가수로 입단했고, 활동기간 중 예술영화 ‘열네번 째 겨울’ ‘도라지꽃’ 주제가 등 3,000여 곡의 노래를 불렀다고 한다.

    북한 측은 한국 출신인 최삼숙 씨가 북한에서도 성공적인 삶을 살았다는 것을 선전하기 위해 영화 ‘금희와 은희의 운명’을 제작하기도 했다는 것이다.

    북한에서 ‘인민배우’나 ‘인민가수’는 국가적 영웅으로 대접 받으며, 주민들 사이에서 매우 인기가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각에서는 “이런 사람의 딸이 귀순했다는 점은 김정은 집단에게도 상당히 부담스러울 것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북한은 현재 국내 선전 매체가 아닌 대남선전매체나 대남공작기구만을 통해 “국정원이 종업원들을 강제 납치했으며, 이들을 송환하지 않을 경우 값비싼 대가를 치를 것”이라는 협박을 해대고 있다.

    한국의 민변 측은 이 같은 북한 측의 주장을 그대로 받아들여 정부에 북한 종업원 접견과 석방 등을 줄기차게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한국 정부는 “집단 귀순한 종업원들은 모두 자기 의지에 따라 귀순했으며, 민변과의 접견도 거부하고 있다”며 이들의 요구를 모두 거절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