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사기관 난립·여론조사 공표 제한·안심번호 적용범위 등 지적
  • ▲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27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선거여론조사 개선 방안을 마련하기 위한 공청회를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는 새누리당 이종배 의원, 더불어민주당 박범계 의원, 국민의당 황주홍 의원 등 정당과 언론계·여론조사기관 관계자 등이 참석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27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선거여론조사 개선 방안을 마련하기 위한 공청회를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는 새누리당 이종배 의원, 더불어민주당 박범계 의원, 국민의당 황주홍 의원 등 정당과 언론계·여론조사기관 관계자 등이 참석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지난 제20대 총선 기간 시행한 여론조사는 선거결과를 전혀 예측하지 못했다. '선거공해'라는 오명 속에 '여론조사 무용론'등의 성토가 쏟아졌다.

    이를 바로잡기 위해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27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선거여론조사 개선 방안을 마련하기 위한 공청회를 개최했다. 

    새누리당 이종배 의원, 더불어민주당 박범계 의원, 국민의당 황주홍 의원 등 정당과 언론계·여론조사기관 관계자 등이 참석했다. 

    앞서 지난 20대 총선에서 각종 여론조사는 야권이 단일화에 실패하면서 여당이 180석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하는 등 선거 직전까지 대승을 예상했다. 이같은 관측은 더불어민주당 내에서도 제기됐었다. 

    하지만 총선 결과 집권여당인 새누리당은 제2당으로 내려앉았고 100석도 힘들 거라 내다봤던 더민주는 원내 1당으로 오르는 등 20대 국회는 여소야대(與小野大) 국면을 맞이하게 됐다. 

    여론조사의 신뢰성이 저하된 문제점으로는 ▲전문성 없는 조사기관의 난립 ▲무분별한 경마식 보도 ▲여론조사결과 공표 제한 ▲안심번호 적용범위 ▲대표성 확보를 위한 표집틀 부재 ▲여론조사의 선거운동 도구화 등이 지적됐다. 

    이날 공청회에는 여론조사 기관의 난립과 여론조사 공표 금지기간(블랙아웃), 안심번호 적용범위 확대에 대한 문제가 중점적으로 다뤄졌다. 

    새누리당 이종배 의원은 "총선 후보자 선정을 위한 여론조사 경선에서 조사 결과를 조작한 경우도 있었다"라며 "본인 이름을 가장 위로 올린다는 등 의뢰자의 의도에 맞게 여론조사를 해주거나 돈을 받고 의뢰자가 원하는 수치를 줬다가 적발된 사례가 많았다"고 지적했다. 

    더민주 박범계 의원은 "우리당도 안심번호를 활용해서 여론조사를 했고 거의 결과를 맞췄다고 한다"며 "그런데 당시 (발표된) 모든 여론조사 추이와 맞지 않았다, 자신이 없어서 공표할 수 없었다는 말도 하더라"며 안심번호 적용범위 확대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그러면서도 "안심번호를 빈번하게 사용을 한다거나 하면 오염번호가 될 수도 있다"며 경계하기도 했다. 

    국민의당 황주홍 의원은 "13일간의 선거운동 기간 중 거의 절반을 공표 금지하면 지나치게 길다고 본다"며 여론조사 결과 공표를 금지하는 현행 방침에 대해 의문을 품었다. 

    이어 "상당수의 유권자는 선거일 직전에야 지지 후보를 결정하는 경우가 있다"며 "블랙아웃 기간이 필요하다면 3일 전쯤으로 개정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 ▲ 새누리당 이종배 의원은 27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선거여론조사 개선방안 마련을 위한 공청회에서 중앙선관위를 향해 국민 입장에서 보고 효율적인 대안의 기준을 갖고 주시해주시면 적극 협력토록하겠다"고 밝혔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새누리당 이종배 의원은 27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선거여론조사 개선방안 마련을 위한 공청회에서 중앙선관위를 향해 국민 입장에서 보고 효율적인 대안의 기준을 갖고 주시해주시면 적극 협력토록하겠다"고 밝혔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현행 선거법은 유권자의 투표 의사가 왜곡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선거일 전 6일부터 실시된 여론조사의 결과 공표·보도를 제한하고 있다. 

    다만 공표 금지 기간에도 선거결과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정치적 이슈가 발생하기도 한다. 또한 이 기간에는 사전투표도 실시되면서 현행 규제의 실효성과 타당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번 총선 때는 더민주 문재인 전 대표가 광주를 전격 방문해 '정계 은퇴'를 선언하며 이목이 쏠리기도 했다. 더민주는 문재인 전 대표의 호남행이 수도권에서의 지지층 집결을 이뤘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만 여론조사 공표 기간이 지나치게 축소되거나 폐지될 경우 여론조사 업체에만 유리한 것 아닌가는 우려가 제기된다. 투표 막바지로 갈수록 유권자의 관심이 집중되고 이를 노리고 후보자와 여론조사 기관이 결탁해 조작된 조사결과를 양산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 볼 때 기사의 균형을 맞추고 무분별한 여론조사의 난립을 막기 위해 현행 신고제를 등록제나 허가제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는 방안이 제시됐다. 등록요건으로는 여론조사를 수행하는 데 필요한 장비나 전문인력 보유현황, 조사실적 등이 거론됐다. 

    이종배 의원은 공청회가 끝나면서 "선거관리위원회에서 의견을 더 수렴하고, 제도를 개선할 때는 개선안에 따른 예상되는 문제점도 전부 검토를 해야한다"며 "국민 입장에서 보고 효율적인 대안의 기준을 갖고 주시해주시면 적극 협력토록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