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마을운동 확산 토대로 한 韓-아프리카 간 포괄적 협력 청사진 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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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박근혜 대통령이 하일레마리암 데살렌 총리의 안내로 26일 오후(현지시간) 에티오피아 아디스아바바 대통령궁에서 열린 공식환영식에서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 ⓒ뉴시스
    ▲ 박근혜 대통령이 하일레마리암 데살렌 총리의 안내로 26일 오후(현지시간) 에티오피아 아디스아바바 대통령궁에서 열린 공식환영식에서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 ⓒ뉴시스

     

    에티오피아를 국빈 방문 중인 박근혜 대통령이 27일(현지시간) 우리나라 대통령으로서는 처음으로 '아프리카의 유엔'으로 불리는 아프리카연합(AU) 본부를 방문해 특별연설을 했다.

    박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한국은 아프리카와 한 방향을 바라보면서 함께 가고자 한다. 손잡고 우리와 함께 나아가자"고 말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이날 오전 아프리카연합(AU) 본부를 방문해 은코사자나 들라미니 주마 AU 집행위원장을 면담한 후 넬슨 만델라홀로 이동해 '아프리카의 새로운 미래를 향한 상생의 동반자'란 제목으로 특별연설을 했다.

    연설에서 박 대통령은 "어떠한 시련 속에서도 절망하지도 굴복하지도 않았던 '마디바(넬슨 만델라에 대한 존칭이자 애칭)' 만델라의 신념에 깊은 공감대를 갖고 있는 나라가 바로 대한민국"이라고 말했다.

    또한 "한국은 식민지 고통, 민족상잔의 전쟁, 기아와 절망에 시달리면서도 불굴의 신념으로 한강의 기적을 만들어냈다. 한국은 아프리카가 미래를 향해 나아가는 데 함께 걸어 갈 동반자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에티오피아의 계관시인 체가예 가브레 메드힌의 '아프리카를 생명의 나무로 함께 만들어 가자'는 한 문구를 인용한 박 대통령은 "한국은 아프리카를 생명의 나무로 만드는 상생의 동반자이자 신뢰할 수 있는 친구로서 여러분과 함께 동행할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이와 함께 한국과 아프리카 간 포괄적 협력을 위한 청사진을 제시했다.

    "한국은 지난 반세기 동안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체득한 개발 경험을 나누고자 한다. 아프리카의 청년고용 기회를 증진시킬 쌍방향 1만명 교류 계획을 추진할 계획이다. 앞으로 5년 간 아프리카의 인재 6,000명에게 한국이나 아프리카에서 교육받고 훈련받을 기회를 제공하고, 한국 봉사단 4,000명을 아프리카에 파견할 것이다.

    한국이 가진 ICT와 과학기술 분야의 강점을 활용해 아프리카에 기술혁신센터를 세워 창조혁신 경험을 공유하고자 한다. 제가 작년 12월 유네스코에서 발표했던 '보다 나은 삶을 위한 과학기술혁신' 구상에 따라, 직업기술교육과 ICT 교육을 펼쳐 전문 인력 양성을 돕겠다.

    아프리카의 보건과 전염병 대응 역량을 강화하는 데 일조해 나갈 것이다. 아프리카 여러 나라들이 직면하고 있는 토지황폐화, 물 부족, 식량 부족 같은 기후변화 대응에도 한국에 소재한 녹색기후기금(GCF), 글로벌녹색성장기구(GGGI) 등을 통해 함께 대응해 나가고자 한다."

    특히 박근혜 대통령은 우리나라 근대화의 토대가 된 새마을운동의 아프리카 확산에도 앞장서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박 대통령은 "한국 근대화의 토대가 됐던 새마을운동은 단순한 개발운동이 아니라 스스로 일어서도록 만든 정신혁명 운동으로, 한국은 아프리카 특성에 맞는 맞춤형 새마을운동이 아프리카의 크고 작은 농촌, 나아가 각국의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여러분과 함께 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북핵(北核) 문제를 언급하며 아프리카연합의 협조를 당부하기도 했다.

    박 대통령은 "지금 한국은 북한의 핵개발로 심각한 안보 위기를 겪고 있는데 아프리카의 많은 국가들이 북한의 도발을 강력히 규탄하고 국제공조에 동참해 준 데 감사드린다. 아프리카는 '아프리카 비핵지대조약'을 이끌어낸 경험을 가지고 있는 만큼 앞으로도 북한이 핵개발을 포기하도록 협력해 주시기 바란다"고 요청했다.

    박 대통령의 이날 연설에는 은코사자나 들라미니 주마 AU 집행위원장과 하일레마리암 데살렌 에티오피아 총리, 현지 외교단, 한국군 참전용사를 비롯한 에티오피아 각계 인사 등 1,300여명이 참석했다.

    이에 앞서 박 대통령은 26일(현지시간) 하일레마리암 데살레 에티오피아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고 개발·안보 협력 등 다양한 분야의 실질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두 정상은 이날 정상회담을 계기로 양국 국방부간 협력을 강화하기로 하고, 양국 국방부는 두 정상의 임석하에 국방협력 MOU(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양해각서는 우리나라와 에티오피아와의 본격적 국방협력을 추진하기 위한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고 북한과 에티오피아의 군사협력을 재추진할 가능성을 차단한다는 의미가 있다는 설명이다.

    두 정상은 특히 지역 평화안보 문제와 관련해 심도 깊게 논의했다. 청와대에 따르면, 에티오피아는 세계 최대의 유엔 평화유지활동(PKO) 파병국으로 우리나라 역시 평화안보 활동에 6개 임무단 총 600여명을 파병하고 있다는 공통점을 토대로 양국 협력방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