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라디오…"시대상황이 누굴 필요로 하는가, 潘 빼놓고 얘기하기 쉽지 않아"
  •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임기를 마치고 곧바로 대통령 선거에 출마할 경우 문제는 없는걸까. 정치권 일각에서 유엔(UN)결의안 내용을 놓고 제기된 이같은 의문에 새누리당 이명수 의원은 27일 "결의안이 당위성이나 구속력은 없다"고 주장했다.

    이명수 의원은 이날 MBC라디오 '신동호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유엔 사무총장을 지낸 분들이 대통령도 하고 장관도 하고 (임기를) 마친 후에 여러 가지 활동을 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유엔결의안을 거론하며 반기문 총장의 대권 출마에 견제구를 던졌지만, 쿠르트 발트하임 등 임기를 마친 사무총장들이 대통령 선거에 출마한 사례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쿠르트 발트하임 전 총장은 퇴임 후 본국 오스트리아 대선에 출마해 당선됐다. 이날 이명수 의원의 발언도 이를 지적한 것으로 보인다. 

    이명수 의원은 "앞으로 다음 차기 대통령과 관련해서 뭐가 가장, 누가 해야 하느냐 보다 어떤 사람이 필요한가, 시대상황이 누굴 필요로 하는가 그런 점에서 본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처럼 대외의존도가 높은 나라에서 앞으로 5, 10년의 여러 세계적인 변화나 추세에 가장 부응할 사람이 누군가, 거꾸로 생각해야 될 것 같다"며 "한반도를 둘러싼 여러 가지 대외적인 많은 변화에 부합한 사람, 누가 차기 대통령이 돼야 하는가 라고 생각하면 그분(반기문)을 빼놓고는 얘기하기가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반기문 총장이 지난 2006년부터 유엔에서 활동하면서 세계 정치·경제권의 흐름에 대해 박식하고 한반도 및 국내 정치상황도 넓은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반기문 총장은 지난 25일 방한 후 첫 일정으로 제주도에서 열린 관훈클럽과의 간담회에서 "유엔 사무총장에서 돌아오면 국민으로서 역할을 제가 더 생각해보겠다"며 "한국 시민으로서 어떤 일을 해야 하느냐는 그때 가서 고민, 결심하고 필요하면 조언을 구할 수도 있다"고 말해 대선 출마 가능성을 강력하게 시사한 바 있다. 

    이처럼 '반기문 대망론'이 부상하자 정치권에선 다소 과열된 분위기와 함께 반 총장을 흡집 내려는 움직임이 포착된다. 

    영국 이코노미스트지는 반기문 총장을 두고 "우둔하고 자질 없다"고 맹비난했고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는 "(새누리당이) 아무리 인물이 없어도 다른 곳에서 데려오려 하는 건 책임정치 측면에서 볼 때 어색하다"며 "모셔올 수준은 아니다"는 등 평가절하했다. 

    이에 이명수 의원은 "너무 과열되지도 말고 흠집내지도 말고 그분 말씀 그대로 받아들였으면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유엔결의안 문제 역시 '경계와 흠집'의 연장선상으로 해석되는 부분이다.

    이어 "아직 현직 UN의 사무총장이란 중책을 맡고 있고 또 여러 가지 하는 일이 중요하다"며 "그분을 어렵게 만드는 일을 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 26일 오전 제주국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11회 제주포럼 개회식에 참석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뉴시스 사진 DB
    ▲ 26일 오전 제주국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11회 제주포럼 개회식에 참석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뉴시스 사진 DB


    반기문 총장이 새누리당 대선 후보로 나설 경우 경선을 치러야 하는지, 합의추대로 해야하는지 절차적 문제를 놓고 당내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이명수 의원은 "원칙이 경선이지만 그 경선의 방법은 달리 할 수도 있다"면서도 "당내 경선을 거치더라도 대선 후보가 되는데 큰 무리가 없을 것"이란 분석을 내놨다. 

    그는 "지금 국민이 제일 많은 게 정치에 대한 불신과 혐오"라며 "오히려 정치 경험 없는 것이 국민한테는 신선하게 보일 수 있고 기존 정치권과 차별화되는 측면도 있다"고 반기문 총장의 장점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반기문 총장이 경선 방식의 변화 없이 지금 체제로 진행해도 문제되지 않을 정도의 정치적 자산을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