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브랜드 협력업체…북한 ‘류경목단 무역회사’, ‘능라도 무역회사’와 협력" 부분 삭제
  • 허베이성에 있는 메이다오 복장유한공사의 계열사인 뤼홍무역 회사 소개. 메이다오 복장유한공사 영문 홈페이지는 찾을 수 없었다. ⓒ익스포트 타임스 기업소개 캡쳐
    ▲ 허베이성에 있는 메이다오 복장유한공사의 계열사인 뤼홍무역 회사 소개. 메이다오 복장유한공사 영문 홈페이지는 찾을 수 없었다. ⓒ익스포트 타임스 기업소개 캡쳐

    중국 의류기업들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 결의 2270호가 무섭다는 것을 알게 된 걸까. ‘자유아시아방송(RFA)’은 “최근 중국 의류기업들이 북한과 협력했다는 사실을 홈페이지 등에서 삭제하고 있다”고 지난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자유아시아방송’은 지난 5월 17일, 中허베이성에 위치한 의류업체 ‘메이다오 복장유한공사’가 홈페이지에서 일부 내용을 삭제했다고 전했다.

    ‘메이다오 복장유한공사’는 자신들이 이름만 대면 알 수 있는 세계적인 유명 고급 의류 브랜드의 협력업체로, 2012년 1월부터 7월까지 北 ‘능라도 무역회사’로부터 기술인력 54명을 파견 받았고, 2015년 4월 北 ‘류경목단 무역회사’와 합작으로 中단둥에 ‘단둥미령복장공사’라는 회사를 설립했다고 밝히고 있다는 사실을 보도했다.

    이후 ‘자유아시아방송’이 다시 홈페이지를 살펴보자 해외 유명 의류 브랜드의 영문표기가 모두 사라졌고, 북한과의 연관성을 드러내는 부분들이 모두 삭제된 것을 확인했다고 한다.

    ‘자유아시아방송’ 측은 소식통을 인용, “메이다오 복장유한공사가 北류경목단 무역회사와 함께 설립한 ‘단둥미령 복장공사’는 북한 근로자 수백 명을 고용해 지금까지 작업을 해오고 있다”고 전하면서, 해외 유명 브랜드 이름과 북한과의 관계에 대한 부분만 삭제한 데 대해 의혹을 제기했다.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를 피해보려는 ‘꼼수’가 아니냐는 것이다.

    ‘자유아시아방송’은 中의류업체들이 북한 근로자들을 고용해 해외 유명 브랜드 의류를 생산하고 있다는 보도를 한 뒤 지난 5월 24일(현지시간) 英고가의류 브랜드 ‘버버리’ 측과 연락을 했다고 한다.

    ‘버버리’ 측은 “우리는 높은 수준의 윤리강령을 협력업체에게도 적용하고 있으며, 정기적인 감사를 통해 강제노동, 노예관계, 인신매매, 정부후원 등 규정을 위반한 고용사례를 금지하고 있다”면서 “만일 이런 사례가 발견되면 즉시 잘못을 시정하거나 계약을 파기한다”고 답했다는 것이다.

    ‘자유아시아방송’ 측은 ‘버버리’의 답변과 함께 ‘메이다오 복장유한공사’ 홈페이지에서 북한 관련 부분들이 사라진 것이 북한과의 연관성을 숨기기 위해 업체 측이 고의적으로 삭제한 게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실제 탈북자들과 대북소식통 등에 따르면, 북한과의 접경 지역에 있는 중국 의류기업들 가운데 많은 수가 북한 근로자를 대규모로 고용하고 있다고 한다.

    문제는 북한 근로자뿐만 아니라 이들을 감시하고 감독하는 북한 당국 관계자도 함께 있기 때문에 버는 돈의 70~80%를 빼앗기고, 외출, 휴식도 제대로 못하는 ‘사실상 노예’ 상태로 일을 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런 북한 근로자의 수가 중국에만 수만 명에 이를 것이라는 주장들도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