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유엔 사무총장이 필요해! 이코노미스트 선동, 한국 언론 '反반기문'
  • 반기문 UN사무총장이 25일 오후 제주국제공항에 도착해 밝은 표정으로 영접 나온 이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뉴시스
    ▲ 반기문 UN사무총장이 25일 오후 제주국제공항에 도착해 밝은 표정으로 영접 나온 이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뉴시스

     

    '마녀사냥'이 시작됐다.

    중세 유럽의 산물(産物)로만 여겨졌던 마녀사냥이 21세기 대한민국에서 재현되고 있다.

    나무만 보고 숲은 보지 못하는 저급한 언론의 행태가 점입가경이라는 지적이다.

    '타깃'은 반기문 유엔(UN) 사무총장이다.

    반기문 총장이 도대체 어떤 잘못을 했기에 이토록 수모적인 비난공세에 시달려야 하는지 도무지 납득이 가질 않는다.

    논란의 발단은 국내 언론도 아닌 해외의 한 주간지였다.

    '비리-뇌물-부패'와 같은 비위(非違)를 꼬집어 비판한 것도 아니었다. 지극히 주관적이고 정치적인 인물평이 화근이 됐다.

     

    √. 이코노미스트, 왜 반기문을 깎아내렸나?

     

    영국의 경제 주간지 이코노미스트(Economist)는 지난 21일 <Master, mistress or mouse?>라는 제하의 기사에서 "반기문 사무총장은 실패한 리더로 역대 최악의 총장 중 한 명"이라고 비판했다.

    차기 유엔 사무총장의 자격과 가능성에 대한 분석을 담은 내용의 보도였다.

    "반기문 총장은 끔찍할 정도로 눌변이었다. 의전에 지나치게 집착했으며, 임기응변에 약하고 깊이가 얕았다. 그는 9년이나 사무총장직을 수행하고 있으면서 자주 헛발을 짚었다."

    이코노미스트는 "반기문 총장은 유엔이 지금 갖고 있는 결함 그 자체를 상징하는 존재로, 그가 10년이나 임기를 누릴 수 있었던 것은 우수한 능력이나 자질을 갖췄기 때문이 아니라 거부권을 가진 상임이사국 5개국이 특별히 반대할 이유가 없는 무난한 사람이었기 때문"이라고 혹평하기도 했다.

    영국 저명 경제지의 영향력 탓인지 지난 24일 이른바 '반기문 테마주'라고 불리는 기업들의 주가는 큰 폭으로 하락했다.

    이코노미스트가 반기문 총장을 비난한 배경을 두고 다양한 해석이 쏟아졌다.

    외교가에서 나오는 가장 유력한 설(說)은 차기 사무총장 자리를 둘러싼 강대국들의 파워게임으로 요약된다.

    유엔은 5월 11일(현지시각) 미국 뉴욕 유엔 본부에서 열린 총회에서 차기 유엔 사무총장을 193개 회원국의 추천을 받아 공개적으로 선출하는 결의안을 채택한 바 있다.

    단서는 이코노미스트 기사 내에 숨겨져 있었다.

    반기문 총장의 선출 배경에 대해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은 아시아인을 원했고 미국은 그를 자기 쪽 사람으로 간주했으며, 러시아는 그를 수용가능할 정도의 별 특징 없는 인물로 봤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올해 말 그가 임기를 마치고 나서 유엔이 다시 (무난한 사람을 선출하는) 똑같은 실수를 저지를까 염려가 된다"면서 독일의 앙겔라 메르켈(Angela Merkel) 총리를 언급했다.

    이코노미스트는 "후임 총장은 동유럽 출신의 여성이어야 한다는 얘기가 있는데, 지역이나 성별이 아니라 수많은 난제가 있는 유엔을 잘 이끌 능력이 있는 사람이 돼야 한다. 메르켈 독일 총리가 후보로 나선다면 공개적으로 지지하겠다"고 덧붙였다.

    여러모로 '경제보단 정치적 매체'라는 평가를 받는 이코노미스트다. 이러한 일련의 주장은 미국-중국, 2강(强)을 넘어 자신의 입맛에 맞는 후보를 유엔 사무총장 자리에 앉혀보겠다는 포석으로 읽힌다.

     

     

  • ⓒ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을 혹평한 이코노미스트
    ▲ ⓒ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을 혹평한 이코노미스트

     

     

    √. 조선-친북-친노, 삼각편대의 '공습'

     

    ① 도(道) 넘은 조선일보의 '潘 견제구'

    그간 김무성-유승민 등 비박(非朴) 세력을 지지해온 조선일보 입장에서 반기문 총장의 대권(大權) 도전은 불편할 수밖에 없다.

    반기문 총장의 대권 행보를 번번이 가로막아온 조선일보다.

    조선일보는 지난달 22일 '문재인은 정직한 정치인'이라는 윤평중 한신대 교수의 글을 통해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새누리당 대선 후보가 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일축하기도 했다.

    이에 문재인 전 대표에게 러브콜을 보낸 조선일보가 '반기문 카드'의 싹을 자르고, 야당이 상대하기에 만만한 여당 후보를 세우기 위한 속내가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관련 기사>

    "문재인은 정직한 정치인"이라는 조선일보의 속내
    http://www.newdaily.co.kr/news/article.html?no=309293

    지난 24일에는 이코노미스트의 기사를 아무런 분석이나 해석도 없이 앵무새처럼 인터넷판에 옮겨놨다.

    제목: <영국 이코노미스트 "반기문은 역대 최악의 UN총장…우둔하고 자질없다" 신랄한 비판>

    상당한 위화감이 느껴질 정도다. 이코노미스트의 정치적이고 노골적인 비난을 어떠한 주석도 없이 오롯이 받아적었다.

    해당 기사의 댓글란에선 한바탕 전쟁이 벌어졌다. 26일 오후 8시 현재까지 무려 165개의 댓글이 달렸다.

    반기문 총장에 대한 긍정-부정 평가가 상당수를 이뤘지만, 조선일보의 의도를 정확하게 꿰뚫는 의견도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반 총장 깎아내리기에 바쁘군. 아직 대선도 남았는데, 문재인 대통령 만들려고 애를 쓰네 ㅉㅉ" (seta****)

    "조선일보가 반(反)반기문 여론을 조성하고 있다. 영국 언론이 반기문을 폄훼하고 나서는 것은 차기 총장은 자기들 취향에 맞는 총장을 뽑기 위해서다. 영국 언론은 국익을 위해서는 전장의 군인들보다 더 공격적이 된다. 열심히 일하는 대통령을 깎아내리지 못해 발광하는 우리나라 기자들과는 차원을 달리 한다." (ec****)

    "조선이 점점 가지 말아야 할 길을 가는 듯. 소위 기자라는 엘리트 분들이 소신도 안목도 없이 주인이 원하는 방향이 옳다고 주장하는 앵무새처럼 ㅉㅉ" (c****)

    "반기문 방한에 즈음하여 조선이 찬물을 끼얹는 이런 기사를 올리는 이유가 뭐지? 혹여 반기문에게 미래를 기대하기 어려우니까 친박들을 폐기시키고 말 갈아타기를 한다? 정말 아이러니다." (gaeu****)

    "드디어 조선이 해외언론을 인용해 반기문을 까기 시작하네. 이번엔 누구에게 줄을 댈까 궁금하다. 해바라기" (sang****)

    '민족정신을 상징하는 대표신문'이라는 타이틀을 내세워 나라의 앞날을 걱정하던 조선일보를 이제 찾아볼 수 없어 안타깝다는 얘기가 정치권에서 쏟아지는 상황이다.

    대한민국 1등 신문, 우파(右派) 대표신문이었던 조선일보에서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알 수 없다. 다만 국내 정치에 매몰돼 좌클릭과 우클릭을 동시에 하는 조선일보를 지켜보는 이들의 탄식이 점점 커지고 있다는 것만은 명확했다.

     

  • ⓒ 조선일보 캡처 화면
    ▲ ⓒ 조선일보 캡처 화면

     

    ② 조선일보가 '쿵' 미디어오늘이 '짝'

    조선일보가 이코노미스트 인용보도를 올린 다음날인 25일 미디어오늘은 미국의 친북(親北) 매체로 알려진 뉴스프로의 임옥 이사가 번역한 기사를 그대로 옮겨다 실었다.
     
    제목: <영국 이코노미스트, "반기문은 우둔한 최악의 사무총장">

    부제: <"반기문 체제 유엔은 허우적 거렸다… 고통스러울만큼 어눌하고 절차에 집착하며 자발성과 깊이가 없다">

    미주 한국일보에 따르면, 치과의사인 임옥씨는 '정상추'(정의와 상식을 추구하는 사람들) 네트워크의 창립 멤버이자 미주 인터넷사이트 뉴스프로의 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미주 한국일보는 지난 2014년 10월 9일자 보도에서 임옥씨의 페이스북 계좌에 한국 정부가 이적단체(利敵團體)로 지목, 한국인들의 인터넷 접속을 금지한 재미동포전국연합회 회장이 친구(friend)로 가입돼 있는 사실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국가보안법에서 규정하는 이적단체(利敵團體)란 국가의 존립, 안전이나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위태롭게 한다는 점을 알면서 반(反)국가단체나 그 구성원 또는 그 지령을 받은 자의 활동을 찬양, 선전, 동조하거나 국가변란을 선전 선동한 단체를 말한다

    미주 한국일보가 임씨의 페이스북 계좌를 확인한 결과, 재미동포전국연합회 회장 윤길상(Kil Sang Yoon)이라는 이름으로 페이스북 계좌를 운영하는 회원이 임씨의 친구로 등록돼 있었다.

    '재미동포전국연합회'는 시카고, 뉴욕, 로스앤젤리스에 각각 지역연합회 본부를 두고 동부, 중남부, 서부연합회로 활동하고 있는 미주 한인들의 대표적 종북(從北) 단체다. 김일성의 생일을 기념하는 '태양절'(4월 15일)을 맞아 주유엔 북한대표부를 통해 북한에 '충성맹세서'를 전달한 바 있다.

    미주 한국일보는 "임씨의 페이스북에는 이미 친구로 등록된 윤길상씨 외에도 북한 리수용 외무상이 뉴욕 방문 당시 맨하탄 '머킨 컨서트 홀'(Merkin Concert Hall)을 방문, 참석한 '우륵 체임버 오케스트라'(Urek Chamber Orchestra)의 공연을 이끈 재미동포전국연합회 회원 이준무씨가 자신의 계좌인 크리스 준무 리(Chris Joonmoo Lee) 명의로 친구신청’을 해놓은 상태"라고 덧붙였다.

    또한 "재미동포전국연합회 회원으로 뉴저지에서 한인들의 북한 관광을 알선, 대행하는 '우리관광여행사'의 대표 역시 자신을 친구신청자 명단에 올려놓았다"고 설명했다.

    어쩌다 조선일보가 미디어오늘과 같은 목소리를 내게 됐는지 의문이 앞선다. 최근 삐뚤어진 보도로 여러 구설수에 오르내리고 있는 조선일보. '반(反)정부-친(親)북한' 특유의 DNA를 가진 세력과 조선일보 사이에서 어떤 공감대가 형성됐는지 궁금증만 더해간다.

     

  •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박원순 서울시장. ⓒ뉴데일리 DB
    ▲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박원순 서울시장. ⓒ뉴데일리 DB

     

    ③ 아니나 다를까, 친노(親盧) 역시 파상공세

    친노(親盧) 패권주의와 낡은 진보청산이 아직까지도 이뤄지지 않은 더불어민주당의 정치공세는 예상된 결과였다.

    반기문 총장의 방한(訪韓)을 전후해 더불어민주당 측은 돌려깎기식 비난을 쏟아냈다.

    당초 더불어민주당은 반기문 총장에 대해 '아군(我軍)'이라는 인식을 갖고 호평의 말들을 남겨왔다.

    친노 세력의 좌장인 문재인 전 대표가 지난해 12월 "우리 당 출신으로, 함께 할거라고 생각한다"면서 영입을 희망했던 것이 대표적이다. 반기문 총장은 노무현 정부 때 외교부 장관을 지냈다.

    그러나 반 총장의 행보가 여권으로 기우는 모양새를 보이자, 더불어민주당은 '견제구'를 날리면서 공격 태세로 전환한 모습이다.

    우상호 원내대표는 지난 24일 S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여당의 반 총장을 향한 러브콜과 관련, "아무리 인물이 없어도 다른 곳에서 데려오려 하는 건 책임정치 측면에서 볼 때 어색하다"고 주장했다. 자당 영입에 대해선 "기존에 있는 후보들을 다 가만히 있으라고 하고, (우리 당에) 모셔올 수준은 아니다"라고 했다.

    같은 당의 민병두 의원은 페이스북에 "'정국 태풍의 눈' 반 총장이 방한한다는 기사가 보도되는데 태풍의 눈일 것 같지는 않다"며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다.

    송영길 당선자도 이날 전주의 한 음식점에서 전북도의회 출입기자들과 가진 오찬에서 "반기문 총장이 대통령 선거에 나오는 것은 국가적으로나 (반 총장) 개인적으로나 바람직하지 않다"고 강변했다.

    친북(親北) 성향 언론들은 이들의 말을 인용하며 '반기문 비판'에 화력을 집중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한 술 더 떴다.

    박원순 시장은 25일 YTN 라디오에서 반기문 총장의 대선 출마에 대한 질문에 "유엔 사무총장을 배출한 국가로서 자존심이 있으므로 유엔 결의문에 그런 내용(임기 후 4~5년 지나야 정무직 맡는다)이 있다면 정신을 지키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이어 "사무총장으로서 여러 국가의 비밀 정보를 많이 알게 되는데 특정 국가 공직자가 되면 이를 악용할 가능성이 있으니 공정성을 담보하기 위해 만들어진 결의문으로 보이고 존중되는 게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사실 사무총장 퇴임 후 정부직 진출과 관련해 유엔에서 제한하는 결의안이 있다고는 하지만, 이는 말 그대로 권고안일 뿐 적극적 구속력의 표현은 아니다. 쿠르트 발트하임(제4대)은 퇴임 후 본국 오스트리아에서 대통령에 당선됐다. 5대 사무총장이었던 하비에르 페레스 데 케야르(Javier Perez de Cuellar)도 퇴임 후 본국 페루에서 대통령 선거에 출마했었고, 2000년에는 총리로 취임했다.

    최근 다른 야권 잠룡들에 비해 존재감이 떨어지고 있는 박원순 시장의 주장은 말 그대로 '바람'일 뿐이었다.

    이번에도 조선일보가 빠지지 않았다. 유독 가까워 보이는 박원순 시장과 조선일보다. 조선일보는 26일자 보도에서 이러한 박원순 시장의 주장을 인용, '정치적 의무'를 운운하며 또 다시 논란의 불을 당겼다. 조선일보의 반(反)반기문 여론 조성이 어디까지 이어질지가 초미의 관심사다. 

     


  • ▲ "문재인은 정직한 정치인"이라는 조선일보 칼럼.

     

    √. 반기문이 그렇게 잘못했나?

    반기문은 세계 최대 국제기구 유엔의 아시아 두 번째 사무총장이자, 한국인으로는 첫 번째 사무총장이라는 상징성을 갖는다. 지난 2006년 12월 반기문 총장이 유엔의 사령탑으로 올라설 때 온 국민이 환호하던 모습을 기억하고 있다.

    국내 유엔 관계자들 사이에선 역대 수많은 사무총장들과는 달리 부패(腐敗)와는 거리가 멀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정훈 유엔 지원 지속가능개발목표(SDGs) 한국협회 사무대표의 설명이다.

    "이코노미스트에서 반기문 총장을 역대 최악의 총장이라고 혹평했다고 한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이코노미스트의 입장일 뿐, 국제사회에서 통용되는 사실은 아니다.

    제4대 UN 사무총장이었던 쿠르트 발트하임(Kurt Waldheim)은 나치 장교 복무사실이 밝혀져, UN의 권위를 추락시킨 대표적 사무총장으로 알려져 있으며, 제 6대 사무총장이었던 부트로스 부트로스 갈리(Boutros Boutros Ghali)는 본인의 강력한 재임희망 의지에도 불구하고, UN사무총장으로서 가져야할 균형성을 잃었다는 평가를 받고, 미국의 반대로 재임에 실패했다.

    초대 사무총장이었던 트리그브 할브란 리(Trygve Halvdan Lie)가 국제사회 평화를 지키고자, 한국전쟁의 UN군 파병 결정으로 소련의 반대에 재임되지 못했던 장면과는 대조되는 모습이었다.

    전임 사무총장이었던 코피아난(Kofi Atta Annan) 역시 임기말 이라크 석유 스캔들과 아들의 뇌물 수령 등 도덕성의 치명타를 입었었다. 사실상 2대 사무총장이었던 다그 함마르셸드(Dag Hammarskjols)와 3대 우탄트(U Thant), 그리고 현재 반기문 사무총장 정도만 UN의 70년 역사 속 과오가 없는 총장으로 평가되고 있다."

    그런 반기문 총장의 말 한마디를 두고 특정 정치세력이 부들부들 떨고 있다. 어떻게든 반기문 총장의 대선 출마를 저지해보려는 의중이 엿보인다.

    문제는 반기문 총장의 대권 도전이 아직 가시화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반기문 총장은 25일 제주 서귀포 롯데호텔에서 열린 관훈클럽 포럼에 참석해 "자생적으로 이런 (대권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는 것에 대해 자부심을 느끼고, 자랑스럽고 고맙게 생각한다. (유엔 사무총장 임기 만료 이후) 한국 시민으로서 어떤 일을 해야 하느냐는 그 때 결심하고, 필요하면 여러분에게 조언도 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다음날, 여러 언론보도를 접한 뒤 부담을 느꼈는지 "분열을 시키는 사람이 리더가 돼선 안 된다. 통합시키는 사람이 돼야 한다"면서 신중한 입장을 취한 것으로 전해졌다.

    비판은 반기문 총장이 직접 대선출마 선언을 한 뒤에 해도 늦지 않는다. 더불어민주당과 친노(親盧) 추종 언론들이 일제히 '반기문 때리기'에 나서는 모습은 그저 정치공세로 읽힐 수밖에 없다.

    미국과 중국을 경계하는 이코노미스트가 제 입맛에 맞는 차기 유엔 사무총장을 앉히기 위해 '반기문 혹평' 보도를 생산하는 것과 어떤 차이가 있다는 것일까. 

    해외에 이코노미스트가 있다면, 한국의 '반(反)반기문 전선' 중심에는 조선일보가 있다.

    친노(親盧) 세력의 좌장, 조선일보가 러브콜을 보내고 있는 문재인 전 대표가 가장 꺼려하는 상대가 반기문 총장이다. 반 총장은 여러 여론조사 전문기관이 실시한 '여야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 조사에서 거의 매번 1위를 놓치지 않고 있다.

    그런 반기문 총장이 대권 도전을 선언하기도 전에 왜 조선일보가 앞장서서 부정적 기사들을 생산하는지, 이유는 의외로 간단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