反共성향 美‘션윈 예술단’ KBS홀 대관 취소 통보…KBS “中대사관 압력 있었다” 공문 제출
  • KBS홀 입구의 모습. 美뉴욕에 본부를 둔 '션윈 예술단'은 2015년 12월 대관계약을 하고 대금을 치렀으나 불과 한 달 뒤에 일방적으로 대관취소 통보를 받았다. ⓒKBS 장애인서비스 홈페이지 캡쳐
    ▲ KBS홀 입구의 모습. 美뉴욕에 본부를 둔 '션윈 예술단'은 2015년 12월 대관계약을 하고 대금을 치렀으나 불과 한 달 뒤에 일방적으로 대관취소 통보를 받았다. ⓒKBS 장애인서비스 홈페이지 캡쳐

    한국에 있는 파룬궁 회원들은 지난 5월 6일부터 8일까지 서울 여의도 KBS홀에서 美뉴욕에 본부를 둔 ‘션윈 예술단’ 공연이 열린다는 소식에 한껏 기대하고 있었다. 세종문화회관을 비롯해 지난 수 년 동안 일방적인 대관계약 취소 관행이 이제는 끝나는 듯 했다.

    하지만 공연은 끝내 열리지 못했다. KBS 측이 대관계약을 일방적으로 취소한 것이다. KBS 측이 대관계약을 일방적으로 취소한 이유는 바로 주한 중국대사관이 보낸 공문 때문이었다.

    (사)한국파룬따파불학회 측에 따르면 ‘션윈 예술단’과 KBS는 2015년 12월 29일 KBS홀 대관계약을 맺었다. 비용 1,800여만 원도 계약과 동시에 납입했다.

    2016년 1월 26일과 29일 KBS 측은 ‘션윈 예술단’ 측에 일방적으로 ‘대관계약 취소’를 통보했다고 한다. 이유는 이랬다.

    “…귀사가 기획하고 주최하는 공연은 파룬궁의 산하단체인 션윈예술단의 공연으로 정치적·종교적 중립을 지켜야 하는 공영방송사의 시설을 사용하는 것은 본사의 품위를 해할 우려가 있고(대관지침 제7조 제4호), KBS홀 대관심의위원회의 재심의 결과 대관승인이 부적당하다고 인정(대관지침 제8호)에 해당되어 본사는 위 조항에 근거, 본 공연 대관계약을 해지하고자 합니다.”

    KBS 측의 일방적인 대관취소 통보에 반발한 ‘션윈 예술단’은 즉각 서울남부지방법원에 공연장 사용방해금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 그리고 2016년 4월 19일 서울남부지법 제51민사부는 ‘션윈 예술단’의 손을 들어줬다. KBS 홀에서 공연을 계속하라고 판결을 내린 것이다. 당시 판결문 내용 가운데 일부다. 

    “…채무자는 이 사건 대관계약을 이행할 경우 그로 인한 손해를 입게 되리라는 점에 대한 소명이 없는 반면 채권자는 위 대관계약이 이행되지 않을 경우 막대한 재산상 손실을 입게 될 것으로 보이는 점, 위 대관계약이 이행되지 않을 경우 채권자의 신용, 명성 등 무형적인 가치도 손상될 우려가 있고 이는 금전배상으로도 회복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고려하면, 이 사건과 관련하여서는 채무자를 상대방으로 하여 채권자의 KBS홀 사용방해금지를 명하는 가처분을 발령할 보전의 필요성도 인정된다고 봄이 상당하다.”

    서울남부지법의 판결로 공연을 할 수 있게 되자 ‘션윈 예술단’은 물론 (사)한국파룬따파불학회 등은 환호성을 질렀다. 2007년부터 노력해 온 한국 공연이 눈앞에 다가온 것이다.

  • 주한 중국대사관이 3등 서기관 명의로 KBS 측에 대관취소를 요구한 공문. ⓒ법원 열람용 증거 캡쳐
    ▲ 주한 중국대사관이 3등 서기관 명의로 KBS 측에 대관취소를 요구한 공문. ⓒ법원 열람용 증거 캡쳐

    하지만 이런 기쁨은 보름 밖에 가지 못했다. KBS 측이 이의신청을 제기했고, 2016년 5월 4일 판결에서는 법원이 KBS의 손을 들어준 것이다. 서울남부지법의 같은 재판부였다.

    법원이 KBS의 손을 들어주게 된 결정적 계기는 몇 장의 외교공문이었다. KBS가 증거로 제출한 주한 중국대사관의 공문 내용을 보고 “션윈 예술단의 공연을 허락했다가는 연간 수백 억 원에 달하는 콘텐츠 수출길이 막힐 것”이라는 KBS 측의 주장을 받아들인 것이었다.

    KBS측이 법원에 증거물로 제출한 주한 중국대사관의 공문은 3개였다. 이 가운데 첫 공문은 2016년 1월 22일 KBS로 보낸 것이었다.

    주한 중국대사관은 ‘신운만회 공연과 관련한 요청’이라는 제목의 공문을 ‘문 룡 3등 서기관’ 명의로 KBS 측에 보냈다. 공문에는 ‘파룬궁’에 대한 노골적인 비난과 함께 이런 문구가 적혀 있었다.

    “…KBS는 한국의 최대 공영방송사로 한국에서 중요한 영향력을 갖고 있으며 중국중앙방송국(CCTV) 등 언론사와 우호협력관계를 맺고 있습니다. 중국은 KBS와의 교류와 협력을 매우 중시하고 있습니다. KBS가 중한관계 및 실질적인 협력의 전반적인 정세를 고려하시어 ‘신운만회’에 공연장소를 제공하지 않으시기를 바랍니다.”

    이 같은 공문을 받은 뒤 KBS는 ‘션윈 예술단’ 측이 일방적으로 대관취소 통보를 한 것이었다.

    이후 ‘션윈 예술단’ 측이 법원에 가처분 신청을 하고, 4월 19일 법원이 ‘션윈 예술단’ 측의 손을 들어준 뒤 KBS는 주한 중국대사관에 두 차례 공문을 보낸다. 첫 공문은 ‘션윈 예술단’과 파룬궁의 관계, 파룬궁의 정체, KBS가 ‘션윈 예술단’에 공연장을 빌려줄 경우 일어날 일 등에 대한 질의였다.

    이에 대한 주한 중국대사관의 공문은 여전히 파룬궁에 대한 비난으로 가득 차 있었다. 이 가운데 주목할 부분은 ‘KBS가 션윈 예술단에 홀을 대관해줄 경우 일어날 결과’에 대한 답변이었다.

    주한 중국대사관은 4월 26일 보낸 답신에서 “한국의 이미지와 한중 우호관계 수호라는 각도에서 KBS는 션윈 공연에 공연장을 제공해서는 안 됩니다”라고 표현했다.

    이어 “션윈 예술단이 KBS홀에서 공연을 하게 될 경우 한중 양국 관계에서 해가 될 것”이라며 “결론적으로, KBS가 파룬궁과 션윈공연의 진면목을 명확히 인식하여 반 중국 활동에 편리를 제공하지 않으시기를 바란다”는 표현까지 사용했다.

  • 주한 중국대사관이 지난 4월 하순 KBS의 질의에 답신한 공문. ⓒ법원 열람용 증거 캡쳐
    ▲ 주한 중국대사관이 지난 4월 하순 KBS의 질의에 답신한 공문. ⓒ법원 열람용 증거 캡쳐

    KBS 측은 자존심이 상했는지 두 번째 공문에는 KBS 사장 직인을 찍은 뒤 “중국 대사관 말단의 3등 서기관 문룡이 보낸 답신(대사 직인도 없고 3등 참사관 개인이 보낸 답신)을 제출하였는데, 상식적으로 생각해도 중국 정부의 공식 입장이라면 추궈홍 중국 대사 명의로 정식공문을 발송했을 거 아니냐”는 질문도 넣는다.

    그러나 KBS의 ‘자존심’은 주한 중국대사관의 답신 공문에 다시 한 번 무너졌다. 주한 중국대사관은 4월 29일 ‘문 룡 3등 서기관’ 명의로 한 장짜리 답신을 KBS 측에 보냈다.

    주한 중국대사관 측은 “예전에 보낸 대사관 공문들은 대사관 공식 문건이며 대사관 공식 입장을 대표한다”면서 “KBS의 대관취소 결정은 정당한 것”이라고 아예 결론지어 버렸다.

    KBS 입장에서는 법원이 가처분 이의신청을 받아들임에 따라, ‘션윈 예술단’에 대한 대관취소 일방통보에 성공, 연간 100억 원이 넘는 ‘문화 콘텐츠’를 중국에 수출하는 사업을 지킬 수 있게 됐지만, 결과적으로는 ‘공영방송’이라는 KBS가 ‘주한 중국대사관 3등 서기관(한국의 7급 공무원에 해당)’이 보낸 공문 몇 장에 굴복한 꼴이 됐다.

  • 2015년 KBS가 특별기획 다큐멘터리로 방영한 '슈퍼 차이나'의 한 장면. 후안강 교수의 '슈퍼 빠와 짜이나'는 온라인 상에서 부정적인 의미의 유행어가 되기도 했다. ⓒKBS 특별기획 '슈퍼차이나' 방송캡쳐
    ▲ 2015년 KBS가 특별기획 다큐멘터리로 방영한 '슈퍼 차이나'의 한 장면. 후안강 교수의 '슈퍼 빠와 짜이나'는 온라인 상에서 부정적인 의미의 유행어가 되기도 했다. ⓒKBS 특별기획 '슈퍼차이나' 방송캡쳐

    이 같은 KBS 측의 행태는 ‘션윈 예술단’ 공연을 열지 못하게 된 주최 측이나 (사)한국파룬따파불학회 측의 반발과는 별개로, 中공산당이 한국에게 아무리 오만방자한 행동이나 발언을 해도 찍 소리도 못하는 한국 언론, 정치권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사례여서, 이 내용을 아는 국민들 사이에서는 “시청료 값도 못하는 KBS”라며 조롱거리로 회자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2015년 KBS가 신년기획 다큐멘터리라면서 '슈퍼 차이나'라는 친중특별기획 프로그램까지 방영한 사실을 끄집어 내며, “대통령이 대놓고 친중이니까 '살아있는 권력'에 약한 KBS는 알아서 기는 게 아니냐”는 해석까지 내놓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