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신저와 밀담, 美우파 주류 입맛 맞추고 ‘혐오주의자’ 딱지 떼려는 노력일 수도
  • 美공화당 대선경선에서 '막말'과 '혐오'를 통해 대중적 인기를 얻은 트럼프가 서서히 변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사진은 '개구리'와 자신의 헤어스타일을 합성, 공식 트윗에 올린 트럼프. ⓒ도널드 트럼프 트윗 계정 캡쳐
    ▲ 美공화당 대선경선에서 '막말'과 '혐오'를 통해 대중적 인기를 얻은 트럼프가 서서히 변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사진은 '개구리'와 자신의 헤어스타일을 합성, 공식 트윗에 올린 트럼프. ⓒ도널드 트럼프 트윗 계정 캡쳐

    도널드 트럼프가 美공화당 대선주자로 유력해지자 ‘막말’을 줄이고, 공화당 주류와 ‘코드’를 맞추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눈길을 끈다.

    도널드 트럼프 후보 캠프의 외교안보 총괄 책임자로 알려진 제프 세션스 美상원의원(앨라배마, 공화당)은 23일(현지시간) 美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도널드 트럼프의 외교안보 철학은 헨리 키신저 前국무장관과 비슷하다”고 주장, 눈길을 끌었다.

    제프 세션스 상원의원은 이날 폭스뉴스에 출연, 지난 18일(현지시간) 헨리 키신저 前국무장관과 도널드 트럼프 후보가 만난 이유를 “비슷한 외교안보 철학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제프 세션스 상원의원은 “국가안보와 외교에 대한 트럼프의 기본 철학과 접근법은 현실주의와 신중함”이라며 “미국인을 위험한 곳에 있지 않도록 하고, 준비되지 않은 나라들에 민주주의를 조성한다는 명목으로 과도하게 개입하는 노력을 줄이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제프 세션스 상원의원은 “또한 트럼프는 힘을 통한 평화를 믿는다”면서 “하지만 우리만으로는 한계가 있고 동맹국으로부터 더 많은 도움을 받을 필요가 있다는 점을 인정한다”고 주장했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가 美공화당 대선 경선에 나선 이후로 줄곧 주장해 온, NATO나 독일, 한국, 일본 등 ‘동맹국들의 미군 주둔비용 부담 요구’에 대한 해명에 가까웠다.

    제프 세션스 상원의원은 “트럼프는 (외교안보정책의 안목을 높이기 위해) 더 많은 준비를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제프 세션스 상원의원이 트럼프와 외교안보전략 상 ‘코드가 맞다’고 지목한 헨리 키신저 前국무장관은 닉슨 정부 시절 “미국에게는 영원한 적도, 영원한 우방도 없다”면서 ‘국익 우선주의’를 내세운 것으로 유명하다.

    1923년 독일 바이에른에서 태어나, 1938년 가족을 따라 미국으로 이민 온 헨리 키신저 前국무장관은 1954년 하버드大에서 정치학 박사 학위를 받은 뒤 한동안 학자로 활동했다.

    1969년 닉슨 정부가 들어서자 美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으로 발탁됐다. 이후 국무장관을 맡아 中공산당과의 ‘핑퐁 외교’를 성사시켰다.

    1980년대 초반까지 헨리 키신저의 ‘핑퐁 외교’는 “적과 협상한 것”이라고 폄하 받았지만, 1980년대 말부터 1990년대 초를 거치면서 동구권이 붕괴한 뒤에야 그 가치를 인정받았다.

    지난 18일(현지시간) 트럼프가 헨리 키신저와 비공식 회동을 가진 데 대해 美언론들은 그가 ‘외교안보전략’에 있어 핵심적인 조언을 얻기 위해서라고 분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