래리 닉시 박사 “트럼프, 평양 가면 ‘김정은에 경의 표하러 왔다’는 선전 소재될 것”
  • ▲ 유세 중인 도널드 트럼프. 최근 트럼프가 "북한과 대화할 용의가 있다"고 한 발언이 미국 내에서 많은 비판을 받고 있다. ⓒ美공영 PBS 보도화면 캡쳐
    ▲ 유세 중인 도널드 트럼프. 최근 트럼프가 "북한과 대화할 용의가 있다"고 한 발언이 미국 내에서 많은 비판을 받고 있다. ⓒ美공영 PBS 보도화면 캡쳐

    지난 17일(현지시간) 美공화당 유력 대선주자인 도널드 트럼프는 지금까지의 태도를 바꿔 “김정은과도 만날 용의가 있다”는 뜻을 밝혔다. 이튿날 그는 또 태도를 바꾸며 “만나지는 않겠지만 대화는 할 수 있다”고 물러섰다.

    도널드 트럼프의 이 같은 행태에 美내부에서는 “美대통령이 북한 김정은과 만나거나 대화하는 것은 북한 체제선전용으로 이용만 당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고, 美‘자유아시아방송(RFA)’이 지난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자유아시아방송’은 지난 18일(현지시간) 양형섭 北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부위원장이 AP통신과 인터뷰를 갖고 “미국 대통령이 누가 되든 상관없다”면서 “미국이 북한을 억압하지 않고 대화만 한다면 북한에 있는 미국인 2명의 문제도 협의할 수 있다”고 한 말을 소개했다.

    ‘자유아시아방송’은 “美대통령이 김정은을 직접 만난다는 것은 핵보유국으로 인정받으려는 북한을 돕는 일이 될 수 있으며, 트럼프가 대통령에 당선돼 평양에서 김정은을 만난다면 북한의 체제선전에 이용당할 것이라고 우려한다”는 북한전문가들의 이야기를 전했다.

    美의회조사국(CRS)에 근무했던 래리 닉시 박사는 “美대통령이 평양을 방문한다면 北선전선동 기관들은 그가 북한 김정은에게 경의와 존경을 표하기 위해서 왔다고 선전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美씽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마이클 그린 아시아 담당 부소장은 지난 18일 외교문제전문지 ‘포린 폴리시’ 기고문을 통해 “북한은 절대 핵을 포기하지 않을 것인데 美대통령이 김정은을 만나면 북한의 핵보유를 용인하는 모양새가 될 것”이라며 “트럼프의 구상은 매우 나쁜 생각”이라고 비판했다고 한다.

    공화당의 애덤 킨징어 美하원의원은 18일 美CNN에 출연, “김정은과 대화하겠다”는 도널드 트럼프의 발언에 대해 “(美대통령이) 미국에 대한 핵공격도 불사하겠다는 북한 독재자를 만난다는 것은 말도 안 된다”며 “김정은의 입지만 강화시킬 것”이라고 비판했다고 한다.

    ‘자유아시아방송’은 이처럼 도널드 트럼프의 ‘대북 대화’를 비판하는 목소리를 전하면서 “일각에서는 美정부가 직접 북한과 핵협상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고 덧붙였다.

    ‘전략적 인내’를 이유로 북한의 핵무기 및 장거리 미사일 개발을 더 이상 방치해서는 안 되며, 미국은 중국에 북핵 문제 해결을 의존할 게 아니라 직접 나서야 한다는 주장들이 나오고 있다는 설명이었다.

    ‘자유아시아방송’의 보도는 북한 핵무기와 장거리 미사일 기술이 계속 발전해가고 있음에도 美정치권이 다른 문제를 내세워 지켜보고만 있었던 오바마 정부의 대북 전략에 대한 불만이 점차 커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