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여론조사서 安, 文에 PK 열세… 호남 등권연정론 속탄 朴 '푸시'
  • ▲ 23일 오전 부산상공회의소에서 열린 국민의당 현장최고위원회의에서 안철수 대표가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뉴시스 사진DB
    ▲ 23일 오전 부산상공회의소에서 열린 국민의당 현장최고위원회의에서 안철수 대표가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뉴시스 사진DB

    국민의당이 노무현 전 대통령 7주기 추도식 참석에 앞서 23일 오전 부산에서 현장최고위원회의를 개최했다. 이후 부산상공회의소에서 지역 상공인들과 정책간담회를 갖기도 했다.

    이날 일정은 뒤늦게 잡힌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국민의당은 5·23 추도식 참여 형식과 규모, 범위를 놓고 고민하다가, 당일에 공동대표와 원내대표 등 당 주요 지도부와 함께 가능한 당선인들이 함께 추도식에 다녀오는 것으로 결론을 내렸다.

    그런데 지난 20일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일부 참석자가 "기왕 내려가는 김에 부산에서 현장최고위를 여는 게 좋지 않겠느냐"는 의견을 피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뒤늦게 현장 최고위 일정이 잡히게 됐다.

    국민의당 박지원 원내대표도 20일 최고위가 끝난 뒤 취재진과 만나 "부산에서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열자고 했다"고 밝혀, 이같은 사실을 뒷받침했다. 그렇다면 당초 예정에 없던 현장 최고위가 급히 잡히게 된 결정의 배경은 무엇일까.

    국민의당은 호남을 정치적 기반으로 삼고 있다. 당의 지역구 의석 25석 중 23석이 호남에서 나왔다. 안철수 대표 또한 지난달 3일 전남 여수이마트 유세에서 "여수사위 안철수가 왔다. 반갑다"고 할 정도로 호남 파고들기에 힘을 쏟았다.

    하지만 '당의 얼굴'인 대권주자 안철수 대표는 부산 출신이다. 고향인 부산에서 지지를 끌어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지 못하면, 호남이 언제까지나 밀어줄 것이라고 기대하기는 어렵다.

  • ▲ 23일 오전 부산상공회의소에서 열린 국민의당 현장최고위원회의에서 안철수 대표가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뉴시스 사진DB
    ▲ 23일 오전 부산상공회의소에서 열린 국민의당 현장최고위원회의에서 안철수 대표가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뉴시스 사진DB

    이와 관련, 박지원 원내대표가 20일 취재진과 만나 대화한 내용 중에 의미심장한 부분이 있다. 박지원 원내대표는 이날 "반기문 (유엔사무)총장 측과 접촉했을 때 '민주당은 영남 후보가 나와도 그 후보의 고향에서도 지더라'고 하더라"며 "문재인 대표가 부산에서 졌잖느냐"고 반문했다.

    이러한 논리대로라면 안철수 대표도 부산에서 '이길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줄 수 있어야, 친노·친문패권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로 정권교체가 불가능하다는 한계를 넘어설 수 있는 셈이다.

    그럼에도 PK(부산·경남) 지역에서 안철수 대표의 지지세에는 여전히 물음표가 달려 있는 상황이다. 일부 여론조사에서는 PK 지역에서 안철수 대표가 1위를 달리는 것으로 나오기도 했지만, 또 다른 여론조사에서는 더민주 문재인 전 대표에 뒤처져 있는 것으로도 나오고 있다.

    알앤써치가 조사하고 데일리안이 매주 수요일 보도하고 있는 정기 여론조사에 따르면,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는 부산·울산·경남 지역에서의 차기 대권 주자 지지율에서 4·13 총선 이후로 단 한 차례도 더민주 문재인 전 대표를 앞서지 못했다.

    지난달 20일 더민주 문재인 전 대표 26.9%에 비해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 13.1%로 약 2배 정도 벌어져 있던 양자 간의 PK 지역 지지율 격차는 이달 4일 문재인 전 대표 18.1%와 안철수 대표 15.0%로 오차범위 내까지 접근했지만, 가장 최근인 18일 발표된 결과에 따르면 문재인 전 대표 38.0%와 안철수 대표 7.0%로 다시 격차가 벌어졌다.

  • ▲ 여론조사 전문기관 알앤써치가 설문해 데일리안에서 매주 수요일 정기적으로 보도하는 차기 대권 주자 지지율 조사에 따르면, 부산·울산·경남 지역에서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가 4·13 총선 이후로 5주 연속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를 앞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래프=뉴데일리 정도원 기자
    ▲ 여론조사 전문기관 알앤써치가 설문해 데일리안에서 매주 수요일 정기적으로 보도하는 차기 대권 주자 지지율 조사에 따르면, 부산·울산·경남 지역에서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가 4·13 총선 이후로 5주 연속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를 앞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래프=뉴데일리 정도원 기자

    이러한 여론조사 결과와 관련해, 기타 그밖의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되는데, 어찌됐든 안철수 대표의 고향인 부산을 향한 국민의당의 동진(東進) 필요성이 다시 한 번 환기된 셈이다.

    박지원 원내대표의 집권 구상인 호남 등권연정론(湖南 等權聯政論)에 따르더라도 안철수 대표의 부산 민심 공략이 시급하다. 자신(전남 서부)과 박주선 최고위원(광주)·주승용 전 원내대표(전남 동부)·정동영 당선인(전북) 등이 호남에서 뒷받침하면, 대권 주자인 안철수 대표는 부산 등에서 표를 끌어모아서 승리하는 구도가 돼야 한다.

    그렇지 못하고 다함께 호남에 갇혀버리면 호남 등권연정이 성립될 수가 없다. 언제까지나 '여수의 사위'를 강조할 수도 없는 것이다. 이제는 '부산의 아들'로 되돌아갈 시점이 됐다는 지적이다.

    이 때문인지 이날 부산상의에서 진행된 현장최고위와 상공인 간담회에서는 부산에 대한 '러브콜' 발언이 잇따랐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는 "대양과 대륙이 만나는 천혜의 이점을 가진 부산이나, 지금 부산 경제가 매우 어렵다"며 "단기적으로는 구조조정을 성공시켜야 하지만 중장기적으로는 부산의 산업구조를 고부가가치 신성장산업으로 재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부산이 4차 산업혁명에 적합한 업종과 함께 하면서 미래 일자리를 적극 만들어나갈 수 있도록 국민의당이 힘을 보태겠다"고 덧붙였다.

    박지원 원내대표도 "부산·울산·거제·통영에서 감기만 들어도 나의 지역구인 목포는 폐렴 3기에 들어가게 된다"며 "부산이 현대상선·한진해운 구조조정의 직격탄을 맞고 있다는 현실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지역 상공인과 실태를 파악해서 정부의 선제적인 대응을 촉구하겠다"고 거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