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대통령 관람 후 영화 관심 높아져… 北매체 "동족대결 내몬다" 반발
  • ▲ 영화 '태양 아래' 중 주인공 진미가 눈물을 흘리고 있는 장면.ⓒ영화 '태양 아래' 스틸컷
    ▲ 영화 '태양 아래' 중 주인공 진미가 눈물을 흘리고 있는 장면.ⓒ영화 '태양 아래' 스틸컷


    지난 5월 5일, 박근혜 대통령이 러시아 다큐멘터리 '태양 아래'를 공개관람한 뒤 공무원 사회에서도 이 영화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최근에는 외교부와 통일부 등이 필름을 빌려 직원들을 대상으로 단체 상영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20일 외교부는 청사 강당에서 윤병세 장관 등 200여 명이 함께 '태양 아래'를 관람했다고 한다. 같은 날 통일부도 산하 통일연구원에서 직원들을 대상으로 '태양 아래' 단체 관람을 실시했다고 한다. 

    외교부 관계자는 "북한의 실상을 정확하게 아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 이번 단체관람을 기획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외교부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대부분의 사람들이 언론을 통해 북한 노동당 대회 같은 것을 접하지만, 아무래도 실상을 정확하게 아는 것이 중요하다"며 "그런 의미에서 단체관람을 실시하게 됐다"라고 말했다.

    그는 "관람한 직원들은 영화를 통해 북한의 어두운 실상을 알게 된 뒤 '안타깝다'는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통일부는 일단 산하 통일교육원에서 교육생과 통일부 직원 등 200여 명을 대상으로 '태양 아래' 단체 관람을 실시했다.

    통일부 관계자는 '통일교육원'에서의 '태양 아래' 단체 관람 사실을 확인한 뒤 "조만간 통일부 본부에서도 필름을 빌려 단체관람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영화 '태양 아래'는 러시아의 '비탈리 만스키' 감독이 2014년 방북, 김일성의 생일인 '태양절'을 준비하는 8살 소녀 '진미'의 일상을 담은 다큐멘터리이다.

    '비탈리 만스키' 감독은 1년 동안 진미를 주인공으로 촬영하면서 평양 주민의 삶을 통제하려는, 북한 당국의 실상을 몰래 카메라 형식으로 담아 냈다.

    '비탈리 만스키' 감독은 '태양 아래'로 제40회 홍콩국제영화제(HKIFF) 다큐멘터리 경쟁부분 심사위원상을 수상했다.

  • ▲ 리진미 가족 사진.ⓒ북한의 대외용 매체 '메아리'
    ▲ 리진미 가족 사진.ⓒ북한의 대외용 매체 '메아리'


    한편 북한 당국은 그들의 실체를 까발린 영화 '태양 아래'를 강하게 비난하며 선전선동을 벌이고 있다.

    한 예로 북한 대외선전 매체 '메아리'는 지난 19일 영화 주인공 '진미'의 모친과 인터뷰를 가졌다.

    진미의 모친은 '메아리'와의 인터뷰서 "정말 어처구니가 없다"며 "우리는 그저 조러 친선문화 교류 측면에서 기록 영화를 만드는가보다 하고 생각했지, 우리 딸을 주인공으로 하는 반공화국 인권모략영화를 만들 줄은 꿈에도 생각 못했다"며 이 영화와 감독을 맹비난했다.

    진미의 모친은 "비탈리 만스키가 그렇게 속이 시커먼 자인 줄 정말 몰랐다"고 비난하는가 하면 "비탈리 만스키 감독이 영화 촬영 중 자신의 스텝에게 폭력을 행사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고.

    이처럼 '메아리'를 비롯한 북한 선전매체들은 다큐멘터리 '태양 아래'를 폄하하기 위해 안달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또한 '태양 아래'에 나타난 북한의 모습이 사실이 아니라고 주장하기 위해 상당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 6일부터 9일까지 열렸던 제7차 北노동당 대회에서는 '태양 아래'의 주인공 '진미'가 김정은에게 직접 꽃다발을 증정하는 모습을 연출하기도 했다. 

    이를 두고 '조선일보' 등 일부 언론들은 "김정은 집단이 '태양 아래'에 나온 북한의 실상이 현실이 아니라는 선전을 하기 위한 연출"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