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의원 모두 국토위 희망, 강남 지역이지만 사실상 신도시…필요성 강조
  • 더불어민주당 손학규 전 고문의 복귀가 초읽기에 접어들었다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각 당은 그에게 러브콜을 보내는 모양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더불어민주당 손학규 전 고문의 복귀가 초읽기에 접어들었다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각 당은 그에게 러브콜을 보내는 모양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최근 정계복귀를 선언한 손학규 전 상임고문을 영입하기 위해 연일 목소리 높이는 모양새다.

    더민주 우상호 원내대표는 20일 MBC 라디오 〈신동호의 시선 집중〉에 출연해 "저희 당 당원이자 능력이 있으시고 저희 당의 소중한 인재인데 당연히 더민주에 와 함께 하지 않겠느냐"며 "저라도 나서서 복귀를 도와주고 싶다"고 말했다.

    우 원내대표는 "정계개편 관련된 말씀을 하신 게 아니라 들었다"면서 "5.18 묘역에서 말씀으로 보아 손학규 대표의 정치 재개가 기정사실로 됐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손학규 전 고문은 확실한 답변을 하지 않고 있다. 그가 뜸을 들이는 사이, 여러 곳에서 러브콜이 쇄도하면서 그의 최근 몸값은 상한가를 쳤다. 새누리당의 비상대책위원장에 거론된 데 이어 국민의당 박지원 원내대표도 러브콜을 보냈다.

    손 전 고문의 몸값이 치솟자 더민주는 고민에 빠졌다. 대권 등에 욕심이 있는 손 전 고문의 입장에서 더민주행은 기본적으로 '리스크'가 큰 편이지만 더민주에서 그를 영입하기 위해 제시할 '당근'은 적은 상황이다.

    박지원 원내대표는 "안철수 대표가 당권과 대권을 분리하겠다고 했다. 대통령 후보도 오픈된 상태"라면서 "저는 손 전 고문과 가깝다. 국회의원을 하려고 정계에 복귀하는 게 아니지 않느냐"고 지적했다.

    박지원 원내대표의 말대로 이렇다 할 대권 주자가 보이지 않는 새누리당, 안철수 대표가 홀로 주목받는 국민의당과는 달리 더민주는 여러 잠룡들을 보유하고 있다. 박원순 서울시장을 비롯해 안희정 충남도지사, 대구 수성갑을 닦아 4선이 된 김부겸 의원 쟁쟁한 대선후보들이 포진해 있다.

    이런 상황에서 더민주가 손학규 전 대표 영입하기 위해 쓸 수 있는 카드는 이른바 '손학규계'를 배려해주는 방법이 적절할 것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 더불어민주당 전현희 당선인은 야당으로서는 험지인 강남을 지역을 갈고 닦았다. 그는 원하는 상임위로 국토위를 꼽고 있다.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 더불어민주당 전현희 당선인은 야당으로서는 험지인 강남을 지역을 갈고 닦았다. 그는 원하는 상임위로 국토위를 꼽고 있다.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더민주는 다른 당보다 손학규계 의원들을 다수 보유하고 있다. 더민주가 새누리당이나 국민의당보다 유리한 지점이다. 조정식 전현희 이춘석 고용진 이개호 의원 등 줄잡아 열 손가락이 넘는 20대 국회 당선인들이 손학규계로 분류된다.

    만일 이들을 요직에 앉히는 '선물'을 통해 손 전 고문의 더민주 내 입지를 넓혀주고, 나아가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게 날개를 달아준다면 손학규 전 대표에게 큰 메리트가 생길 것이라는 복안이다.

    특히 대선을 앞두고 새판짜기에 목소리를 내는 손학규 전 고문의 행보를 감안할 때 국토위에 시선이 쏠린다. 개발 정책 구상 등을 실천으로 옮길 수 있는 소위 '힘센 상임위'에 손학규계를 배치해 손 전 고문을 배려하는 방안을 고려해 볼 수 있다는 것이다.

    때마침 손학규계 의원 중 국토위를 희망하고 나선 의원들이 있는 상태다. 조정식 의원의 경우 국토위원장을 희망하고 있고 전현희 의원은 국토위원을 희망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지역 현안의 절박함을 토로하고 있다. 국토위를 반드시 배정해주지 않으면 지역민과 공약을 지키기 어렵다는 것이 이유다.

    경기 시흥을의 조정식 의원의 경우는 시화호와 인접한 개발지역으로서 추가적인 개발사업을 더 필요로 하는 상황이다. 서울 강남을의 전현희 의원의 경우 비록 강남에 자리 잡았지만 임대아파트 등 새로 들어서면서 새로 생긴 신도시를 다루듯 개발 계획이 수립돼야 하는 처지다.

    더민주가 인기상임위를 손학규계에 배려함으로써 손학규 전 고문이 안착할 수 있는 배경을 만들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