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살찌고 배 아픈 양(羊)과 굶주린 승냥이
    “절대로 군대 가기 싫어서는 아니다!”

    이 덕 기 / 자유기고가

      며칠 전 북녘에서는 이른바 ‘좃선로동당 7차 당대회’라는 성대한 잔치(?)가 벌어졌다.
    돼지새끼가 왕관을 머리에 올리고, 핵무기로 남녘을 굴복시키겠다는 말[言]대포를 쏴댔다.
    더불어서 희한한 군중집회까지... 그 잔치에 들어간 돈이 약 ‘2억 달러’[추정, 우리 돈 2,337억 원]나 된다고 한다.
      “5개년 전략수행기간[2016년∼2020년]에 식량 문제, 먹는 문제를 반드시 풀고,
    인민들에 대한 식량 공급을 정상화하여야 한다”
      그 당대회에서 “전원 찬성”으로 채택했다는 ‘좃선로동당 중앙위원회 사업총화 결정서’에 담겨 있는 내용이다. 물론 돼지새끼가 직접 읽은 그 무슨 ‘사업총화’에 근거한 것이다.

  •   헌데, 전례(前例)로 미루어 그 ‘결정서’ 내용의 본뜻은
    “앞으로 5년 간 인민들을 계속 굶기고, 그 이후는 어찌될지 그때 가봐야 안다”가 맞을 듯싶다.
    이미 ‘백도혈통’(百盜血統)의 위대(胃大)한 ‘천출맹장’(賤出盲腸)이
    “이밥에 고깃국, 비단 옷에 기와집” 타령을 한 지 60년이 넘은 걸 보면 분명해 진다.
    허긴 ‘인민의 굶주림’[企劃 飢餓]이 3대에 걸쳐 독재를 해 처먹을 수 있는 비결(祕訣) 중의 하나라는 것은 다 알려진 사실이다.
  •   사정이 이러하니 군대라고 예외일 수는 없을 것이다.
    북녘의 군대, 이름하여 ‘좃선인민군’은 전체적으로 먹을거리가 절대적으로 부족하다고 한다.
    이를 반영하듯, 이름도 독특한 ‘영양중대’라는 게 있단다.
    “영양이 풍부한 중대”가 아니라, 영양실조에 걸린 하전사(下戰士)들을 모아 놓고 관리하는 중대(中隊)다. 그 하전사들의 평균 체중은 37∼41kg 수준이라는 설도 있다.
    정확한 통계는 나와 있지 않으나, 상당수가 된다고 알려졌다.

      이런 ‘거렁뱅이 군대’를 지탱하는 가장 큰 버팀목은
    아마도 적(敵)에 대한 증오심과 내재된 ‘약탈 본색’(掠奪 本色)일 가능성이 높다.
    “양놈과 남녘 파쇼 패당의 군대를 물리치고 미제 식민지인 남반부를 해방시키면
    저 많은 먹을거리는 전부 우리 차지가 된다”는 주문(呪文)을 계속해서 외우게 하는 것이다.
    나폴레옹이 오스트리아 원정을 위해 알프스 산맥을 넘으며, 지치고 배고픈 병사들에게
    “이 산을 넘으면 낙원이 있다!”고 뻥을 친 것과 유사하게 말이다. 이에 반해....

  •   = “여러분은 다른 훈련병들보다 체중이 많이 나갑니다.
    따라서 식사에 앞서 체중감량과 기초체력을 배양하는 운동을 하겠습니다.
    모두 따라올 수 있습니까?” 교관의 말에 맞춰 힘차게 “예!”라고 대답한 뒤 운동에 들어갔다...
    교육사에 따르면 지난 1년 사이 체중감량 소대는 평균 7.3㎏이나 감량했다.
    각 기수별 최고 감량자들의 평균은 무려 14.7㎏에 달했다... =
      약 1주일 전 쯤 「국방일보」에 실렸던 ‘대한민국 해군’ 교육사령부의 ‘건강소대’를 소개한 기사 중 일부이다. 해군 이외에도 육군과 공군에도 이러한 ‘살빼기’ 훈련 프로그램이 있다고 알려져
    있다. 거의 헬스클럽 수준이다.

      이 나라 ‘궁민(窮民)의 군대’ 병사들은 순(順)하다.
    군대에 걸맞지 않게 과도한 관심과 보호를 받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헬스클럽에서 살빼기 하는 사람에게서 독기(毒氣)를 찾기는 힘들다.
    일전에도 언급했지만, ‘국방 유치원’에 다니는 ‘이등별’이라는 우스갯소리도 들린다.
      병영(兵營)에서는, 특히 훈련병 때는 누구나 “춥고, 배고프고, 졸립다”고들 하지만,
    요즈음도 그런지 모르겠다. 혹시 배 아픈 경우는 없을까?

      쌍팔년도에는, 이 나라에 민주화(民主花)가 피기 전(前)에는
    군대란 “빽 없고, 돈 없고, 못 배우고, 유학 갈 형편 안 되는 넘들이나 오는 덴가 보다”는 푸념도 없지 않았다. 하지만 민주화(民主花)가 만발한 이 시대에는 결단코(?) 그런 일이 없을 터이다.
    그러하니 “병역 면탈” 의혹만 제기해도 진상 규명은 필요 없이 무조건 명예훼손으로 고발되고,
    거액의 벌금을 물어야 하는 거 아닌가. 그런데...

      국방부가 저출산으로 인한 병역 자원 감소를 들어 2023년까지 이공계 병역특례제와
    의무 경찰·해경 등의 전환 복무까지 없애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러자 여기저기에서 반대의 목소리가 높다. 
      특히 과학계와 산업계에서는 “병역특례가 없어지면 대학원 진학이 크게 줄어
    연구 기반이 무너지고, 중소기업의 연구 인력 확보에도 큰 차질이 생긴다”고 아우성이란다.


  •   = 서울대·KAIST·포스텍 등 전국 10개 대학 학부·대학원 학생회로 구성된
    전문연구요원 특별대책위원회는 19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국방부의 전문연구요원 폐지 계획에 반대한다는 내용의 성명서를 발표했다... “병사 수를 이유로 핵심 인력의 연구를 중단시키는 것은 구시대적이고 근시안적인 발상”이라고 밝혔다... 생물학과 교수라고 밝힌 한 답변자는 “병역특례를 폐지하면 대학원 진학을 포기하거나 해외로 유학을 떠나 귀국하지 않는 인재들이 급증할 것”이라고 했다... =

      아하, 또 한 번 국방부가 이 나라를 통째로 들어먹으려고 작정을 했구먼!
    나라의 연구 인력 기반 와해, 두뇌 해외 유출, 중소기업의 몰락...
    뭐 이런 일이 벌어지면, 그 나라는 망조(亡兆)라고 해야 맞지 않나?
  •   더군다나 이런 불필요한 논쟁을 불러일으켜, ‘궁민(窮民)의 군대’에서
    그 힘든 살빼기를 하고 있을, 또한 앞으로 하게 될 순(順)하디 순하고, 귀(貴)하디 귀한 아들들을 배 아프게 만들다니... 이들이 어찌 신명나게 ‘영양중대원’들과 싸움을 하겠는가 말이다.

     하여, 국방부는 위의 ‘성명서’에 귀를 기울이고 하루 속히 다른 대안을 내 놓아야 할 것 같다.
      “연구 활동이 가장 왕성한 시기에 전문연구요원으로 근무하면서 국가 과학기술을 발전시키고 국방력 향상에 기여했다”고 하지 않는가. ‘궁민(窮民)의 군대’에 가기 싫은 건 절대, 눈곱만치도 아니라고...

      살찌고 배 아픈 양(羊)과 굶주린 승냥이가 맞장을 뜨면,
    누가 이길까? 그럴 일은 없다고? 글쎄...

    <더   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