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우정당 출현 원인, 2015년 EU 들어온 160만 난민 ‘통제’ 못한 탓 지적
  • 지난 16일(현지시간) 英BBC의 토론 프로그램에 나와 EU와 터키 간의 비자면제 협정을 비판하는 리처드 디어러브 前MI6 국장. ⓒ英BBC 관련보도 화면캡쳐
    ▲ 지난 16일(현지시간) 英BBC의 토론 프로그램에 나와 EU와 터키 간의 비자면제 협정을 비판하는 리처드 디어러브 前MI6 국장. ⓒ英BBC 관련보도 화면캡쳐

    5월 초부터 시리아와 이라크, 북아프리카에서 오는 난민들을 터키가 받아들이는 대신 EU는 터키 국민에 대한 비자를 면제해주자는 제안이 논의되고 있다. 이에 英비밀정보국(SIS, 속칭 MI6) 전직 국장이 강하게 비판하고 나서 눈길을 끌고 있다.

    지난 16일(현지시간) 리처드 디어러브 前MI6 국장은 BBC 월드의 토론 프로그램에 나와서 EU와 터키 간의 비자면제 논의에 대해 “불 옆에 휘발유를 저장하는 꼴”이라고 비판했다.

    리처드 디어러브 前MI6 국장은 “향후 5년 동안 유럽으로 오는 난민은 수백만 명에 이를 것”이라면서 난민 수용은 선택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는 점을 먼저 언급했다.

    리처드 디어러브 前MI6 국장은 “하지만 EU가 난민을 막겠다고 7,500만 터키 국민들에 대해 비자를 면제해준다는 것은 잘못된 결정”이라고 지적하며, 강하게 비판했다.

    리처드 디어러브 前MI6 국장은 “현재 EU가 겪고 있는 난민 위기는 1945년 2차 세계대전 이후 난민 위기 때보다 훨씬 심각한 상황으로 전 세계적인 문제”라면서 “대규모 난민 유입이 EU의 단합된 행동을 막고 있으며, 심각한 사회적, 인도주의적 문제에 직면했을 때 EU를 무력하게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리처드 디어러브 前MI6 국장은 BBC와의 인터뷰에서 중요한 지적도 했다. 최근 오스트리아에서 극우 성향 정당이 부활하고, 다른 EU 회원국에서도 극우 포퓰리즘 정당이 득세하고 있는 이유는 각국 유권자들이 ‘이민자 유입 통제’에 실패한 기존 정치권의 행태에 환멸을 느끼기 때문이라는 설명이었다.

    리처드 디어러브 前MI6 국장은 “2015년 EU로 들어온 난민이 160만 명이나 된다”면서 “난민들이 대거 유입되면서 EU 28개 회원국 간의 이동의 자유에 문제가 생겼다”고 우려했다.

    그의 지적은 EU가 난민을 받아들인 것의 문제가 아니라 자국민의 현실과 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채 ‘관리’할 수 없는 대규모의 난민을 아무런 제한 없이 받아들인 뒤 통제를 못하면서, 오히려 자국민들이 어려움을 겪게 된 것이 현재 문제의 본질이라는 뜻이다.

    리처드 디어러브 前MI6 국장은 “EU 정치인들이 각자 문제에만 골몰하면서 난민 문제의 악순환을 끊기 위한 공동행동에는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다”며 현재 난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EU 회원국 전체가 전향적인 태도를 보여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