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초부터 2016년 초까지 北청진시 동항으로 러시아 유조선 대거 입항
  • ▲ 2015년 8월 故김대중 前대통령 부인 이희호 씨 방북 당시 일행이 공개한 북한 평양의 택시 모습.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2015년 8월 故김대중 前대통령 부인 이희호 씨 방북 당시 일행이 공개한 북한 평양의 택시 모습.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지난 1~2년 사이 북한을 찾은 외부인들은 크게 증가한 차량들을 보면서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특히 평양에는 택시와 승용차가 크게 늘어 출퇴근 시간에는 ‘교통정체’가 일어나기도 했다. 북한의 이 같은 변화는 지난 9일 막을 내린 제7차 노동당 대회를 취재하기 위해 평양에 들어간 외신들을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었다.

    하지만 최근 북한 내부에서는 ‘연유(연료유의 북한말, 휘발유·디젤 등을 의미)’ 가격이 크게 오르고 있어 주민들이 불안해하고 있다고 한다.

    美‘자유아시아방송(RFA)’은 지난 15일 접촉한 함경북도 소식통은 “그동안 비교적 안정적이었던 휘발유, 디젤유 가격이 오르기 시작했다”면서 “청진항을 통해 ‘연유’를 공급하던 러시아 유조선들이 안 보이면서 가격이 오르기 시작했다”고 전했다고 한다.

    이 소식통은 “2015년 초부터 러시아로부터 ‘연유’를 공급 받으면서 북한 주민들은 비교적 싼 값에 안정적으로 연유 공급을 받을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러시아로부터 석유제품을 수입하면서 휘발유 1kg당 가격이 9위안에서 4.7위안까지, 디젤은 6위안에서 2위안까지 대폭 떨어졌다는 것이다. 이에 북한 주민들은 휘발유로 발전기를 돌려 자체적으로 전기를 이용하기 시작했고, 러시아산 휘발유 판매가 잘 되자 중국산 석유제품을 수입하던 ‘외화벌이 기관들’ 또한 러시아산을 수입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이 소식통은 “1년 넘게 안정적으로 들어오던 러시아산 석유제품 공급이 최근 갑자기 끊겼다”면서 “무슨 이유인지 모르지만 청진시 동항에 늘 보이던 러시아 유조선들이 자취를 감췄다”고 전했다.

    청진항에서 러시아 유조선들이 사라진 뒤부터 기름값 또한 다시 뛰기 시작했다고 한다. 4월에는 휘발유 가격이 1kg당 5.5위안, 디젤유 가격이 4위안이었는데 5월 들어서는 휘발유가 8.2위안, 디젤유가 5위안으로 대폭 올랐다는 것이다.

    ‘자유아시아방송’과 지난 16일 접촉한 다른 북한 소식통은 “2015년부터 올해 1월까지 러시아산 석유제품 수십만 톤을 수입해 함경북도 군수공장의 저장시설에 보관한 것으로 안다”면서 “러시아가 과거 원유를 라진항을 통해 정유공장에 공급한 적은 있지만 완제품을 이처럼 대량 공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주장했다. 이 외에 청진 시내 연료공급소에도 수백 톤 씩을 저장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소식통의 말대로라면, 북한 김정은 집단 2015년부터 2016년 초반까지 러시아산 석유제품 수십만 톤을 사들인 뒤 주민들은 물론 인민군, 노동당 등에도 보급하고 있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최근 러시아 유조선이 청진항에 나타나지 않는 것은 2015년 석유제품 판매계약이 모두 끝나서 그런 걸까.

    ‘자유아시아방송’과 접촉한 북한 소식통은 “러시아의 석유제품 공급중단이 일시적인 것인지 완전 중단된 것인지 북한 주민들은 매우 궁금해 하고 있다”고 전하며 “만약 러시아로부터의 석유제품 공급이 완전 중단될 경우 휘발유, 디젤유 가격이 더욱 오르는 것은 물론 ‘러시아산 석유제품’을 수입·유통해 돈을 벌던 ‘외화벌이 기관’들도 상당한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