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보위·차르 김종인과 86운동권·소통 강조한 우상호…정책위의장 인사 관건
  • ▲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대표와 우상호 원내대표가 약 4개월간 투톱으로서 당을 이끌게 됐다. 정체성, 경력 등에서 많이 다른 두 사람 간 소통이 잘 이뤄질지 주목된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대표와 우상호 원내대표가 약 4개월간 투톱으로서 당을 이끌게 됐다. 정체성, 경력 등에서 많이 다른 두 사람 간 소통이 잘 이뤄질지 주목된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대표와 우상호 신임 원내대표가 당의 투톱으로서 차기 전당대회 예정인 9월까지 당을 이끈다. 약 4개월간 한 배를 타게 된 두 사람이지만 여태까지 살아온 인생이 너무 다른 두 사람이 앞으로 목소리를 어떻게 맞춰나갈지 주목된다.

    김종인 대표는 전두환 정권 시절 국가보위비상대책위원회 참여를 비롯해 주로 여권에서 요직을 거치며 활동을 해왔다. 반면 우상호 원내대표는 '86 운동권 그룹'으로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전대협) 부의장을 역임하는 등 주로 정부·여권에 대항해오는 등 배경에서부터 큰 차이가 난다. 

    더민주는 이번에 우상호 신임 원내대표부터 박완주 수석부대표, 기동민 원내대변인 등 86운동권 인사들을 대거 발탁했는데, 당의 정체성·운동권 문화를 바라보는 김종인 대표의 시각도 관건이다. 

    김종인 대표는 지난 1월 더민주에 영입되면서부터 '운동권 문화 타파'를 거듭 강조해왔다. 지난달 광주에서도 "변화를 회피하고 현실에 안주하려는 것은 정권교체를 방해하는 이적행위"라며 당내 강경파를 겨냥한 듯한 발언을 하기도 했다. 

    남북 문제 관련해서도 두 사람은 온도차를 보여왔다. 

    김종인 대표는 '북한 궤멸론', '햇볕정책 수정' 등을 언급하며 기존 당의 정체성과 거리를 두었지만, 우상호 원내대표는 경선 과정에서 "남북관계 전환이 우리 당의 목표"라며 야당의 정체성을 강조하는 등 두 사람이 부딪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당무 운영 과정에서 김종인 대표가 보여온 일방통행식 리더십과 우상호 원내대표가 강조한 '소통'의 리더십이 충돌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김종인 대표는 <TV조선>과의 인터뷰에서 "원내대표는 원내대표로서 역할을 하면 되고 (나는) 비대위 대표로서 앞으로 남은 기간 동안 할 일이 따로 정해져있다"며 "가끔 가다 협조할 일이 있겠지만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는데 이를 두고 향후 투톱 간 소통이 순조롭지만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차기 정책위의장 임명과 관련해서도 김종인 대표는 "현재 생각 중이고 연휴가 끝나면 발표하겠다"고 밝혔으나 우상호 원내대표는 "인사권에 관한 문제는 당대표가 원내대표와 협의해 결정하게 돼 있다"는 입장이라 이르면 연휴가 끝나면서 두 사람 간 첫 갈등이 표출될 수도 있다. 

    다만 김종인 대표와 우상호 원내대표 모두 '탈계파'에 공감하는 분위기라 세력이나 계파문제로 인한 갈등은 적을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우상호 원내대표는 최근 총선서 호남 참패의 책임을 김종인 대표에게 묻는 주장에 대해 "패배한 지역의 패배는 당 대표 책임이라고 하는 것은 과도하다"고 비판하는 등 김 대표에게 예의를 갖춰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김종인 대표도 우상호 원내대표가 운동권 출신이지만 유연하다는 인식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