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제 선전 악용’ 우려되던 노벨상 수상자들, 평양서 “뭐 이따위 나라가 다 있지?”
  • ▲ 北김정은 집단이 7차 당대회의 대외선전을 위해 외신기자들과 노벨상 수상자 등을 초청했다. 하지만 이는 오히려 북한의 실상을 그대로 '현장고발'하는 꼴이 되고 있다고 한다. 사진은 노벨상 수상자들과 동행하며 북한을 취재 중인 루퍼트 윙필드-헤이스 기자가 北당국에게 배정받은 숙소의 모습. ⓒ英BBC 관련보도 화면캡쳐
    ▲ 北김정은 집단이 7차 당대회의 대외선전을 위해 외신기자들과 노벨상 수상자 등을 초청했다. 하지만 이는 오히려 북한의 실상을 그대로 '현장고발'하는 꼴이 되고 있다고 한다. 사진은 노벨상 수상자들과 동행하며 북한을 취재 중인 루퍼트 윙필드-헤이스 기자가 北당국에게 배정받은 숙소의 모습. ⓒ英BBC 관련보도 화면캡쳐


    英BBC는 지난 4월 30일(현지시간) “북한 김정은 정권이 초청한 노벨상 수상자 3명이 평양에 도착했다”며 이들과 동행한 기자가 전한 내용을 상세히 보도하고 있다.

    북한 김정은 집단이 체제 선전을 위해 초청한 사람은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 ‘핀 키드랜드’ UC 산타바바라 교수(노르웨이), 노벨 의학상 수상자 ‘리차드 로버트’ 경(卿, 영국), 노벨 화학상 수상자 아론 치차노버 이스라엘 기술대 교수(이스라엘) 등이다. 이들은 평양의 김일성 종합대학 등 일부 학교에서 강연을 펼칠 예정이다.

    지금도 평양에서 머물면서 북한을 돌아보고 있는 노벨상 수상자들은 상상하지 못했던 북한의 실상을 겪으면서 경악을 금치 못하고 있다고 한다.

    노벨상 수상자와 동행하며 취재 중인 루퍼트 윙필드-헤이즈 BBC 기자는 평양 김일성 종합대학에서 있었던 황당한 일을 전하기도 했다. 이들을 충격에 빠뜨린 것은 ‘인터넷 없음(No Internet)’이었다.

    북한이 얼마나 폐쇄적이고 비현실적인지에 대해 잘 몰랐던 노벨상 수상자들은 PC 앞에 앉은 김일성 종합대학 학생들에게 자신들의 연구 성과 등을 설명하면서 “인터넷을 한 번 켜보라”고 말했다. 하지만 열심히 뭔가를 두드리던 어떤 학생도 인터넷 접속을 못하고 멀뚱멀뚱 바라보기만 했다고. 노벨상 수상자들이 “구글 검색 모르냐?”고 묻자 대답한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고 한다. 

    이 모습에 오히려 당황한 것은 노벨상 수상자들. 이 천재들은 북한 학생들이 인터넷으로부터 완전히 고립돼 있다는 점을 상상하지 못했던 것이다.

    북한에서는 주민들이 인터넷을 쓸 수 없다는 사실이 그대로 드러나자, 이들을 감시하는 대학 교직원이 “우리도 인터넷을 쓸 줄 알고, 잘 활용하고 있다”고 주장했지만, 노벨상 수상자들이 “그럼 당신이 한 번 구글에 들어가 보라”고 말하자 허둥거리며 대답을 회피했다고 한다.

    노벨상 수상자들은 “인터넷을 통한 정보 검색과 공유가 불가능함에도 마치 외부의 정보를 자유롭게 검색할 수 있는 ‘척’하는 모습이 더욱 우려스럽다”면서 충격을 감추지 못했다고 한다.

    김정은 집단은 오는 6일 ‘제7차 조선노동당 대회’를 대외적으로 선전하기 위해 100여 명의 외신기자와 노벨상 수상자 등을 초청해 축제 분위기를 만들려 했다. 때문에 한국 등 일부 국가에서는 방북하려는 노벨상 수상자들에게 “평양에 가면 체제 선전에 이용당할 것”이라며 만류하기도 했다.

    하지만 노벨상 수상자의 거침없는 행동, 이들과 동행한 BBC 기자의 가감 없는 보도 때문에 김정은 집단은 오히려 얼굴에 먹칠을 하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