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주류 후보들 원내대표 결선투표 기회조차 얻지 못해… 주류 당권 독식 위기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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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4일 더불어민주당이 신임 원내대표로 우상호 의원을 선출한 가운데, 8월 말에서 9월 초 사이에 있을 전당대회에 미칠 영향에 대한 다양한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더민주 우상호 신임 원내대표는 범주류이자 86운동권 출신이다. 전임 원내대표가 비주류인 이종걸 원내대표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변화가 예고된다.

    그는 원내대표 경선에서 야당의 선명성을 강조하면서, 박지원 원내대표와 먼저 이야기한 뒤 대여전선을 펴겠다고 했다. '호남을 기반으로 수도권과 부산 등에서 표를 얻어 대선 후보를 낸다'는 플랜을 갖고 있는 친문(親文)의 색채를 살려줄 수 있는 의원이라는 뜻이다.

    우 의원은 밖으로 국민의당 박지원 원내대표와 법안을 협상하면서도 안으로는 문재인 전 대표와 김종인 대표 사이에 가교역할을 할 수 있는 위치다. 말하자면 8월 말부터 9월 초에 열리는 전당대회를 앞두고 친문의 색채를 분명히 보여줄 수 있는 카드인 셈이다.

    그러나 우 의원의 원내대표 당선은 더민주 내 패권을 여전히 친노·운동권이 쥐고 있다는 점을 보여줬다. 이 과정에서 비주류 후보들은 당선은커녕 결선투표를 할 기회조차 얻지 못했다.

    때문에 우 원내대표의 당선이, 4개월 뒤 열리는 전당대회에서는 친문에 불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이 고개를 들고 있다. 원내대표에 이어 당 대표까지 친노와 주류가 차지한다면 '친노패권주의'라는 익숙한 프레임이 다시 수면위로 급부상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이번 전당대회는 대의원과 지역위원장까지 새롭게 구성하는 정기전당대회다. 여기에 일반 국민까지 참여하기에 전당대회에서 역풍이 불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다.

    '통합행동'소속으로 당내 비주류로 분류되는 더불어민주당 김부겸 당선인은 지난 3일 서울대 강연에서 "당내 노무현 전 대통령과 함께한 세력이 많다"며 "이들이 다른 사람들과 마찰을 일으킨다. 자신의 가치나 정책 방향을 강하게 주장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친노패권주의가 아직 해소된 것이 아니라는 의미로 해석됐다.

    현재 더민주에서 오는 8월 말~9월 초에 당 대표가 될 후보군에는 김부겸·김진표·박영선·송영길·이인영·추미애·이종걸 의원 등이 거론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