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민주, 운동권·86 출신 우상호 당선…강경 노선 예고?
  • ▲ 새누리당 신임 원내대표인 정진석 원내대표. 그는 자민련·충청권 출신으로 야권과 청와대에 밝은 편이다. ⓒ공동취재단
    ▲ 새누리당 신임 원내대표인 정진석 원내대표. 그는 자민련·충청권 출신으로 야권과 청와대에 밝은 편이다. ⓒ공동취재단

    새누리당이 정진석 원내대표, 국민의당 박지원 원내대표를 선출한 가운데, 더민주가 4일 원내대표로 우상호 의원을 낙점하면서 원내교섭단체 3당의 신임 원내대표가 정해졌다.

    원내교섭단체 3당의 원내대표가 결정됨에 따라 오는 20대 국회 전망에 대한 다양한 분석이 나오고 있다.

    우선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는 친박으로 분류되는 만큼 박근혜 대통령의 국정 하반기 운영을 안정적으로 뒷받침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전망된다. 19대와 크게 다르지 않은 아젠다를 가지고 오는 20대 국회에서 드라이브를 걸 가능성이 작지 않다.

    정 원내대표의 강점은 청와대와 야당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는 점과 노련함이다. 자민련 출신이면서도 MB정부에서 정무수석을 지냈다. 당시, 새누리당 박근혜 대표와의 가교 구실을 톡톡히 해냈다. 이같은 감각을 야당과의 협상에서 십분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TK나 PK가 아닌 충청권 인사여서 야권에 거부감이 적다는 점은 덤이다. 여권 내부로 보면 충청 대망론에 불을 지펴줄 수 있는 인물이다. 그는 4일에도 초록색 넥타이를 매고 국민의당을 찾아가는 등 자신의 강점을 살려 활발히 야당과 스킨십을 하고 있다.

  • ▲ 국민의당 박지원 원내대표. 20대 총선 최대 수혜자로 평가받는 박지원 원내대표는 여러협상카드로 정국 주도를 꾀할 것으로 전망된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국민의당 박지원 원내대표. 20대 총선 최대 수혜자로 평가받는 박지원 원내대표는 여러협상카드로 정국 주도를 꾀할 것으로 전망된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국민의당 박지원 원내대표는 야권에서 널리 인정받는 '정치 9단'이자 호남의 맹주다. 더불어민주당 내부에서 "우리 당에 박지원 원내대표를 상대할 적수가 있겠느냐"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그는 '장사꾼'의 면모를 뽐내며 최대한 많은 것을 얻어내는 방향으로 캐스팅 보트를 쥐려고 할 것으로 보인다.

    박지원 원내대표는 협상의 여지가 많다. 우선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표도,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도 야권후보로 대선에 출마코자 한다면 '호남 맹주' 박지원 원내대표의 도움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더민주뿐 아니라 정부와 여당도 박지원 원내대표의 도움을 바라고 있다. 박근혜 정부와 새누리당으로서는 하반기 국정운영을 원만히 하기 위해 국민의당과 원만한 관계가 중요하다. 박지원 원내대표와 협상에 나서야 하는 셈이다.

    국민의당은 벌써부터 더민주와는 물론이고 새누리당과도 협상할 수 있다는 유연한 자세를 보인다. 새누리당에 국회의장을 줄 수 있다고 발언하면서도 연정론에 선을 그으며 더민주를 달래는 '심리전'을 펼쳐나가는 모양새다.

    다만 일각에서는 박지원 원내대표와 안철수 대표와의 관계가 딜레마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는 비판적인 시각도 나온다. 박지원 원내대표가 호남이나 친DJ를 강조하다 보면 안철수 대표에 부작용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어 자칫 공존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것이다.

    박지원 원내대표는 이를 의식한 듯 정진석 원내대표와의 예방자리에서 "거래나 흥정을 하는 정치를 지양하겠다"고 단언했다.

  • ▲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신임 원내대표. 사진은 그가 원내대표 경선에 앞서 토론회에 임하고 있는 모습.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신임 원내대표. 사진은 그가 원내대표 경선에 앞서 토론회에 임하고 있는 모습.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마지막으로 4일 결선투표 끝에 당선된 더민주 우상호 의원은 범주류·86 운동권으로 분류된다. 전임 이종걸 원내대표가 비노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더민주는 현재보다 친노·운동권 색채가 강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우 원내대표가 세월호 특별법, 테러방지법, 국정교과서 등을 우선협상대상으로 올리겠다고 공언하면서 더민주가 3당 간 협상에서 강경할 태도를 드러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앞서 같은 날 진행된 토론회에서 그는 "아무리 좋은 말을 하면 뭐하나. 우리가 내건 모든 가치를 언론에서는 한 번도 쓰지 않는다"면서 "우리가 무엇을 목표로 해야 하는지 분명히 해야 한다. 민주주의의 후퇴를 방어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또 우 원내대표는 "남북관계 전환이 우리 당 목표"라면서 "여소야대 정국을 살려 야권과 먼저 논의한 뒤 대여전선(對與戰線)을 형성하겠다"고 외쳤다.

    원내 의석수가 절묘한 균형을 갖추면서 다소 실험적인 3당 체제가 들어선 가운데, 각 당의 원내대표가 저마다 강조하는 '협치'가 이뤄질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