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언제부터 엄격한 규범 적용했나" 형평성·선례 고려 주문

  • 금지 약물인 '네비도(Nebido)'를 투약한 사실이 적발돼 국제수영연맹(FINA)으로부터 선수 자격 정지 처분을 받았던 박태환(27)에게 올림픽 출전 기회를 줘야 한다는 목소리가 각계에서 흘러 나오고 있다.

    앞서 박태환의 '스승', 노민상 코치가 취재진 앞에 큰 절을 올리며 애제자의 '복귀'를 간청한 가운데, 지난 2일엔 유정복 인천시장이 "박태환에게 마지막으로 국위를 선양할 수 있는 기회를 주자"는 호소문을 발표해 온라인상에 반향을 불러 일으켰다.

    국내 최고 중재 전문가로 꼽히는 임성우 변호사도 4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세계반도핑기구(WADA) 규정을 따르겠다고 서명한 대한체육회가 이미 징계가 끝난 박태환의 대표 자격을 제한하는 것은 국제 규정을 위반하는 처사"라며 박태환의 손을 들어준 상황.

    여론조사에서도 박태환의 올림픽 출전에 찬성한다는 의견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지난 2일 전국 19세 이상 50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박태환의 출전을 희망하는 의견(70.9%)이 반대하는 의견(21.7%)보다 3배 이상 많은 것으로 집계된 것.

    이런 가운데 재계 인사인 박용만(사진) 두산 인프라코어 회장도 자신의 SNS를 통해 박태환의 올림픽 출전을 염원하는 글을 올려 화제를 모으고 있다.

    평소 스포츠매니아로 알려진 박 회장은 지난 3일 "언제부터 국제 기준보다 더 엄격한 규범을 우리가 적용했느냐"며 "정말 그랬으면 진작에 벌써 우리 사회가 선진화 됐을 것"이라는 사견을 페이스북에 올렸다.

    박 회장은 "(박태환이)이번에 (올림픽에)나가지 못하면 끝일 텐데, 그렇게 한 유망주의 가능성을 꺾어야 하나 싶다"면서 베이징 올림픽 당시, 박태환이 선전하는 모습을 지켜보며 자신이 느꼈던 감정을 가감없이 공개했다.

    베이징 올림픽 때 수영 경기장에 갔습니다. 그 날 박태환이 우승하리라고 생각하지 못했는데 바로 눈앞에서 우승을 했습니다.

    경기장 건너엔 부시 미국 대통령 가족과 빌 게이츠도 있었습니다. 응원석 전체가 당연히 수영 강국인 미국이나 호주 선수가 우승하리라 믿었지만, 박태환이 그들을 제치고 우승했습니다. 지금도 그 날을 생각하면 가슴이 벅차고 숨이 가빠옵니다.


    2014년 도핑테스트에서 양성 반응이 나와 국제수영연맹(FINA)으로부터 18개월간 선수 자격 정지 처분을 받은 박태환은 지난 3월 2일부로 징계가 풀렸지만, '금지약물 연루자는 징계 해제 후 3년까지 국가대표 자격을 제한한다'는 대한체육회 규정에 묶여 2016 브라질 리우 올림픽 출전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 [사진 출처 = 박용만 회장 페이스북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