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애롭게 서로 돕는 모습 보면 천만금 가진 부자도 안 부러워”
  • ▲ 온은신 상사 부부와 7명의 자녀가 한자리에 모였다ⓒ육군본부
    ▲ 온은신 상사 부부와 7명의 자녀가 한자리에 모였다ⓒ육군본부

    "첫째부터 일곱째까지 서로를 사랑하고 아끼는 남매들의 우애를 보면 천만금을 가진 부자도 전혀 부럽지 않습니다"
    "경제적으로 부족할지 모르지만 그것을 제외한 모든 면에서 삶 자체가 풍요롭고 행복합니다" 

    육군은 가정의 달을 맞이해 슬하에 일곱 자녀를 둔 육군기계화학교 온은신 상사(45세)의 사연을 소개했다. 온 상사는 아내 김민정(38세) 씨와의 사이에서 5남 2녀를 낳았다.

    대한민국은 출산율도 세계 220위를 기록할 정도로 초저출산 국가이어서 온 상사의 다자녀가 더욱 눈길을 끌고 있다. 온 상사 부부는 평소 아이를 좋아하고, 자녀들이 우애 있게 지내는 모습을 보고 1999년 이후 일곱 명의 자녀를 낳았다.

    온 상사 가족은 많은 자녀 덕분에 아침마다 전쟁을 치른다. 기숙사에 있는 첫째와 지난 3월 태어난 막내를 빼고 다섯 남매가 학교와 유치원에 갈 준비를 하기 때문이다.

    평소 우애가 좋던 남매들도 아침에는 화장실을 먼저 차지하려고 아우성일 수밖에 없다. 70~80년대에나 볼 수 있는 진풍경이지만, 온 상사 부부는 매일 반복되는 북새통이 한없이 소중하고 고맙기만 하단다.

    어린 시절 이웃사이였던 이들 부부는 온 상사가 1992년 군에 입대했을 때, 편지를 주고받으며 교제를 시작했다. 만남을 거듭하면서 두 사람은 결혼을 약속했지만, 온 상사의 장인어른은 처음에 이들의 결혼을 반대했다. 군인은 이사가 잦고 어렵고 힘든 직업이라는 이유에서였다.

    그래서 두 사람은 1999년 혼인신고만 하고 식도 못 올린 채 결혼생활을 시작하였다. 정식 결혼식은 넷째 아이가 태어난 이후인 2008년에서야 올릴 수 있었다.

    집안의 반대가 있었지만, 사랑 속에서 하나 둘 아이가 태어나고 이제는 7명이나 되었다. 두 사람은 자신들에게 와준 소중한 아이들을 감사한 마음으로 키워오고 있다.

    자녀들이 많다보니 웃지 못 할 사연들도 많다. 일단 9명의 대식구가 살기에 군인아파트는 너무 비좁았다. 야전에는 15평에서 24평의 아파트가 대부분이다보니, 이들에게는 좁을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현재의 기계화학교로 옮기면서 상황이 나아졌다.

    부대에서 다자녀 가족을 위해 마련해놓은 30평대 군인아파트를 지원해주었기 때문이다. 온 상사의 아내 김 씨는 “애들이 두 명일 때까지는 15평형 관사에서 살았고 아이들이 더 늘어 24평형 아파트에서도 살았다”면서, “그때와 비교하면 지금은 잠실운동장”이라고 기쁨을 표현했다. 

    이들 가족은 이사를 하게 되면 언제나 1층을 신청한다. 2층 이상에서 살면 아무리 조심을 해도 아래층에 소음 피해를 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온 상사는 현재까지 차를 가져본 적이 없다. 차의 필요성을 못 느껴서 이기도 하지만 식구 9명과 짐까지 실을 수 있는 알맞은 차를 못 찾아서 이기도 하다. 그래서 이들 가족은 어디를 가든 항상 대중교통을 이용한다.

    시외버스를 탈 때는 많은 식구들의 차비를 계산하느라 버스가 정류장에 5분 이상 머무는 것은 다반사이다.◦아이들이 많다보니 놀이공원도 갈 수 없다. 넓은 장소에서 아이들을 모두 챙길 수 없기 때문이다. 가족여행은 명절에 고향 가는 것이 유일하고, 외식은 인원 수 때문에 주로 부대 복지회관을 이용한다.

    온 상사는 “놀이공원이나 가족여행은 못가지만 항상 우애 넘치고 아빠와 엄마를 이해 해주는 아이들이 너무 고맙다”며 “이번 어린이날에는 큰맘 먹고 아이들을 놀이공원에 데려가서 이 고마운 마음을 전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온 상사는 부대임무 때문에 아내의 출산을 지켜보지 못했다. 지난 3월 막내가 나올 때만 아내와 함께 할 수 있었다. 온 상사는 결혼식 이후 신혼여행도 제대로 가지 못했는데 혼자 씩씩하게 7자녀를 낳아준 아내가 한 없이 사랑스럽고 또 미안한 마음뿐이다.

    아내 김 씨는 “자신이 일곱 아이의 엄마가 될 줄은 상상도 못했지만, 후회는 하지 않는다”면서, “아이들이 하고 싶은 게 무엇인지 항상 소통하며 지지해주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자신만의 자녀교육 노하우를 소개했다.

    이들 부부에게는 지원군이 있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에서 약간의 보조금을 주고 있으며, 교육비와 양육비도 일부 지원한다. 특히 육군에서는 세 자녀 이상을 둔 간부에게 희망하는 부대에 근무할 수 있도록 해주고, 가족수당 가산금 지급, 보직 조정 유예 등의 혜택을 부여하고 있다.

    온 상사 부부는 “아이를 낳고 키우는 동안 많은 행복을 느낄 수 있는데, 팍팍한 삶 속에 우리가 소중한 것들을 많이 잊고 사는 것 같아 안타깝다”며 “사회 전반적으로 다자녀 가정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분위기가 확산됐으면 한다”고 소망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