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기준 7표-나경원 43표-정진석 69표..."박근혜 정부 마무리는 내가"
  • 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새누리당 2016 원내대표 및 정책위원회의장 선출 당선자 총회에서 원내대표와 정책위의장으로 선출된 정진석(오른쪽 두번째)-김광림 당선인이 꽃다발을 들고 감사 인사를 하고 있다.ⓒ정재훈 기자
    ▲ 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새누리당 2016 원내대표 및 정책위원회의장 선출 당선자 총회에서 원내대표와 정책위의장으로 선출된 정진석(오른쪽 두번째)-김광림 당선인이 꽃다발을 들고 감사 인사를 하고 있다.ⓒ정재훈 기자

     
    새누리당이 변화보다는 안정을 택했다. 3일 새누리당 신임 원내대표에 계파색이 비교적 엷지만 친박(親朴)으로 분류되는 정진석 후보가 선출되면서다.

    정 후보의 당선으로 박근혜 정부 후반기 국정운영도 비교적 안정적으로 흘러갈 수 있게 됐다는 평가다.

    김광림 정책위의장 후보와 러닝메이트를 이룬 정진석 후보는 이날 새누리당 20대 당선인 총회에서 실시된 원내대표-정책위의장 경선에서 전체 119표 중 69표를 얻어 43표에 그친 나경원·김재경 의원, 7표의 유기준·이명수 의원을 누르고 신임 원내대표로 확정됐다.

    이명박 정부 당시 정무수석을 맡아 친박계와 긴밀한 소통했던 정진석 신임 원내대표는 친이(親李)계 보다는 사실상 친박계로 분류된다.

    정 신임원내대표가 충청(충남 공주부여청양) 출신이라는 장점을 갖고 있고 친박계와 두터운 관계를 유지해 왔다는 점에서, 이번 경선 결과에 친박계의 측면 지원이 적잖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이날 여권 안팎에서는 친박계가 간접적으로 정 후보의 당선을 돕고 있다는 설이 나돌기도 했다. 여기에다 다양한 경력 등으로 인해 친이계의 지지도 얻고 있는 점도 정 당선인의 승리를 견인했다는 평가다.

    충청 지역구인 정 후보가 차기 당권과 대선이 남은 지금의 이 시점에 여당의 원내 사령탑에 올랐다는 것은 친박계 입장에서는 남다른 의미가 있다.

    차기 당권 장악 시나리오에 더욱 힘이 붙을 가능성이 있고, 특히 최근 친박계가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을 포함한 대권후보 리스트를 짜고 있다는 점에서, 충청대망론에 불을 붙이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얘기다. 정진석 후보의 향후 행보에도 탄탄대로가 펼쳐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대목이다.
  • 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새누리당 2016 원내대표 및 정책위원회의장 선출 당선자 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는 정진석 원내대표 후보.ⓒ정재훈 기자
    ▲ 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새누리당 2016 원내대표 및 정책위원회의장 선출 당선자 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는 정진석 원내대표 후보.ⓒ정재훈 기자

    정 원내대표 러닝메이트인 정책위의장에는 당내 경제통인 김광림 의원(경북 안동)이 당선됐다.

    이날 각 후보자들은 투표를 앞둔 경선 토론에서 저마다 당 쇄신과 3당 체제 대야 협상에 자신들이 적임자라며 마지막 호소를 했다.

    기호 1번인 정진석 후보는 2010년 이명박정부 당시 세종시 이전 문제를 두고 여권 갈등이 극심했을 때 본인이 국회의원직을 사퇴하고 청와대 정무수석으로서 역할을 한 점을 언급하면서 "전면소통과 전면단결, 전면협력에 앞장서겠다"고 '선 굵은' 리더십을 통한 당청관계 재정립과 대야협상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정 후보는 특히 "협치가 3당 체제를 만들어낸 국민의 준엄한 명령이다. 대통령이 아무리 일방적 지시를 해도 야당의 협조 없이는 법안이 국회 문턱을 넘을 수 없다"며 "2당이지만 여전히 집권여당으로서 청와대와 협의를 하는 동시에 야당과 타협을 하겠다"고 강조했다.

    정 후보는 "혁신과 쇄신, 청와대 간섭 배제, 소통, 의원 개개인의 독립성을 위해서는 당의 쇄신과 대통령의 변화가 모두 필요하다"며 "용기와 배짱, 뚝심이 있는 정진석만이 이를 감당해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러닝메이트인 김광림 정책위의장 후보는 "경제가 다시 복원되지 않고는 새누리당은 물론 국민과 대한민국의 희망도 없다"며 "30년 이상 경제 관련 공직생활을 한 제가 새누리당 변화와 경제 살리기에 사즉생 하겠다"고 지지를 호소했다.
  • 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새누리당 2016 원내대표 및 정책위원회의장 선출 당선자 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는 나경원 원내대표 후보.ⓒ정재훈 기자
    ▲ 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새누리당 2016 원내대표 및 정책위원회의장 선출 당선자 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는 나경원 원내대표 후보.ⓒ정재훈 기자
    나경원 후보는 자신을 "우아한 독종"이라고 표현하면서 부드러운 여성 원내대표가 당과 나라가 위기인 현재 원내대표를 할 수 있겠냐고 하지만 저는 당이 어려울 때 한번도 숨지 않았다"며 부드러운 카리스마로 승부수를 띄웠다.

    기호 3번 유기준 후보는 "총선 참패에 대해 반성해야하지만 그냥 주저 앉아있으면 안된다. 손놓고 가만히 있는 것은 우리를 뽑아준 국민에 대한 도리가 아니다"며 "저 또한 반성하며 계파 청산에 앞장서겠다"고 주장했다.

    토론의 열기가 달아오르면서 이날 경선 현장은 계파주의를 비판하는 성토가 쏟아졌다.

    정진석 후보는 나경원 후보에게 "나 후보가 언론인들에게 얼마 전 정진석은 사실상 친박 후보라는 취지로 말한 걸로 들었다"며 "계파 갈등을 절제하고 자제해야 하는데도 불구하고 자꾸 이런 프레임으로 선거에 임하는 것은 개인적으로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 정진석 신임 원내대표는 이날 경선에서 당선된 직후 "모두 한 마음 한 뜻으로 가야 한다. 오로지 믿는 것은 국민뿐이다. 국민만 바라보고 가겠다"고 당선 소감을 밝혔다.

    정 원내대표는 "우리에겐 18개월이라는 시간이 남아 있다. 이 시간은 짧을 수도 길 수도 있다"며 "새누리당 마무리 투수겸 선발 투수를 하겠다. 박근혜 정부를 잘 마무리하고 새로운 정권의 선발투수가 되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정 원내대표는 "협치와 혁신을 통해 우리의 새로운 활로를 열겠다"며 "당선인 한명 한명 지혜와 역량을 모아 자율성, 정책전문성을 극대화해 최고의 정당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나아가 그는 "우리에 등 돌림 민심, 회초리 든 민심을 되찾아오겠다"며 "저는 많이 부족하고 부덕한 사람이다. 한분 한분이 한 배를 탔다는 공동운명체라는 공적사명감으로 뭉쳐달라"고 당내 화합을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