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자리 동석한 지인들, 하나같이 출석 거부..유유상종?경찰 "음주사실 입증하는 정황증거 많아" 혐의 입증 자신
  • 음주 교통사고 혐의를 받고 있는 방송인 이창명이 21일 오후 서울 영등포경찰서에 조사를 받기 위해 들어서며 고개를 숙이고 있다. ⓒ뉴시스 사진DB
    ▲ 음주 교통사고 혐의를 받고 있는 방송인 이창명이 21일 오후 서울 영등포경찰서에 조사를 받기 위해 들어서며 고개를 숙이고 있다. ⓒ뉴시스 사진DB

    보행신호기를 들이받는 교통사고를 낸 뒤 그대로 달아난 혐의로 불구속 입건된 개그맨 이창명(46)이 경찰의 거짓말탐지기 조사를 거부한 것으로 드러났다. 현재 이창명은 사고 후 미조치 외에도 음주운전, 자동차관리법 위반 등의 혐의를 받고 있다.

    이창명이 일으킨 교통사고를 조사 중인 경찰은 2일 "이창명이 거짓말탐지기 조사에 응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밝힌 뒤 "이대로 법원에 가면 경찰 조사에 불응한 것 자체가 불리하게 작용할 공산이 있다"며 사실상 마지막 경고의 메시지를 건넸다.

    이날 오전 종로구 청사에서 취재진을 상대로 중간 수사 결과를 발표한 이상원 서울지방경찰청장은 "본인 동의가 있어야 가능한 '거짓말탐지기 조사'가 이청명의 거부로 이뤄지지 못했다"면서 술자리 동석자들도 경찰의 소환 요청에 계속 불응하고 있어, 아직까지 사고 관련자들로부터 유의미한 진술을 받아내지 못했음을 인정했다.

    이창명씨 본인이 '공황장애'와 '과호흡증'을 앓고 있어서 거짓말탐지기 조사를 받을 수 없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이 조사 방식은 사용하지 못했습니다.


    이 청장은 "현재까지도 이창명씨는 음주운전 혐의를 부인하고 있지만, 이번 만큼은 우리도 물러설 수 없다"며 "음주 후에 나타나는 여러 정황 증거를 이미 확보했고, 위드마크 공식에 의해서도 이창명씨가 사고 당일 술을 마셨다는 사실이 드러난 만큼 반드시 단죄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경찰에 따르면 이창명은 지난달 20일 오후 11시 20분경 술을 마신 채 자신의 차량(포르쉐)를 몰다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성모병원 삼거리 교차로에서 보행신호기를 들이받고 차량을 방치한 채 도주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후 사고 발생 21일 만에 경찰서에 자진 출두한 이창명은 음주운전 여부를 묻는 취재진에게 "원래 술을 전혀 못한다"며 음주 사실 자체를 부인한 뒤 "음주운전을 한 사람이 병원을 직접 갈 수 있었겠느냐. (음주 여부에 대한)자료가 병원에 다 있을 것"이라고 해명한 바 있다.

    그러나 경찰은 "이창명이 사고 직전 지인들과 술자리를 가졌고, 자신의 휴대폰으로 대리운전 기사를 요청한 점으로 볼 때 사실상 술을 마신 상태에서 운전을 한 것으로 추정되는 상황"이라며 지난달 28일 이창명을 음주운전 및 사고 후 미조치, 자동차관리법 위반 등의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