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민주 '가습기 살균제 특별법' 제정은 20대 국회서 다뤄질 듯
  • 가습기 살균제 사건과 관련해 옥시레킷벤키저(옥시)가 2일 기자회견을 열고 뒤늦게 사과에 나섰으나 정치권 반응은 차갑다. ⓒ뉴데일리 정재훈 기자
    ▲ 가습기 살균제 사건과 관련해 옥시레킷벤키저(옥시)가 2일 기자회견을 열고 뒤늦게 사과에 나섰으나 정치권 반응은 차갑다. ⓒ뉴데일리 정재훈 기자

    가습기 살균제 사건과 관련해 옥시레킷벤키저(옥시)가 뒤늦게 사과에 나섰으나 여야 할 거 없이 정치권의 반응은 차갑다.

    아타 울라시드 사프달 옥시 한국법인 대표는 2일 기자회견을 열고 "사건 발생 이후 신속하게 대처하지 못한 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면서 "피해를 보상하고 신뢰 회복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 

    옥시가 공식 석상에서 입을 여는 것은 2011년 가습기 살균제 사망사건이 발생한 이후 5년 만이다.

    사프달 대표는 정부가 진행한 1·2차 피해조사(2013∼2015년)에서 1등급과 2등급 판정을 받은 이들 가운데 옥시 제품을 사용한 이들에게 보상하겠다는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3·4등급 판정을 받은 피해자를 위해서는 2013년과 지난달 두 차례에 걸쳐 조성 계획을 밝힌 100억 원 규모의 인도적 기금으로 보상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정치권에서는 이번 기자회견이 검찰 수사를 의식한 '면피용 자리'에 '늑장 발표'라는 비판이 거듭 제기됐다. 

    옥시 문제와 관련해 야당은 진상규명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서면 브리핑을 통해 "너무 때가 늦은 사과인 데다 잘못을 분명하게 인정하지 않아 진정성 있는 사과라고 보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이재경 대변인은 "검찰 수사가 급진전되고 국민 불매운동 등 여론이 악화되자 뒤늦게 사과에 나선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며 "옥시는 이날도 무엇을 잘못했는지에 대해 분명하게 말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제 옥시의 잘못과 책임을 밝혀낼 책임은 검찰의 몫이다"라며 "검찰은 한 점의 국민적 의혹도 남지 않도록 철저하게 수사하라"고 촉구했다. 

    국민의당 김경록 대변인도 브리핑을 통해 "어떤 잘못을 했는지, 누구에게 책임이 있는지조차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고 유감을 표명하고는 "검찰도 늦었지만, 조속하고 엄정한 수사로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국민의당은 늦었지만, 진상 규명과 엄중한 책임자 처벌, 아울러 법제도 보완을 포함하여 사회구조를 개선하는 구조적 접근방법으로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국가 재정을 통한 피해보상 이후 옥시 등에 구상권을 행사하겠다던 새누리당도 이날 검찰의 철저한 수사와 옥시 측의 진중한 사과를 요구했다. 

    새누리당 이장우 대변인은 "옥시는 사과와 함께 포괄적 보상방안을 마련하겠다고 약속했지만 피해자들의 애끓는 마음은 그 어떠한 조치로도 해결될 수 없을 것"이라며 "옥시는 검찰 수사에 적극 협조하고 피해자들에게 적절한 보상을 해야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진실을 감추고, 증거를 은폐했던 옥시 측의 무책임한 행위가 드러나면서 국민적 공분을 일으키고 있는 상황"이라며 "검찰은 한 치의 의혹 없이 철저하게 수사하고 낱낱이 밝혀 업체 측에 엄중하게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가습기 살균제 문제 등 국민 안전 이슈와 관련해선 야당이 선점한 것 아닌가는 해석도 제기된다.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대표는 지난달 27일 "필요하다면 청문회 등을 통해 사건 진상 규명에도 나설 것"이라며 가습기 살균제 특별법 제정을 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이튿날 국민의당도 특별법 제정을 포함해 근본 대책을 논의하겠다며 더민주에 동조하는 움직임을 보였다. 

    이와 관련 더민주 이재경 대변인은 "19대 국회 남은 한 달 동안은 진상 규명과 철저한 검찰 수사를 촉구할 생각"이라며 "김종인 대표가 언급했던 '가습기 살균제 특별법'은 그간 준비를 착실하게 해서 20대 국회에서 다룰 예정"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