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만에 호남 찾은 김종인, '전대연기론' 정면돌파 위해 文 견제?
  • ▲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대표. 그는 일주일만에 다시 찾은 호남에서 당 내 자신을 둘러싼 책임론을 일축했다. ⓒ뉴데일리 정재훈 기자
    ▲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대표. 그는 일주일만에 다시 찾은 호남에서 당 내 자신을 둘러싼 책임론을 일축했다. ⓒ뉴데일리 정재훈 기자

    그간 '전당대회 연기론'에 대한 비판이 쏟아졌던 더불어민주당이 '조기 전대'로 의견을 모으게 될까.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대표는 2일 전북 전주에서 열린 전북도의회 출입기자 간담회에서 "정상적 지도부가 생겨나는 게 당연한 것 아니냐"면서 "3일 당선자들을 모아놓고 거기에 대해 의사결정을 할 테니 그때까지 지켜보라"고 말했다.

    김종인 대표가 전당대회의 시기를 결정할 당선자-당무위 연석회의를 앞두고 직접 의사결정을 하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최근 더불어민주당은 김종인 대표의 거취 문제를 두고 '전당대회 연기론'과 '조기 전대론'이 맞붙었다.

    앞서 추미애 전 최고위원은 기자회견에서 "조속히 전당대회를 개최해 지지자들의 이탈을 막고 무너진 호남 민심을 다시 세워야 한다"며 조기전대론을 주장했다.

    특히 추 전 최고위원은 "이번 총선 민심은 더민주에 대한 신뢰상실이 근본원인"이라며 "계파주의에 우리 스스로를 가두고, 끝내는 '셀프공천'과 '비례대표 파동'으로 지지자들을 등 돌리게 만들었다"며 김 대표를 겨냥해 십자포화를 쐈다.

    이어 "우리가 회피하기 묵인했던 책임은 결국 총선을 이끈 비대위 지도부에 대해 정당지지 3위라는 채찍을 내렸다"면서 "호남참패를 가져온 현 비대위 체제를 계속 유지한다는 것은 더불어민주당의 심장인 호남을 버리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추 전 최고위원은 '당헌에 총선 후 정기 전당대회를 하도록 명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어떤 논란이나 해석의 여지가 없이 명백한 내용에 김 대표가 자꾸 예외를 두려 한다는 설명이다.

  • ▲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전 최고위원. 그는 지난 4.13 총선을 치르면서 "당선되면 당권에 도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뉴데일리 DB
    ▲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전 최고위원. 그는 지난 4.13 총선을 치르면서 "당선되면 당권에 도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뉴데일리 DB

    이에 대해 김종인 대표는 "당이 낭떠러지에 떨어지는 찰나에 당을 구출해 총선에서 제1당 자리를 차지했으면 그것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원칙"이라고 맞받았다.

    그는 "야당이 무엇 때문에 비대위가 필요했는지 원인부터 생각해야 한다"며 "자기들끼리 수습을 못 해 한국 정당사상 있지도 않았던 비대위 체제를 만들어 외부 사람을 모시지 않았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셀프공천 논란에 대해서는 "그게 그렇게 중요한 선거 요인이었다면, 더민주가 어떻게 1당의 자리에 올랐는지 분명하게 얘기해야 한다"고 쏘아붙였다.

    나아가 "추 의원의 개인적인 생각이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실질적으로 우리가 호남이 매우 어렵다는 것은 사전에 다 알았던 이야기"라며 "상당 부분 결과를 예측했다"고 잘라 말했다.

    김 대표는 전북에서의 패인에 대해서 "(모두가) 피상적으로 이야기하고 있는데, 당 전략실에서 분석 중에 있다. 결정적 패인은 곧 밝혀지리라 생각한다"고 했다.

    김 대표의 이같은 발언은 추미애 전 최고위원의 '비대위 책임론'을 일축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상적 지도부의 필요성을 역설했던 김 대표가 자신을 둘러싼 책임론에서는 강하게 반박한 셈이다.

    때문에 정치권 일각에서는 김 대표가 승부수를 띄울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도 뒤따른다. '당을 위기에서 구한만큼 정상적 지도부의 대표로 추대해달라'는 의미를 담은 의사 표현을 통해 정면돌파를 시도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이날도 김종인 대표는 문재인 전 대표의 '약점'이라고 할 수 있는 호남을 다시 찾았다. 정확히 일주일만이다. '반문재인 정서'가 만연해진 호남을 돌려세우기 위한 대안으로 본인이 직접 내려간 셈이다. 문재인 전 대표에게는 '여전히 김종인 대표가 필요하다'는 메시지가 될 수 있다.

    앞서 김종인 대표는 지난 3월 27일에는 "총선이 끝나면 대권 후보가 여기저기서 나올 것"이라며 "저와 더민주가 호남인들의 소망을 완벽하게 대변해 드리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