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등 떠밀어도 안나가고 싶은 심정"... 비박계 "행동으로 보여야"
  • 최경환 새누리당 의원.ⓒ뉴데일리
    ▲ 최경환 새누리당 의원.ⓒ뉴데일리

     
    새누리당 '친박(親朴)계가 갈피를 못잡고 있다. 친박 핵심으로 불리며 새누리당 차기 당 대표로 거론됐던 최경환 의원이 전당대회 불출마를 시사하는 등 "총선 참패 이후 친박계가 완전히 와해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마저 나오고 있다.

    1일 새누리당 내부에서는 최 의원의 불출마 시사 발언과 관련, "총선 패배의 책임론을 염두한 진정성 없는 발언"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하지만 상황에 따라 실제 불출마를 선언할 가능성이 높다는 해석도 나오고 있어 향후 최 의원의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최 의원은 전날 조선일보와 통화에서 "솔직히 누가 등을 떠밀어도 (당 대표 선거에) 나가고 싶지 않은 심정"이라며 "전당대회에 대해선 마음을 비운 지 오래됐다"고 말했다.

    그동안 친박계 구심점 역할을 해 온 최 의원은 당 내부에서 유력한 차기 당권주자로 거론돼 왔다.

    특히 청와대가 최근 '수레바퀴론'을 내세우면서 당청간계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최 의원 등 친박계가 당권 도전을 위한 사전 정지 작업에 집중하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하지만 비박계에서는 "총선 패배 책임의 당사자들은 2선으로 후퇴해야 한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거세졌고, 최 의원이 '자숙론'의 진정성을 보여주기 위해 전당대회 불출마 가능성까지 시사했다는 분석이다.

    최 의원은 "지금 전당대회를 언제 할지 밑그림도 안 그려진 상황에서 내가 '출마한다 안 한다' 이야기하면 이것 자체로 또 논란이 된다"고 말했다.

    친박계 안팎에서는 최경환 의원이 전대 출마로 논란을 키우기 보다는 다른 친박계 후보를 내세워 후방에서 당의 재건을 위한 일에 매진하려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반면 비박계 측은 최 의원이 명시적으로 불출마를 선언하지 않았다는 점을 들면서 진정성이 없다는 비판을 거듭 제기했다.

    한 비박계 의원은 "'(전대에) 불출마하겠다'가 아니라 '안 나가고 싶은 심정이다. 마음을 비웠다'고 주장하는 것은 오히려 출마를 고민하고 있는 발언이 아니냐"며 "책임질 사람은 말보다는 행동으로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최 의원의 최종 결정에는 '청와대 의중'이라는 변수가 있다는 해석도 적잖이 나온다. 향후 청와대가 정권 재창출을 위한 차원에서 최 의원에게 당 대표 출마를 요구할 경우 최 의원이 이를 수락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최 의원이 당장 자신의 거취를 밝히기 보다는 원내대표 경선과 향후 여론 추이 등을 살피며 고민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