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공단 박사·수전 숄티 “김정은 체제 붕괴는 탈북자 손에…한미 ‘푼돈’ 주며 생색”
  • 30일 인천 강화군의 금강마을펜션에서 최신북한정보 브리핑 및 북한자유주간 폐막식이 열렸다. ⓒ전경웅 뉴데일리 기자
    ▲ 30일 인천 강화군의 금강마을펜션에서 최신북한정보 브리핑 및 북한자유주간 폐막식이 열렸다. ⓒ전경웅 뉴데일리 기자

    지난 24일부터 서울 곳곳에서 열렸던 제13회 북한자유주간이 인천 강화군에서 마지막 일정으로 '북한최신정보 브리핑'과 폐막식을 갖고 마무리됐다.

    ‘북한인권 국제전략회의’가 첫 ‘자유통일 서울선언’을 채택한 이번 북한자유주간은 과거에 비해 언론 등 한국 사회 각층의 관심을 끈 것으로 평가된다.

    ‘북한자유주간’을 운영했던 한미일 북한인권단체와 탈북자단체 대표, 주요 회원들은 30일 오후 1시 30분 인천 강화군 화도면의 한 펜션에 모여, 주간 행사 마지막 순서로 ‘최신북한정보 브리핑’ 시간을 가졌다.

    이날 ‘최신북한정보 브리핑’은 겨레얼통일연대, 자유북한방송, 북한인민해방전선이 주관했다. 브리핑은 탈북자들의 음악 스피치와 정보 브리핑, 북한 내부 정보를 전달하다 희생된 동료들에 대한 추모 순으로 이뤄졌다.

    브리핑을 시작하기 전 수잔 숄티 여사와 함께 참석한 오공단 美국방분석연구원(IDA) 동아시아 담당 책임 연구원의 간단한 인사말이 있었다.

  • 이날 행사에는 특별한 손님이 왔다. 오공단 美국방분석연구원 동아시아 책임연구원이다. 오 박사는 美대통령이 바뀔 때마다 북한에 대해 브리핑을 하는 북한 전문가다. ⓒ전경웅 뉴데일리 기자
    ▲ 이날 행사에는 특별한 손님이 왔다. 오공단 美국방분석연구원 동아시아 책임연구원이다. 오 박사는 美대통령이 바뀔 때마다 북한에 대해 브리핑을 하는 북한 전문가다. ⓒ전경웅 뉴데일리 기자

    한국에서는 서강대에서 박근혜 대통령에게 교양과목을 가르쳤던 것으로도 알려진 오공단 박사는 지난 25일 美국방부 대표단과 함께 한국에 왔다고 한다.

    하지만 미국에서 오공단 박사는 새 대통령이 취임할 때마다 북한 문제에 관한 디브리핑을 담당하고, 美백악관 NSC와 美정보기관에서 북한 문제를 다룰 때마다 호출을 받는 최고의 북한전문가로 꼽힌다. 그는 특히 북한인권운동가 수잔 숄티 여사와도 친분이 깊다고 한다.

    오공단 박사는 이날 탈북자 앞에서 자신의 성장 배경을 짤막하게 소개하는 것으로 말을 시작했다.

    1949년 한국에서 태어난 오공단 박사가 북한 문제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어릴 적 부친 덕분이었다고 한다. 북한 출생으로 평안도 지사를 역임한 부친을 찾는 사람들이 많았는데, 이런 저런 심부름을 하면서 북한에 대해 여러 가지를 알게 됐다고 한다.

    이후 오공단 박사는 서강대, 서울대를 졸업한 뒤 美버클리大로 유학을 가게 됐다고 한다. 유학 가운데도 학교 교수가 “노동신문 좀 분석해 달라”며 괜찮은 조건으로 조교를 하라고 권유했고, 박사 학위를 받은 뒤 1987년 ‘랜드 연구소’에 들어갔더니, 마침 김정일 정권이 핵무기 등 ‘대량살상무기(WMD)’ 개발에 혈안이 되어 있던 터라 또 북한 문제를 맡게 됐다고 한다. 이후 지금까지 오공단 박사에게 북한 문제는 ‘업(業)’이 됐다고.

    오공단 박사는 간단한 자기소개에 이어, 탈북자들에게 美정부 고위층과 만났을 때 있었던 의미심장한 이야기를 했다. 美정부 고위층이 북한의 핵무기 개발과 기술 확산으로 골머리를 앓으면서 오 박사에게 “무슨 해결책이 없느냐”고 물어왔을 때 그의 대답은 단 한 마디 “우리(미국)에게는 그럴 수단이 없다”는 것이었다. 오 박사는 美고위층에게 이렇게 설명했다고 한다.

    “핵무기 개발, 미사일 기술 확산 등으로 문제인 북한을 어떻게 외부에서 할 수 있는 수단이 없다. 특히 미국은 더 그렇다. 미국은 법률 등에 따라 북한 지도자를 암살하는 것도 금지돼 있다. 물론 전쟁을 할 수는 있다. 하지만 북한이 아무런 무력을 사용하지 않은 상황에서 선제공격을 할 수도 없다.”

    오공단 박사는 대신 소련의 붕괴, 한국의 민주화 과정 등을 사례로 들면서, “해답은 북한에서 나온 사람들에게 있다”고 꾸준히 강조해 왔다고 한다.

    오공단 박사는 “북한은 세계에서 내부 통제를 가장 성공적으로 한 사례다. 모든 사람이 모두를 감시하는 시스템, 가족애를 이용한 공포 등을 활용하고 있다. 이런 사회에서는 외부 정부가 스며들어야 한다”며 심리학자인 남편과 함께 연구한 결과 탈북자들에게 북한 문제를 해결하도록 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안이라는 제안을 했다고 한다.

    오공단 박사는 美고위층에게 “탈북자들의 끈끈한 가족애 등을 활용, 외부 정부를 북한으로 들여보내고, 북한 내부 정보를 수집하게 해 외부로 가져와 김정은 집단이 통제가 어려운 수준까지 정보가 유통되도록 만들면 북한 문제는 ‘내부’로부터 해결될 수 있다”고 충고했다고 한다.

    오공단 박사는 뉴욕 지하철에서 한 강도가 스마트폰을 빼앗기 위해 40여 차례나 칼을 휘두를 때 함께 객차에 타고 있던 15명의 다른 승객들이 피해자에게 아무런 도움도 주지 않았던 실제 사례를 들면서 “이를 ‘내가 먼저 총을 드는 사람이 되지 않겠다’는 심리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에서 시쳇말로 ‘총대를 매는 사람’ ‘시범 케이스’가 되지 않으려는, 잘못 나섰다가 죽을 수 있다는 공포감으로 지배하는 사회가 북한이라는 것이었다.

    오공단 박사는 “새 대통령이 취임할 때마다 북한 문제에 대해 디브리핑을 하는데 나는 그에게 같은 말을 반복한다”고 했다. “고향과 가족을 떠나 한국에 온 사람들, 가족애를 바탕으로 북한 인권 활동을 펼치는 탈북자들의 용기 있는 활약을 강력히 지원해야 한다고” 말이다.

    오공단 박사는 “美정부가 수만 명의 탈북자들에게 푼돈 지원하면서 생색내는 것도 문제지만, 한국은 더 문제”라면서 “그룹 오너나 대규모 자본을 가진 사람들의 양심에 호소해 탈북자단체의 북한인권활동을 지원하도록 만들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 겨레얼통일연대가 공개한 자료 가운데 북한 전화번호 목록. ⓒ전경웅 뉴데일리 기자
    ▲ 겨레얼통일연대가 공개한 자료 가운데 북한 전화번호 목록. ⓒ전경웅 뉴데일리 기자

    이어 장세율 겨레얼통일연대 대표가 나와 ‘최신북한정보 브리핑’을 시작했다.

    장세율 대표는 USB에 든 자료를 소개하기 전 북한에 있는 친구들을 통해 얻은 정보를 지금까지 어떻게 사용했는지, 북한 정보를 빼내오다 어떤 희생을 겪었는지를 간략히 설명했다.

    장세율 대표가 이날 공개한 자료는 총 6.4Gb 분량으로 162개 폴더에 2,250개 파일이 들어 있었다. 이 가운데는 북한이 자체개발한 OS ‘붉은 별’과 북한의 지도 프로그램, 북한 주민과의 인터뷰, 북한 기자들에게 제공하는 각종 시사상식, 백과사전인 ‘조선대백과’ 등도 있었다.

    하지만 가장 눈길을 끄는 부분은 평안남도에 주둔 중인 것으로 알려진 北인민군 3군단의 내부 자료였다. 인민군 3군단 내부 자료에는 지휘관을 비롯한 장병들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고 평가하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심지어 3군단 사령부 내부 약도도 들어 있다.

    또한 정찰총국 제3국(기술정찰국)이 한국의 주요 인사들을 해킹했다고 보고한 내용도 있다. 정찰총국 3국은 대남공작을 하는 414연락소와 해커부대인 110연구소가 통합돼 만들어진 조직이라고 한다. 여기서 나온 자료에 따르면 한국 사회에서 안보 분야에 종사하거나 연구하는 사람 40여만 명이 이미 해킹을 당한 것으로 나타나 있다. 

  • 겨레얼통일연대가 공개한 자료 가운데 19대 국회 당시 해킹당한 의원들의 명단. 北정찰총국의 활동보고서 가운데 일부다. ⓒ전경웅 뉴데일리 기자
    ▲ 겨레얼통일연대가 공개한 자료 가운데 19대 국회 당시 해킹당한 의원들의 명단. 北정찰총국의 활동보고서 가운데 일부다. ⓒ전경웅 뉴데일리 기자

    장세율 대표에 따르면, 지금까지 북한에서 빼낸 정보를 국가정보원, 국방부 또는 관련 연구기관에 제공하기도 했다고 한다. 

    장세율 대표는 ‘최신북한정보’가 담긴 USB를 건네면서 “이 자료들은 우리 동료들이 목숨과 맞바꾼 자료”라고 강조하면서 “이 자료를 분석하면, 김정일에게서 김정은으로 권력을 승계할 때 어떤 과정을 거쳤고, 그 과정에서 숙청은 어떻게 진행됐으며, 김정은의 권력 기반이 무엇인지를 파악할 수 있을 것”이라고 알려줬다.

    장세율 대표는 인민군 3군단 주요 간부들의 개인자료 파일을 열어서 보여준 뒤 “여기 탈북자들께서도 자기 개인자료가 어떻게 수록되고 보관, 관리되는지 모르는 분이 꽤 될 것이다. 저도 그랬다”며 “이 정도로 세세하게 정치부에서 기록하고 보관하는지 몰랐다. 이것이야말로 북한 사회의 반인류적 행태, 인권 유린이 얼마나 심각한지를 보여주는 증거”라고 강조했다.

    장세율 대표는 “최근 인민군 장병 대다수는 90년대 중반 배급체제가 무너지고, 장마당 경제가 도입된 뒤 가정마다 각자 생존수단을 갖고 살기 시작할 때 태어난 사람들”이라며 “이 과정에서 외부 문화와 정보를 접한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북한으로 외부 정부가 몰려 들어가 김정은 체제를 끝낼 날이 머지않았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 겨레얼통일연대 장세율 대표는 북한 내부 정보를 수집하다 희생된 동료들을 추모하자고 제안했다. ⓒ전경웅 뉴데일리 기자
    ▲ 겨레얼통일연대 장세율 대표는 북한 내부 정보를 수집하다 희생된 동료들을 추모하자고 제안했다. ⓒ전경웅 뉴데일리 기자

    장세율 대표는 다양한 자료를 설명한 뒤 “지금 우리가 확보한 북한 내부 자료는 산더미처럼 쌓여 있다”면서 “하지만 그 과정에서 우리를 돕던, 좋은 친구들을 잃었다”고 밝혔다. 장세율 대표 본인만 2015년 친구 4명이 김정은 집단에 적발돼 목숨을 잃었다고 한다.

    장세율 대표는 브리핑에 모인 탈북자들과 북한인권단체 대표들을 향해 “세상이 북한에 대해 알 수 있도록 돕는 좋은 친구들을 우리 탈북자까지 외면하면, 그들을 기억해줄 사람이 아무도 없다”며 “우리만이라도 그 친구들을 추모하고 기억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장세율 대표는 “최근 대한민국 정부를 보면 ‘과연 이들을 믿고 통일을 위해 활동할 수 있겠는가’ 하는 생각이 든다”며 “우리들이라도 힘을 합쳐 북한에 외부정보를 유입시키는 활동을 열심히 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역설하며, 브리핑을 마쳤다.

    브리핑이 끝난 뒤 ‘디펜스 포럼’의 수잔 숄티 여사가 마무리 연설을 했다.

  • 북한인권운동가 수잔 숄티 여사는 오공단 박사와 마찬가지로 "한미 정부가 北김정은을 무너뜨릴 수 있는 사람들이 탈북자임을 알면서도 이들의 활동을 지원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전경웅 뉴데일리 기자
    ▲ 북한인권운동가 수잔 숄티 여사는 오공단 박사와 마찬가지로 "한미 정부가 北김정은을 무너뜨릴 수 있는 사람들이 탈북자임을 알면서도 이들의 활동을 지원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전경웅 뉴데일리 기자

    북한인권운동가 수잔 숄티 여사는 자기 이야기에 앞서 오공단 박사의 말에 적극 공감한다는 뜻을 밝혔다. 숄티 여사는 “오 박사는 북한 문제에 대한 관점에서 나와 유일하게 같은 의견을 가진 분”이라면서 “탈북자들이 자유진영 정부를 대신해 ‘일’을 하고 있으므로, 자유세계는 탈북자를 도와야 한다는 의견에 동의한다”고 말했다.

    수잔 숄티 여사는 먼저 현재 국내외에서 벌어지는 북한인권운동의 방향 재설정을 제시했다. 그는 “이번 북한자유주간 내내 말했지만, 현재 많은 사람들이 북한 주민들의 인권 상황이 참혹하다고 이야기 하는 데 돈을 많이 들일 뿐 이런 상황을 끝내는 데는 오히려 적은 돈을 쓰고 있다”고 지적했다. 북한 주민들의 인권 상황 개선을 위해서는 탈북자들의 활동을 지원해야 한다는 뜻이었다.

    수잔 숄티 여사는 크게 세 가지에 대해 이야기했다. 먼저 한국 사회의 비겁함에 대한 지적이었다.

    숄티 여사는 지난 29일 경기 파주시 임진각에서 대북전단 풍선을 띄울 때 한 기자가 “대북전단 풍선을 날리면 북한이 공격해오지 않겠느냐”고 우려 섞인 질문을 했다며 “대북전단이든 대북방송이든 북한이 반발한다는 것 자체가 김정은이 이를 무서워한다는 뜻인데 왜 한국 사람들이 두려워하느냐”고 반문했다.

    숄티 여사는 “북한이 대북전단이나 대북방송을 빌미로 총탄 한두 발 사격을 하는 것을 놓고 한국 정부와 언론이 호들갑을 떠는 것이 김정은이 원하는 대로 움직이는 것”이라며 “김정은이 원하는 것은 한국 사회가 사소한 위협을 과대 포장해 북한인권운동을 비판하고 못하게 하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 탈북자단체 대표들이 북한 내부정보를 수집해 전달하다 희생된 동료들을 추념하고 있다. ⓒ전경웅 뉴데일리 기자
    ▲ 탈북자단체 대표들이 북한 내부정보를 수집해 전달하다 희생된 동료들을 추념하고 있다. ⓒ전경웅 뉴데일리 기자

    숄티 여사는 “대북전단이든 대북방송이든, 우리는 북한 주민들에게 외부 정보를 유입하기 위해서는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사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숄티 여사는 한국 사회를 향해서도 “김정은이 한국을 향해 협박은 할 수 있지만 무력 침략은 절대 못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정은이 원하는 것은 자신의 권력과 체제 유지이므로, 만에 하나 한국을 향해 무력을 사용한다면, 기회가 생기기를 기다리고 있는 한미 연합군이 즉시 ‘제압’하러 올 것이라는 점을 알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숄티 여사는 북한자유주간 일정 중 홍용표 통일부 장관과 만나서 한 이야기도 전했다. 그는 홍용표 장관에게 “김정은이 미워하고 싫어하고 공격하려는 사람을 찾아서 만나야 한다. 그 사람이야말로 김정은이 두려워하는 사람이며 북한 주민들을 위해 열심히 일하는 사람”이라는 말을 했다고 한다.

    숄티 여사는 또한 “미국 NGO가 탈북자 1명을 구출하는데 약 7,000달러가 든다. 그런데 탈북자가 북한 주민 1명을 구출하는데 얼마나 드는지 아느냐고 홍용표 장관에게 물었더니 ‘모른다’고 답했다”면서 “나는 ”답은 ‘0달러’다. 탈북자들을 돕는 것이 한국의 자유통일을 앞당기는 것“이라고 말해줬다고 전했다.

  • 겨레얼통일연대가 공개한 자료 가운데 비밀문건을 스캔한 자료들. 대북 휴민트가 부족한 상황에서 이런 자료들은 북한 내부를 파악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전경웅 뉴데일리 기자
    ▲ 겨레얼통일연대가 공개한 자료 가운데 비밀문건을 스캔한 자료들. 대북 휴민트가 부족한 상황에서 이런 자료들은 북한 내부를 파악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전경웅 뉴데일리 기자

    숄티 여사는 이어 이날 ‘북한최신정보 브리핑’을 가진 장세율 겨레얼통일연대 대표를 언급하며 “장 대표가 보여준 것은 탈북자들이야말로 폐쇄된 북한에 외부 정보를 들여보낼 수 있고 북한 내부 정보를 가져올 수도 있는 능력을 갖고 있다”면서 “탈북자 여러분 한사람 한사람이 하는 일이 너무도 중요하다”고 탈북자 단체 대표들에게 찬사를 돌렸다.

    숄티 여사는 마지막으로 자신의 개인 사무실에는 자신이 탈출을 도운 사람을 포함, 수많은 탈북자들의 사진과 라오스의 강제북송으로 구출하지 못한 9명의 아이들 사진이 붙어 있다면서 “2015년 가을에는 현영철 北인민무력부장의 사진도 붙였다”고 밝혔다.

    숄티 여사는 “현영철은 김씨 일가에게 평생을 바쳐 충성했는데 김정은이 원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하루아침에 암살당했다”며 북한 체제가 주민들의 인권을 얼마나 유린하고 있는지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숄티 여사는 “나는 오늘 ‘자유북한방송’과의 인터뷰에서 5월에 열리는 제7차 노동당 대회에 참석하는 인민군들에게 ‘김정은을 체포하라’고 호소했다”면서 “김정은이야말로 북한 인민의 적이고 공화국의 적이므로 제거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숄티 여사는 “탈북자와 북한인권운동가 여러분을 보면서 나는 늘 용기를 얻는다”면서 “여러분과 함께 일하게 되어 영광”이라며 말을 마무리지었다.

    폐막식 마무리는 북한자유주간 운영을 맡았던 김성민 자유북한방송 대표가 맡았다.

  • 행사 마무리를 맡은 김성민 대표는 "이번 북한자유주간 비용을 우리 탈북자들이 모금한 돈으로 개최한 것이 자랑스럽다"면서도 "한편으로는 정부가 지원액을 삭감한 것이 아쉽다"고 토로했다. ⓒ전경웅 뉴데일리 기자
    ▲ 행사 마무리를 맡은 김성민 대표는 "이번 북한자유주간 비용을 우리 탈북자들이 모금한 돈으로 개최한 것이 자랑스럽다"면서도 "한편으로는 정부가 지원액을 삭감한 것이 아쉽다"고 토로했다. ⓒ전경웅 뉴데일리 기자

    김성민 대표는 “이번 북한자유주간에 대한 뉴스가 380건으로 지금까지 가운데 가장 많았다. 또한 이번 행사 비용의 대부분을 우리 탈북자들끼리의 모금을 통해 마련했다는 것이 자랑스럽다”고 소감을 밝혔다.

    북한자유주간 주최 측에 따르면, 북한민주화위원회, 뉴코리아여성연합, 국제 PEN 망명북한작가센터가 각각 100만 원을, 이미일 6.25전쟁 납북인사가족협의회 회장, 고영환 국가안보전략연구원(INSS) 부원장, 안 혁 감독, 동포사랑전국협의회 대표인 강명도 경기대 교수 등이 1,800만 원을 모아 ‘북한자유주간’ 행사 비용을 댔다고 한다. 

    한편 통일부는 이번 ‘북한자유주간’ 행사 비용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가, 그 액수를 당초 900만 원에서 800만 원으로 깎겠다고 통보한 것으로 알려져, 이 자리에 모인 탈북자들의 실망을 자아냈다.

    하지만 탈북자들은 “정부 도움이 없더라도 고향으로 가는 길을 우리 탈북자가 연다”는 목표에서 벗어나지 않겠다고 다짐하며, 제13회 북한자유주간의 막을 내렸다.

  • 북한자유주간 폐회식 선언문을 낭독하는 이소연 대표와 북한인권단체·탈북자단체 대표들. ⓒ전경웅 뉴데일리 기자
    ▲ 북한자유주간 폐회식 선언문을 낭독하는 이소연 대표와 북한인권단체·탈북자단체 대표들. ⓒ전경웅 뉴데일리 기자

    다음은 ‘북한자유주간’ 폐막식에서 발표한 회견문 전문(全文)이다.


    북한당국이 먼저 세상을 향한 길을 열고, 세상과 소통하라!


    김정은 도당이 대한민국 대통령을 향해 <인간의 탈을 쓴 악녀>라고까지 떠벌이고 있다. 중국 절강성에서 식당종업원으로 일하다가 자유를 찾아 대한민국으로 온 탈북자들이 국정원의 모략에 의한 ‘유인납치’된 사람들이고, 따라서 저들을 북으로 돌려보내지 않는다는 이유에서이다.

    그러면서 김정은 도당은 <(남조선)당국이 이번 랍치만행을 ‘자유의사에 따른 집단탈북’이라고 부당하게 주장하는 조건에서 우리 측 가족들이 판문점을 통해 서울로 나가 랍치된 자식들을 직접 만나 그들의 의사를 확인할 수 있도록 실무적 조치를 취하라>고 뇌까리고 있다.

    3대를 거친 수령노예제도에서 세뇌 될 대로 세뇌된 정신적 장애인들, 맹목적인 충성심에 길들여질 대로 길들여진 볼모를 앞세워 누구의 입에 재갈을 물릴 타산인 듯하지만, 북한을 탈출해 대한민국에서 생활하면서 자유를 알고, 민주주의를 배운 탈북민들의 요구에 우선 답하라.

    첫째, 판문점을 통한 길을 열라. 김정은 독재정권하에서 신음하는 북조선인민들을 위해 죽을 각오도 되어 있다고 하는 북한자유주간 대회장 수잔 숄티 여사와 ‘북한자유주간’ 참가자들은 지금 당장이라도 북으로 갈 준비가 되어 있으며, 가서 13명 귀순자 가족과 대면할 용의가 있다.

    둘째, 판문점을 통한 길을 열라. 북한당국이 원하는 아무 시, 아무 때, 아무 날이든 2만9천여 탈북자들은 고향으로 돌아가 자신의 가족과 이웃들의 생사여부를 확인할 것이며, 저들의 자유의사에 따라 대한민국을 향하든, 미국을 향하든 또 다른 선택을 하게 될 것이다.

    셋째, 판문점을 통한 길을 열라. <우리 공민들이 그 무슨 ‘자유의사’에 따라 남조선에 갔다면 무엇 때문에 그들을 독방에 따로따로 감금하고 외부와 격페시킨채 자기의 의사도 표현하지 못하게 하고있는가>(4.28일발 조선중앙통신)고 떠벌이기 전에 독재의 쇠사슬을 풀고 인민의 해방과 자유를 주라.

    2016년4월30일 제13회 북한자유주간 참가자 일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