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지TV·요미우리신문 “오바마, 이세시마 G7 정상회의 마친 후 방문 예정”
  • ▲ 美백악관 집무실(Oval Office)에서 아베 신조 日총리와 악수하는 버락 오바마 美대통령. ⓒ美공영 PBS 방송 화면캡쳐
    ▲ 美백악관 집무실(Oval Office)에서 아베 신조 日총리와 악수하는 버락 오바마 美대통령. ⓒ美공영 PBS 방송 화면캡쳐

    지난 24일 日후지TV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오는 5월 27일 히로시마를 방문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영국 런던을 방문 중인 오바마 대통령은 관련 사실을 묻는 기자들에게 “아시아 방문할 때까지 기다려 달라”며 답을 피해 눈길을 끌었다.

    지난 24일 日후지TV는 美정부 관계자를 인용, “버락 오바마 美대통령이 오는 5월 26일부터 27일까지 일본 이세시마에서 열리는 G7 정상회의 폐막에 맞춰 히로시마 평화기념공원을 찾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日후지TV는 “오바마 대통령은 G7 정상회의가 끝난 직후 주일미군 이와테 기지를 경유해 항공편으로 히로시마에 가는 일정을 최종 조율 중”이라고 전했다.

    日후지TV는 “오바마 대통령이 히로시마 평화기념공원을 찾기로 결정한 것은 최근 존 케리 美국무장관이 히로시마를 찾았을 때 미국 내 여론이 그리 나쁘지 않았던 점을 고려한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했다.

    日후지TV의 보도는 지난 21일 日요미우리 신문의 ‘오바마 대통령 히로시마 평화공원 방문 방침’ 보도에 이은 것이어서 눈길을 끌었다. 특히 미국 대통령을 원폭 피해자 추모 공원으로 데려와 ‘사죄 형식’의 참배를 적극 추진 중인 아베 日정권에게는 더 없이 기쁜 소식이었다.

    일본 언론들이 오바마 美대통령의 히로시마 방문설을 일제히 보도하던 시기, 영국 런던을 방문 중인 오바마 대통령은 “히로시마를 방문할 것이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즉답을 피해 눈길을 끌었다.

    지난 22일 오후 5시 15분(현지시간), 영국을 방문 중인 오바마 美대통령은 데이비드 캐머런 英총리와 정상회담을 가진 뒤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5월 27일 히로시마를 방문할 것이라는 일본 언론 보도를 확인해 달라”는 질문이 나오자 오바마 대통령은 “내가 아시아를 방문할 때까지 아시아에 대한 질문은 자제해 달라”고 답했다.

    美백악관 또한 지난 23일(현지시간) 논평을 통해 “오바마 대통령의 히로시마 방문 여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日언론들은 오바마 대통령의 히로시마 방문을 기정사실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반면, 美정부는 관련 내용에 대해 가타부타 말이 없는 것은 ‘히로시마평화기념공원’이 가진 역사적 의미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역대 美정부는 일본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대한 원폭 공격은 종전을 위해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는 입장을 고수해 왔다. 반면 아베 日정권은 미국으로부터 원폭 공격에 대한 ‘사죄’를 받아야 한다는 극우 진영의 요구를 받아들여, 美대통령의 직접적인 사죄는 아니라 하더라도, 원폭 희생자들을 기리는 곳에서 헌화 등의 형태로 ‘사과’를 받는 듯한 모습을 연출하려고 노력 중이다.

    하지만 아베 日정권과 극우 진영의 요청대로 할 경우 미국은 자국 내 공화당과 우파 진영은 물론 태평양 전쟁의 피해 당사국인 동아시아 주요 국가들, 나치와 싸웠던 서유럽 국가들로부터도 강한 반발을 살 우려가 있다. 때문에 미국 입장에서는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의 ‘원폭피해기념공원’을 찾는 것이 매우 조심스럽다는 해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