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政權交替에 초연(?)한 새누리당

    主敵을 잃은 새누리 참패는 예견된 일인지 모른다.

    金成昱  /한국자유연합 대료, 리버티헤럴드 대표  
       


  • 1.
    주적(主敵)을 잃은 새누리 참패는 예견된 일인지 모른다.
    국민을 괴롭혀 온 북핵(北核)과 불황(不況)을 해결할 때까진 범(汎)보수 대동단결(大同團結)이 필요한 때이다. 현실은 달랐다. 계파싸움은 공천갈등이 되었고 안에서 총질을 해댔다.
    정당(政黨)도 아닌 당파(黨派)요 밥그릇 싸움과 패싸움 정치다.

    진정으로 안보와 경제가 문제라고 생각하면 국정을 책임진 여당이 이럴 순 없었다.
    많은 이는 본인들 기득권만 옹호하는 사이비 보수를 ‘수구(守舊)’로 보았고 반역만큼 악(惡)으로 보았다. 그리고 4·13 총선을 치렀다.

    여당은 반성(反省)도 없고 성찰(省察)도 보이지 않는다. 김무성 대표가 사퇴는 했지만 친박에 책임을 넘기는 식이다. ‘대선(大選)에 대안이 없는’ 새누리 현실 상 곧 다시 돌아올 기세다. ‘막장공천’ 1차 책임이 친박에 있다고 하지만 그도 공범이다. 상향식 공천을 ‘혁신’과 ‘변화’라더니 엉성한 여론조사 공천으로 시작하고 더 엉망인 계파학살 공천으로 끝이 났다. 문제를 푸는 방식도 살생부와 옥쇄파동 등 음모와 공작, 언론플레이, 칙칙해 보였다. 자신의 계파인 부산 쪽 현역은 100% 살려내곤 정작 낙동강 벨트를 지키지 못했다. 국민들은 당내통합도 못 하는데 국가통솔이 가능한 것인지 의아해한다.

    친박의 행태도 그렇다. 국민은 안중에 없는 듯한 오만·독선·불통에 진지한 성찰과 반성의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 선거 패배 책임을 金대표 측에 돌리는 데 급급하다. 당을 수습하는 비상대책위원회 장에 원유철 원내대표를 앉힌 것도 희극이다. 원 원내대표 역시 이번 참패의 책임자 중 한 명이다. 그런 원 원내대표는 무소속 영입에 팔 벗고 나섰다. 과반도 아닌 제2당 신세가 됐으니 어쩔 수 없는 일이라 하여도 ‘몸집 불리기’에 앞서 해야 할 자기 쇄신 의지의 표명은 나오지 않는다.

    청와대 대변인은 선거에 대해 두 마디 촌평을 남겼다. “20대 국회가 민생을 챙기고 국민을 위해 일하는 새로운 국회가 되길 바란다”는 제3자 화법만 나왔다. 대통령이 선거 관련 “진실한 사람을 뽑아야 한다”고 수 없이 강조해 왔으니 그 선거가 끝나면 뭔가 언급이 있어야 하는데 “민심을 겸허하게 수용한다”는 진부한 표현도 없었다. 아무리 올바른 정책도 국민의 지지가 없다면 말짱 도루묵이다. 물건 파는 세일즈맨처럼 국민에게 설명(說明)하고 반대파도 설득(說得)해야, 안 될 일도 이뤄진다.

    설득 안 될 야당이라 해도 대화하고 타협하는 모습을 국민이 보게 해야 한다. 국회선진화법 때문에 여당이 180석이 안 돼서 법안 통과가 안 되고 경제가 엉망이 됐다면, 여당이 과반도 아닌 제2당이 된 지금은 어떻게 할 것인가? 현재 야권 3당을 합해 167석인 거야(巨野) 국회의 탄생은 대통령이 “자식 같은 정책(2015년 12월 핵심개혁과제 점검회의)”이라고 표현한 노동 4법을 비롯한 24개 개혁과제 사산(死産)을 예고한다. 예전 방식으론 법률 하나 통과가 어려운 것이다. 그러나 대통령에 오도된 민심을 보고한 청와대 관료 누구도 책임을 지지 않는다.

    2.
    새누리당 새 지도부는 친박 색채를 강하게 띨 것이다. 새누리당 당선인 105명의 계파 성향을 분석한 결과 친박계가 68명, 비박계가 35명, 계파색이 파악이 안 되는 중립 성향이 2명이다(문화일보 분석). 비박계가 대거 포진된 수도권에서 새누리당이 참패한 반면, 친박계가 강한 영남·충청권에서 위세를 유지한 탓이다. 결국 새누리당은 지금도 변화가 없지만 여전히 변화는 없을 것이다. 보수층도 대안(代案)이 없으니 새누리당에 일정한 권력을 부여할 것이다.

    그러나 야권분열·북한변수·노령층 증가 등 이길 수밖에 없었던 선거에 지고도 반성이 없다면 실패는 반복될 것이다. 상당수 국민의 민심을 잃고도 민심을 되찾을 고민이 없다면 대선도 패배할 것이다. 어쩌면 새누리당은 국회선진화법 그늘 아래 편안히 쉬면서 의회권력 절반을 가지고 흔드는 지금의 웰빙을 즐기고 있는지 모른다. 이른바 보수정권 연장 나아가 자유통일을 통해 남한의 국민과 북한의 주민을 살리는 일 같은 거대한 담론엔 아예 관심도 없다는 말이다.

    ps) 통일(統一)이 아니면 북한의 동족이 죽겠다. 남한의 국민도 죽어 가겠다. 통일로 길을 열고 공간(空間)을 만들지 않으면 침체(沈滯)와 쇠락(衰落)이 판을 칠 것이다. 통일로 더 넓은 영토, 더 많은 인구, 더 많은 자원을 확보치 않으면, 나라의 몸집을 키우지 않으면 악(惡)해 가는 세상에 한국도 휩쓸려 가겠다. 동성애·이슬람의 쓰나미, 음란과 폭력이 한국을 덮칠 판이다.
    동북아 판을 깨는 일은 어려운 일이다. 지식과 물질을 가진 한국의 기득권도 꿈쩍을 않는다. 결론은 하나다. <하늘이 열리고 결정적 순간이 닥칠 때 ‘우리’는 일어날 것이다.> 두 가지 갈래가 나온다. 하나, 결정적 순간이 올 때까지 ‘우리’야 살아라. 각자의 삶에서 버텨라. 나팔 소리 기다리라. 둘, 결정적 순간이 오는지 ‘우리’야 모여라. 대화하고 토론하고 고민해보자.

    (사) 한국자유연합 대표 김성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