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11일과 12일(현지시간), 10여 차례 이상 구축함에 근접 비행…9m 거리 지나기도
  • 美해군이 홈페이지에 공개한 러시아 공군 Su-24 전폭기의 위협비행 모습. ⓒ美해군 홈페이지-美해군 6함대 촬영
    ▲ 美해군이 홈페이지에 공개한 러시아 공군 Su-24 전폭기의 위협비행 모습. ⓒ美해군 홈페이지-美해군 6함대 촬영

    러시아 공군 전폭기 Su-24 편대가 발트해 공해상에서 훈련 중이던 美이지스 구축함에 9m까지 근접하는 ‘위협 비행’을 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美정부는 “격추할 수도 있었다”며 강한 불만을 표시했다.

    美해군에 따르면, 러시아 공군의 Su-24 전폭기와 美해군 이지스 구축함이 만난 것은 지난 11일과 12일, 이틀 동안이었다고 한다.

    지난 11일 오후 3시 무렵(현지시간) 발트해를 지나던 美해군 제6함대 소속 이지스 구축함 ‘도널드 쿡’호는 당시 동맹군 헬기가 후방 갑판에 착륙하려는 것을 유도하던 중 2대의 Su-24 전폭기가 빠르게 접근하는 모습을 레이더로 포착했다고 한다.

    ‘도널드 쿡’호가 항해하던 곳은 공해상. 따라서 Su-24 전폭기 편대가 그냥 지나갈 것으로 생각했다고 한다. 하지만 Su-24 편대는 ‘도널드 쿡’호를 향해 빠르게 접근했다고 한다. 함대 지휘관이 러시아 공군 조종사들에게 “매우 위험하다”며 기체를 상승하라고 경고를 했음에도 Su-24 전폭기는 구축함으로 돌진했다고 한다.

    곧이어 Su-24 전폭기 한 대는 동맹군 헬기가 재급유를 하던 후방갑판 주변을 빠르게 지나갔고, 다른 한 대는 조금 떨어진 곳에서 이를 지켜봤다고 한다.

    이튿날인 4월 12일 오후 5시 경에는 ‘도널드 쿡’호 주변으로 러시아 해군의 Ka-27 헬릭스 헬리콥터 7대가 낮은 고도로 빠르게 접근하며 위협을 했다고 한다. 이들은 ‘도널드 쿡’호의 경고를 듣고 퇴각했지만, 40분 뒤에 다시 2대의 Su-24 전폭기 편대가 저고도로 비행하며 접근했다는 것이다.

    美해군은 “도널드 쿡호에 따르면, Su-24 전폭기 편대는 모두 11차례 구축함에 아주 근접한 초저공 비행을 하며 위협했다”고 전했다. 마치 초저공 비행을 하며 구축함을 타격하는 훈련을 하는 것 같았다는 게 ‘도널드 쿡’호 승무원들이 받은 느낌이었다고 한다.

    美해군에 따르면, ‘도널드 쿡’호는 일단 Su-24 전폭기 편대를 향해 그들의 비행이 “통상적이지 않고 프로답지 않은, 매우 위험한 행동”이라는 경고를 계속 통신망으로 보냈다고 한다.

  • 전 세계 언론들이 보도한, 러시아 Su-24 전폭기의 위협 비행 모습. 美이지스 구축함 '도널드 쿡'호 승무원에 따르면, 거리가 불과 9m 내외였다고 한다. ⓒ美해군 홈페이지-美해군 6함대 촬영
    ▲ 전 세계 언론들이 보도한, 러시아 Su-24 전폭기의 위협 비행 모습. 美이지스 구축함 '도널드 쿡'호 승무원에 따르면, 거리가 불과 9m 내외였다고 한다. ⓒ美해군 홈페이지-美해군 6함대 촬영

    美해군은 러시아 공군의 Su-24 전폭기 편대가 ‘도널드 쿡’호에 어떻게 위협을 가했는가를 찍은 영상 4개와 10여 장의 사진을 온라인으로 공개, 세계 언론들의 주목을 끌었다.

    美정부도 화가 났다. 특히 존 케리 美국무장관은 “당시 러시아 전폭기들이 비무장으로 보인다는 보고가 있었다”면서도 “그러나 러시아 전폭기들은 美해군 교전 수칙에 따라 격추될 수도 있었다”며 강하게 비판했다고 美현지 언론들이 전했다.

    조시 어니스트 美백악관 대변인 또한 브리핑을 통해 “러시아 주재 美대사관 무관이 발트해에서 벌어진 일과 관련해 ‘우려한다’는 뜻을 러시아 정부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러시아 전폭기의 美해군 이지스 구축함에 대한 이 같은 위협은 흔한 일이 아니다. 이와 관련해 외신들은 우크라이나 사태를 이유로 한 서방의 대러시아 제재 때문에 일어난 갈등이 더욱 심화되는 게 아닌가 우려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