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타니 코키의 작품은 상황을 우습게 만들어놓지, 배우를 망가트리지는 않아도 웃음을 줄 수 있는 고단위 코미디다."

    연극 '술과 눈물과 지킬앤하이드'에 출연하는 배우 서현철은 12일 오후 대학로 자유극장에 열린 프레스콜에서 이 같이 말했다. 일본 최고의 코미디 극작가 미타니 코키의 '술과 눈물과 지킬앤하이드'가 다시 대학로 무대에 오른다.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의 소설 '지킬 박사와 하이드'를 유쾌하게 패러디한 '술과 눈물과 지킬앤하이드'는 미타니 코키 특유의 웃음과 유머코드가 더해진 작품으로 순식간에 치고 빠지는 상황 코미디로 관객들의 혼을 빼놓는다.

    전체 줄거리는 '선'과 '악'을 완벽하게 분리하는 신약 개발에 실패한 '지킬 박사'가 다가올 연구 발표회에서 자신의 악한 인격 하이드를 연기할 무명배우 '빅터'를 대역으로 고용하고, 리허설에 돌입하는 과정에서 약혼녀 '이브'의 등장으로 인해 펼쳐지는 예기치 못한 상황을 그린다.

    지난해 국내 초연돼 관객들의 뜨거운 호응을 이끌어냈으며, 배우 정웅인과 최원영이 주인공 '지킬 박사' 역으로 교차 출연해 화제를 모았다. 올해 재연에서는 서현철, 남문철, 김산호가 캐스팅돼 3인 3색 매력으로 큰 웃음을 선사한다. 

    이날 정태영 연출은 "초연은 대극장에서 공연했기 때문에 관객들과 거리감이 있었다. 올해는 소극장이라 더 디테일하게 만들려고 했다. 한 캐릭터에 3명의 배우가 연기하는 경우도 있다 보니 공연마다 느낌이 다르고, 그걸 지켜보는 게 즐겁다"고 설명했다.

  • 초연 무대에서 몸을 사리지 않은 열연으로 주목을 받았던 배우 이시훈은 이번 재연에서도 지킬 박사의 악한 인격체 하이드를 연기하는 순박한 무명배우 빅터로 분한다. 그는 연극 '너와 함께라면', '술과 눈물과 지킬앤하이드', '웃음의 대학'까지 미타니 코키의 작품을 세 번째 참여하고 있다.

    이에 대해 이시훈은 "코미디를 배우는데 있어 미타니 코키의 작품은 교본과도 같다. 억지스러운 느낌 없이 상황에 집중하다보면 엄청난 시너지가 발휘돼 배우 입장에서 공부가 된다"고 밝혔다.

    이시훈과 같은 역의 김영철은 "첫 연극이라 설레고 긴장도 많이 된다. 다른 배우들을 보면서 많이 배우고 있다"며 "하이드로 변했을 때 평소 빅터의 모습과 어떻게 대조적으로 보여질 수 있을지, 지금도 고민하고 찾아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최근 연극 '취미의 방'에서 유일한 홍일점 '미카' 역으로 출연해 특유의 쾌활하고 능청스러운 연기를 펼쳤던 송유현은 관능 문학을 즐겨 읽는 자유로운 숙녀이자 지킬 박사의 약혼녀 '이브 댄버스'와 이브의 또 다른 인격 '하이디'를 선보인다.

    송유현은 "이브 내면에 있는 하이디의 욕망을 어떻게 표현해야할지 어려웠다. 아줌마처럼 해보고 섹시하게도 해봤다"며 "하지만 그 역할에 있어서는 실제 내 모습과 비슷한 점이 많다"고 전했다.

    명품 코미디에 목말라 있던 관객들을 위한 연극 '술과 눈물과 지킬앤하이드'는 7월 31일까지 대학로 자유극장에서 공연된다. 티켓 가격은 전석 4만원이다.

    [사진=마케팅컴퍼니 아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