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DJ가 북한에 왔을 때 조금의 기대를 했었다. 그러나 그는 납북포로 문제에 대해 일언반구도 하지 않았다"

    유영복 6.25국군포로가족회 회장은 이렇게 회고했다. 여든이 넘어 기력이 쇠한 모습이었지만 그의 말에는 분노가 서려있었다. 유 회장은 지난 2002년 DJ(김대중 전 대통령)가 김정일 초청으로 방북한지 한달 반 만에 스스로 두만강을 건너 탈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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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영복 6.25국군포로가족회 회장   ⓒ뉴데일리

    24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김정일과 그 추종세력을 국제형사재판소에 제소하겠다"며 '반인도범죄조사위원회'(대표 도희윤)가 출범했다. 뉴라이트전국연합 피랍탈북인권연대 북한인권정보센터 등 50여개 범시민단체가 연대한 단체다.

    유씨는 이날 출범식에서 "48년 동안 포로로 북한 광산에 있으면서 많은 포로가 당한 억울함을 목격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그는 "때가 되면 북한에서 우리를 놔줄거라고 생각했지만 북한 정권의 억압으로 도저히 살아서 한국 땅에 내 힘으로 갈 수 없으리란 절망감에 빠졌었다"고 토로했다.

    "북한에서 우리가 당한 억울한 일들은 이루 말할 수 없다"고 회한을 드러낸 유씨는 "북한은 포로들을 데려다가 아오지 탄광에서 부려먹을대로 부려먹고 이용했다.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동료들이 총살당하는 것을 본 게 허다하다"고 통탄했다. 그는 "북한의 악랄한 행위를 낱낱이 고발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납북어부 고씨 "좌파정권에서 납북자 얘기안해.  통탄의 세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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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명섭 귀환납북자가족협의회 대표  ⓒ 뉴데일리

    이어 1975년에 납북돼 30년만에 한국 땅을 밟은 납북어부 고명섭씨가 연단에 섰다. 고씨는 현재 귀환납북자가족협의회 대표다. 간경화로 얼굴엔 황달기가 있었고 몸이 안좋아 목소리마저 쉰 그였지만 북한 인권유린 행위를 얘기할 때만은 단호한 말투로 또박또박 북한을 비판했다.

    고씨는 "납북자들은 북한에 인도적 차원에서 '우리를 고향 대한민국으로 보내달라'고 수차례 호소했지만 북한은 도리어 우리에게 신변의 위협을 가하며 강제납북이 아니라 자발적 입북을 했다고 거짓선동을 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그는 "대한민국의 전 좌파정권이  수많은 납북자에 대한 북한내 인권탄압을 말하지 않았던 점에 우리는 통탄했다"고 비판했다. 고씨는 "납북자들은 북한의 요시찰 인물이 돼 고통 속에서 감시당한다"면서 "탈출한 내 자신, 그리고 우리 모두 죄인 아닌 죄인이 돼 송구스럽다"고 고개를 떨궜다. 그는 "현 정부가 억울하게 생을 마치게 될 납북자들을 하루 빨리 송환해 여생을 보내게 해달라"고 호소했다.

    '반인도범죄조사위원회'의 목표는 올해 12월 김정일을 국제형사재판소(ICC)에 제소하는 것이다. 이들은 이를 목표로 범국민서명운동과 해외단체 초청 국제세미나 등을 계획하고 있다.

  • ▲ <span style='반인도범죄조사위원회'가 준비한 북한인권유린 프레젠테이션의 마지막 페이지에서 북한 김정일 사진에 "유죄!"라고 적힌 문구가 인상깊다 ⓒ 뉴데일리 " title="▲ '반인도범죄조사위원회'가 준비한 북한인권유린 프레젠테이션의 마지막 페이지에서 북한 김정일 사진에 "유죄!"라고 적힌 문구가 인상깊다 ⓒ 뉴데일리 ">
    '반인도범죄조사위원회'가 준비한 북한인권유린 프레젠테이션의 마지막 페이지에서 북한 김정일 사진에 "유죄!"라고 적힌 문구가 인상깊다 ⓒ 뉴데일리

    ◆김상헌 북한인권정보센터 이사장 "김정일 형사재판소에 충분히 제소할 수 있어"

  • ▲ <span style='김정일은 ICC, 북한주민은 자유'라는 손피켓을 든 청중들 ⓒ 뉴데일리 " title="▲ '김정일은 ICC, 북한주민은 자유'라는 손피켓을 든 청중들 ⓒ 뉴데일리 ">
    '김정일은 ICC, 북한주민은 자유'라는 손피켓을 든 청중들 ⓒ 뉴데일리

    김상헌 북한인권정보센터 이사장은 "우리는 북한 범죄 사실을 증명할 수는 있으나 확실한 증거가 없다"면서도 "북한 범죄행위를 제대로 분석해서 명쾌하게 범죄행위를 설명해내면 국제형사재판소에서 북한 당국에 해명하라는 지시를 내린다"고 말했다. 김 이사장은 "우리는 재판소에 고소장을 내는 것이고 북한은 이에 해명을 하는 과정을 거칠 것인데 구체적으로 북한 인권유린행위 확실한 증거가 없더라도 체계적으로 증명할 수 있다면 김정일을 형사재판소에 충분히 제소할 수 있다"고 확신했다.

    참석자들은 이들의 연설 뒤에 한민족인권수호대학생위원회가 준비한 북한 인권유린 프레젠테이션을 시청했다. 총살집행 장면이 나오자 청중석 곳곳에서 안타까운 감탄사가 터져나왔으며 기아로 굶어죽는 어린아이 사진에 청중은 혀를 차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북한인권유린 시청자료 감상 후 이들은 "김정일 ICC"라고 적힌 빨간 손피켓을 들어올리며 규탄 퍼포먼스를 벌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