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이 질병을 앓고있는 김정일의 후계 옹립을 위한 미묘하고도 일관된 선전 활동을 다시 시작했다고 미국 정보기관 보고서가 분석했다. 공개된 자료를 토대로 작성된 이 보고서는 북한이 8년 전 처음 시작한 김정일 후계 준비 작업을 지난해 재개했으며 이제 그 작업의 초점이 김정일의 3남인 김정운(26)에게 맞춰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 국가정보국(DNI) 산하 오픈소스센터가 올해 5월6일자로 작성한 이 보고서는 후계자 옹립 작업의 본격화가 2012년의 김일성 주석 탄생 100주년을 겨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보고서는 "(북한에서 나오는) 최근의 신호들은 몹시 미묘해 외부에 드러내지 않고 (북한) 내부 사람들에게만 정보를 전달하려는 의도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보고서는 미래의 후계 구도와 관련한 미묘한 신호의 하나로 지난 2월 김정일의 67회 생일 관련 북한 언론 보도를 예로 들었다. 보고서는 당시 보도가 "평소보다 더 나아가 혈통에 입각한 김정일 가계의 지속적인 통치 필요성을 강조하는 듯 보였다"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또 지난 2월 북한의 한 TV방송 보도에서 김정일의 "세 아들 중 막내가 사회주의 원칙에 투철하다고 강조"하는 등 김정운을 긍정적으로 부각시키려는 움직임도 있었다고 지적했다. 오픈 소스 센터는 정부 기관용으로 명시된 이 보고서가 "몇몇 선택된 언론의 보도 내용과 동향에 근거해 작성된 것이며 다른 미국 정보기관과 조율을 거친 것은 아님"을 보고서에 명기했다.

    이날 언론에 공개된 이 보고서에 대해 이름을 밝히기를 거부한 미국 정부 관리는 오픈 소스 센터의 보고서가 맞다고 확인했다. 오픈 소스 센터는 공개된 자료에 대한 미국 정보기관의 체계적 분석을 위해 2005년 창설됐다.(워싱턴 AP=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