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은 21일 태국 푸껫에서 열리는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기간에 북한과 대화할 의향이 없다고 밝혔다.
    클린턴 장관은 이날 태국 방문에 앞서 인도 뭄바이에서 미 폭스뉴스와 가진 인터뷰를 통해 "(지난 4월) 네덜란드 헤이그의 아프가니스탄 지원 국제회의에 이란이 참석했으나, 나는 그들에게 얘기를 걸지 않았고 그들도 나에게 얘기를 하지 않았던 것과 비슷한 상황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클린턴 장관은 "북한 대표와 같은 회의실에 있게 되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도 "봐야 알겠지만, 우리는 진정으로 그들과 얘기할 의도가 없다"면서 "우리가 관심을 갖고 있는 것은 북한이 협상테이블로 돌아와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협상을 계속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클린턴 장관은 "북한은 우리의 현재 입장이 무엇인지, 우리가 무엇을 바라고 있는지 알고 있을 것"이라고 강조, 북한의 입장선회가 전제돼야 북.미 접촉이 성사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다만 클린턴 장관이 ARF 기간에 북한과 대화할 용의가 없다고 밝혔음에도 불구, 헤이그 아프간 회의 당시 리처드 홀브룩 아프가니스탄ㆍ파키스탄 특사와 무하마드 메흐디 아쿤자데 이란 외무차관이 접촉했던 것으로 알려졌던 만큼 북.미간 실무급 비공식 접촉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있는 것으로 보인다.
    북한의 박근광 전 나미비아 대사 등을 포함한 ARF 대표단은 21일 푸껫에 도착한 뒤 미국과의 접촉여부를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대해 "상황을 보겠다"고만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함께 클린턴 장관은 북한을 테러지원국으로 재지정하기 위한 시간표를 갖고 있느냐는 질문에는 즉답을 피한 채 "증거를 찾기 위한 조사를 하고 있으며, 정보를 수집중에 있다"고 밝혔다.
    그는 북한의 테러지원국 재지정을 위해서는 북한이 테러리즘을 조장, 지원했다는 등의 확실한 증거가 있어야 한다고 법적절차 문제를 상기시키면서 "폭스뉴스가 정보를 갖고 있다면 알려주기 바란다"고 주문하기도 했다.
    북한과 파키스탄간 핵협력 커넥션과 관련, 클린턴 장관은 "그들이 그렇게 하고 있다는 증거는 없다"면서 "그러나 이 문제는 중대한 우려사항이기 때문에 파키스탄 당국에도 이 문제를 얘기했으며, 우리는 계속해서 예의주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클린턴 장관은 북한에 억류중인 2명의 미국적 여기자 문제에 언급, "북한이 사면을 통해 그들을 조속히 가족들에게 돌려보내길 바란다"며 "만약 북한이 그런 행동을 취한다면 그것은 중요한 행동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워싱턴=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