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천 탈락한 분들을 받을 생각, 전혀 없어" 합류 데드라인 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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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민의당 주승용 원내대표가 지난 3일 서울 마포구 당사에서 열린 국민의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국민의당 주승용 원내대표가 지난 3일 서울 마포구 당사에서 열린 국민의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1분기 정당보조금 확정일이 나흘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국민의당이 원내교섭단체 구성을 위한 마지막 노력으로 더불어민주당의 비주류 압박 카드를 꺼내들었다. 국민의당은 현재 17석으로 교섭단체 구성까지 3석만을 남겨두고 있지만 난항을 겪고 있다.

    국민의당 주승용 원내대표는 11일 평화방송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윤재선입니다〉에 출연해 "더불어민주당에서 공천 탈락한 분들을 받을 의견은 전혀 없다"며 "좋은 (정치) 신인들이 당을 노크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더불어민주당에서 공천 탈락하신 분이 우리 당에 들어오는 경우, 당의 이미지도 있는 것 아니냐"며 사실상 15일 이후로는 국민의당 입당의 문이 좁아질 수 있음을 암시했다.

    주승용 원내대표의 이날 발언은 더민주가 현역의원 '20% 컷오프'를 놓고 혼란에 빠진 상황을 틈타, 비주류 의원들을 상대로 압박을 시도한 것으로 해석된다. '20% 컷오프' 대상자로 밝혀져 뒤늦게 탈당하느니, 미리 지금 탈당해서 신당에 힘을 보태는 게 상책이라고 귀띔한 셈이다.

    현재 더민주는 현역의원 '20% 컷오프' 원칙을 세워놓고 있지만, 컷오프 범위를 놓고 탈당 사태 '이전'으로 할 것인지 '이후'로 할 것인지 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이후'로 적용할 경우, 탈당한 18명을 제외한 109명 중 21명이 공천 배제돼 대거 탈당 사태가 다시금 벌어질 수 있다.

    이날 주승용 원내대표는 원내교섭단체 구성이 난항을 겪고 있는 것과 관련해 "시간이 가면 갈수록 상당히 조급해지고 불안한 것은 사실"이라고 토로했다.

    중선관위에 따르면 오는 15일 각 정당에 지급할 1분기 정당보조금이 확정된다. 국민의당이 국회법상 원내교섭단체 기준인 20석 이상의 의석을 마련할 경우 90여억 원의 보조금을 받지만, 그렇지 못하고 현재의 17석에 머물 경우 33억 원 가량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국민의당은 남은 나흘 동안 교섭단체 구성에 사활을 걸겠다는 입장이지만, 계획과는 다른 양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무소속으로 머물고 있는 최재천·박지원 의원이 1순위 영입 후보로 떠오르지만, 이 중 박지원 의원의 영입은 곤란한 측면이 있다. 박지원 의원이 '저축은행 사건'에 연루돼 알선수재 등의 혐의로 항소심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추징금 3000만 원을 선고받고 상고, 현재 사건이 대법원에 계류 중이기 때문이다.

    국민의당은 공식 창당 전날인 지난 1일 정강정책과 당헌·당규 논의를 위한 비공개 토론에서 부패 혐의로 유죄가 확정된 경우 당원 자격을 박탈하는 것은 물론 부패 혐의로 기소만 돼도 당원권을 정지시키기로 결의했다. 부정부패 척결을 외친 당론에 어긋나기 때문에 박지원 의원의 합류가 절실한데도 영입이 어려워진 것이다.

    더민주에서 영입 대상으로 물망에 올라 있던 박혜자·김영록·이윤석·이개호 의원은 설 전에 더민주 잔류를 선언해 영입이 무산됐다. 주승용 원내대표는 이날 벼랑 끝에서 마지막 노력을 쏟은 셈이지만, 이들 혹은 여타 다른 더민주 의원들이 국민의당 교섭단체 구성에 힘을 실어줄지는 확신할 수 없다.

    더민주 의원들이 탈당한 뒤 국민의당에 입당한다 해도 공천을 확보할 수 없다는 것도 이들의 합류를 주저케 하는 이유다. 국민의당은 공정한 공천을 강조하고 있어, 탈당파 현역 의원이라 해도 전략공천을 할 수 있는 처지가 아니다.

    지난 2일 중앙당 창당대회에서 의결된 당헌에 공천의 기본 원칙으로 명시된 숙의선거인단제도는 선거인단을 구성해 자격심사위를 거친 뒤, 최종적으로 후보 간 토론회를 통해 후보자를 결정하는 방식이다. 일반여론조사보다 현역 의원에게 딱히 유리할 것이 없다.

    이처럼 공천이 논란을 빚는 상황과 관련해 주승용 원내대표는 이날 "우리 현역의원들은 모든 기득권을 내려놓겠다고 이미 선언까지 했다"며, 현역 의원들도 정치 신인들과 당내 경선을 거쳐야 할 것임을 예고했다. 그는 "정치 신인들에게 가산점을 주는 방법"을 거론하며 "공정하고 투명한 공천 시스템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국민의당 광주광역시당은 이날 오후 2시 30분에 광주시의회 브리핑실에서 지역 국회의원 공동선언을 할 것으로 알려졌다. 현역 의원들이 기득권을 내려놓고 국민의당 성공과 정치혁신을 위해 노력한다는 내용이 담길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천정배 대표가 연일 '뉴DJ' 발탁을 주장하며 광주 현역 국회의원 물갈이를 시사하는 것에 대한 대응 조치의 의미도 담겨 있다는 게 정치권의 분석이다. 국민의당 천정배 공동대표는 지난 3일 "국민의당 스스로 기득권이 되는 일은 결코 없다"며 "기득권을 버리는 헌신의 자세가 되겠다"고 밝히는 등 연일 현역 물갈이를 시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