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北 살벌한 도박판, 아내 마저…
     
    이철무  /뉴포커스 기자
     
      북한 주민들이 즐겨하는 놀이 중 주패(카드)가 있다. 남녀 모두 참여해서 즐긴다. 지역마다 규칙의 차이는 있지만, 대부분의 지역에서 주패 놀이를 한다. 탈북자의 증언에 따르면, 북한 주민들이 주패를 전통문화처럼 여기고 있다.

    실제로 북한 내 주패놀이는 돈을 걸고 하는 도박이다. 일부는 카드 도박을 생계를 위한 직업으로 여긴다. 탈북민 리상혁 씨는 "겉으로 보기에 단순한 놀이처럼 보이지만, 그 안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참혹하기 이를 데 없다. 주패놀이로 장사로 벌어들인 돈을 전부 탕진한 사람도 있고, 몰래 미리 짜고 주패를 치다가 걸려 폭력이 일어나기도 한다"고 말했다.

  • 주패는 주로 개인전과 팀전으로 나뉘는데, 팀전의 경우 4명이 모여 친다. 특히 사람이 많을수록 팀전으로 하는 카드판이 주를 이룬다. 주패놀이를 하기 전에 먼저 가진 전재산을 보여준다. 그래야 그와 비슷한 금액을 가진 사람이 '판'을 형성할 수 있다.

    리 씨는 "예전에는 주패를 할 때 돈이 많고 적고를 따지지 않았는데, 점점 사기가 늘어나서 규칙이 바뀌었다. 돈을 가지고 있지도 않으면서, 갖다준다며 많은 돈을 걸게 해 판을 키우고 나중에 주패에서 지면 '돈 없다'고 말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설명했다.

    돈의 액수가 확인되면 보통 10분 안에 1회 승부가 결정된다. 매회 승부에 따라 돈이 오고 가는데, 물건을 걸어 주패 놀이를 하기도 한다.

    주패 놀이가 가장 성행하는 곳은 역전이다. 북한 내 전기 사정으로 인해 기차가 며칠 씩 지연되면 기찻길이나 역전에서 주패를 한다. 시간이 빨리 가고, 이길 경우 큰 소득을 얻기 때문이다. 북한 주민들은 '도박꾼을 보려면 역전으로 가라'라는 말까지 한다.

    탈북민 이진영 씨는 "도박은 한 번 빠지면 쉽게 헤어나올 수가 없다. 특히 처음에 따면 그 맛을 잊지 못해 계속 도박을 하게 된다. 처음에는 무서워서 적은 돈만 걸다가 점점 대담해진다. 돈을 잃은 사람들은 그 손실을 만회하기 위해서 강도짓을 하고 돈을 가져오기도 한다. 그래서 역전 주위에 강도가 많은 것"이라고 말했다.

    이 씨는 "남한에서 충격적으로 들릴 수 있겠지만, 심지어 자기 아내의 성(性)을 걸고 도박을 벌이기도 한다. 이 때는 많은 사람 앞에서 말로 '내가 질 경우, 아내와 하룻밤을 보내게 하겠다'라고 말해야 한다. 일종의 구두계약이다. 일부 남성은 매춘 하는 여성을 옆에 두고 아내라고 거짓말을 해 도박을 하기도 한다. 들통날 경우 계약을 어겼다는 이유로 원래 값의 배로 보상해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최근에는 워낙 큰 돈이 도박판 위에 오르기 때문에 매춘 여성과 사전에 협의 후 도박을 하기도 한다. 도박 경험이 있는 익명의 탈북민은 "남한에서도 '인생 한 방'이라는 말이 있지 않나. 북한 도박판도 마찬가지다. 한 번 크게 이겨서 매춘 하는 여성에게 30%정도 주고 나머지를 갖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매춘 여성이라는 것이 적발되지 않기 위해 타지에서 사람을 불러온다. 그래서 두세달 전부터 같이 살면서 결혼 관계라고 동네에 미리 소문을 낸다. 점점 치밀해진다"고 지적했다.

    북한 주패놀이가 점점 대담하고 치밀해지고 있다. 자신의 아내 마저 주패놀이의 희생양이 되는 북한, 도박꾼의 수가 늘어나고 있다는 증언을 보면 북한 붕괴가 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뉴포커스=뉴데일리 특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