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포동 2호’의 1단 로켓으로 사용되고 있는 중국의 DF-3(舊소련산 ‘R-14 Chusovaya’ 미사일 카피 버전)는 1954년에 개발되어 1971년 실전 배치된 미사일로 원래 필리핀의 미군기지를 공격하는 사거리 요구조건으로 설계

    日 H2A 로켓에 맞먹는 ‘대포동-2호’ 추력(推力)


    상당수 국내 언론과 對北전문가들은 북한의 미사일 생산 기술을 과소평가하는 경향이 있는데, 러시아와 중국의 로켓 전문가들은 한국의 로켓 개발 기술이 북한에 비해 7년~11년 가량 뒤져 있는 것으로 본다.

    나로호 발사에서 알 수 있는 것처럼 한국은 1단계 발사체 개발 능력이 없으며, 전적으로 북한과 군사협력 관계에 있는 러시아에 기술을 의존하고 있다.

    북한의 미사일 개발 능력과 관련해 일본 홋카이도 대학 측량학과 헤키 고스케(日置幸介) 교수팀은 2010년 GPS자료를 분석하는 방식으로 ‘대포동 2호’의 추진력을 분석한 적이 있다.

    당시 분석결과에 따르면 북한이 2009년 4월 발사한 ‘대포동 2호’의 추진력은 1998년 발사한 ‘대포동 1호’의 약 8배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헤키 교수는 ‘대포동 2호’가 발사된 지 6분 만에 상공 265km에 도달한 것으로 보았는데, 수치대로라면 ‘대포동 2호’의 1단계 추진체의 추진력은 일본의 위성발사 로켓인 H2A와 맞먹는다.

    이 같은 이유로 영국의 군사전문지 <제인스 인텔리전스 리뷰>는 ‘대포동 2호’의 최대 사거리를 9600㎞까지 보기도 했다. 美 정보당국의 경우 대포동 2호에 추진체를 추가로 부착하거나 탄두 무게를 가볍게 할 경우 최대 사거리가 1만5000㎞에 달해 사실상 北美 전역이 북한 미사일의 사정권에 포함된다는 분석을 내놓은 바 있다.

    아울러 美의회 산하 의회조사국(CRS)은 2009년 보고서를 통해 북한이 2006년을 기준으로 모두 20기 이상의 대포동 미사일을 생산했다고 밝혔다. (출처: Steve A. Hildreth, North Korean Ballistic Missile Threat to the United States, Congressional Research Service, February 24, 2009)

    ‘대포동-2호’ 1단 로켓, 中 DF-3 미사일과 유사


  • 3단 로켓으로 구성된 ‘대포동 2호’의 1단 로켓은 중국의 DF-3(CSS-2), 또는 유사 계열의 DF-4(CSS-3)미사일을 개조한 것이며, 2단 로켓은 舊소련이 개발한 R-27 잠수함 발사 다탄두 핵(核)미사일이다. 마지막 3단 로켓의 경우 북한이 자체 개발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구체적으로 ‘대포동 2호’의 1단 로켓으로 사용되고 있는 중국의 DF-3(舊소련산 ‘R-14 Chusovaya’ 미사일 카피 버전)는 1954년에 개발되어 1971년 실전 배치된 미사일로 원래 필리핀의 미군기지를 공격하는 사거리 요구조건으로 설계됐다.

    DF-3 미사일의 유도방식은 초기에 지상송신 ‘라디오 지령유도’(指令誘導)방식이었으나 후에 ‘관성유도’(慣性誘導)시스템으로 바뀌었다. 추진기관은 4개의 YF-2엔진으로 구성되어 있다. DF-3의 개량 버전인 DF-3A는 1986년 배치됐으며, 사거리가 3000km(탄두중량 2000kg 기준)로 증대됐다.

중국과 북한의 미사일 개발 협력관계는 북한과 러시아의 미사일 협력관계 만큼이나 오래됐다. 1975년 4월17일 김일성은 중국을 방문, 탄도 미사일 개발 기술을 북한에 전수해 줄 것을 중국에 요청했고, 이를 통해 양국은 DF-61미사일을 공동 개발하는데 합의했다.

당시 프로젝트의 총책임자는 중국의 진석련(陳錫聯, 천안문 사태 진압책임자) 장군이다. 북한은 DF-61 개발을 통해 미사일 유도 시스템 기술을 습득했다. 또한 공식적인 DF-61 개발의 중단에도 불구하고 미사일 개발에 참여했던 북한 과학자들은 계속 중국에 남아 중국으로부터 미사일 설계에 관한 충분한 지식을 습득했다.

이는 1960년대 중국과 소련이 이념분쟁에도 불구하고 소련이 중국에 미사일 기술을 제한적으로나마 제공했던 것처럼 중국은 북한에 미사일 기술을 제공했다. (출처: John Wilson Lewis and Hua Di, 'Beijing's Defense Establishment: Solving the Arms Export Enigma,' International Security, Fall 1992, pp. 5-40)

일례로 1980년대 초 북한은 이집트가 제공한 스커드-B(구소련 R-17E와 동형) 단거리미사일의 역설계 및 생산 과정에서 중국으로부터 미사일 엔진 설계, 야금, 동체 제작 등의 기술을 전수받은 바 있다.

‘대포동-2호’ 2단 로켓, 露잠수함 발사 다탄두 核미사일

‘대포동-2호’ 미사일과 관련해 가장 큰 위협이 되는 부분은 2단계 로켓으로 사용되고 있는 R-27(이하 SS-N-6) 잠수함 발사 다탄두 핵(核)미사일이다. 북한은 2012년 12월12일 발사한 ‘은하-3호’ 미사일의 1단, 2단 로켓을 모두 SS-N-6 미사일 엔진을 사용했다.  

이 미사일의 존재가 언론에 최초로 공개된 것은 2003년 9월8일이다. 미국의 정찰위성이 평양근교 미림비행장에서 발사대에 거치된 상태로 있던 이 미사일 10여기의 사진을 찍었다.

실제 이러한 종류의 미사일이 개발 중이라는 정보는 1990년대 말 2000년대 초 이미 韓美 정보당국도 감지하고 있었으나, 실제로 찍힌 사진 속의 미사일 모습은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것이었다. 이유는 ‘잠수함 발사용 탄도미사일’(SLBM)의 형태를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구체적으로 韓美정보당국은 이 미사일의 원래 모델을 구소련의 양키-I급 핵 추진 잠수함에 탑재한 SS-N-6 잠수함 발사 탄도 미사일로 평가했다.

SS-N-6미사일은 사실상 구소련이 처음으로 실용화 한 잠수함발사 탄도미사일로 미국의 '폴라리스'(Polaris) 잠수함 발사 탄도 미사일에 대응하는 수준의 미사일이었다. SS-N-6은 구소련이 개발한 잠수함 발사 탄도 미사일 가운데 처음으로 수중 발사가 가능했다.

북한이 구소련의 잠수함 발사 탄도 미사일을 국산화 할 수 있었던 경위는 이렇다. 북한은 과거 SS-N-6개발 이전(1992년)의 잠수함 발사 탄도 미사일 SS-N-4와 SS-N-5를 개발하는데 참여했던 구소련 미사일 기술자들을 몰래 고용하려다 러시아에 저지당한 전력이 있다.

이후 북한은 1990년대 초 조총련을 통해 구소련 극동함대에서 사용하던 골프급 잠수함들을 고철분해 한 뒤, 이를 기존 잠수함 수리부속 확보 목적으로 들여오는 데 성공했다.

김필재(조갑제닷컴)/spooner1@hanmail.net
<주> 위 글은 <한국논단> 2013년 2월호 기고문의 일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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