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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13 총선 관련 부산•경남 6개 지역에 대한 방송사 여론조사를 두고 ‘특정인사 봐주기 의혹’이 제기됐다.

    특정 후보들이 민영방송사인 KNN이 2월 초 실시한 총선 관련 여론조사에 대해 압력을 행사해 보도를 못하도록 막았다는 주장과 특정인을 돕기 위해 여론조사를 조작했다는 주장이 팽팽히 맞선 것. 

    경남지역의 박대출 의원과 안홍준 의원 등이 여론조사가 불법적으로 이뤄졌다고 항의하면서 벌어진 일로 수사 결과에 따라 선거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돼 귀추가 주목된다. 

    <뉴데일리>는 먼저 KNN 보도국 관계자에게 보도가 중단된 경위를 들었다.
    다음은 통화 내용이다. 


    Q.
    여론조사를 실시하고 발표를 못한 이유는 무엇인가?

    A.
    정확성을 기하기 위한 것으로, 몇 차례 더 여론조사를 실시한 후 보도하자는 내부 의견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Q.
    조사방법 상의 문제가 있었던 것인가?

    A.
    그런 건 아니다.

    Q.
    조사 결과에 대한 일부의 반발 때문에 보도를 못한 것인가?

    A.
    일부 지역에서 그런 점이 있었다. 

    조사방법 등 기술 상 문제는 없지만 일부의 반발과 조사내용의 정확성을 기하기 위해 보도를 하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 의도된 조사일까 아니면 외압에 굴복한 것일까?

    선거 시기에 언론사의 여론조사는 매우 민감한 사안이다. 때문에 통상 언론사는 여론조사를 실시하기 전에 선관위에 조사방법에 대해 사전 상의를 한다. 보도를 위해서는 선관위에 공표등록을 해야 하는데, 이때 문제가 되면 곤란해지기 때문이다. 

    또한, 여론조사를 실시하면 해당 지역주민들을 통해 선거관계자들에게 조사 관련 정보가 전달되기 때문에 조사결과에 문제가 없다면 보도를 하는 것이 원칙이다. 

    KNN은 조사방법에는 문제가 없다고 주장하면서 일부 지역에서 항의가 있었다는 점을 인정했다. 조사 내용의 정확성을 위해서라는 의견도 밝혔다. 여론조사 전문가들은 KNN의 주장에 대해서는 ‘유치한 변명’이라고 잘라 말했다.  

    ‘KNN의 여론조사가 특정 후보를 돕기 위한 의도를 가진 것이 아니라면 문제가 없는 여론조사를 보도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는 지적과 함께 ‘불리한 보도를 막기 위한 외압에 굴복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동시에 나오는 이유이다.   

    ◇ 외압 의혹 당사자들 ‘조사방법에 문제 발견, 수사 의뢰’

    <뉴데일리>의 취재 결과, 진주의 새누리당 박대출 의원과 창원의 안홍준 의원이 KNN에 문제를 제기한 것으로 확인됐다. 친박으로 분류되는 초선 의원들이다.  

    지난 4일 KNN이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가 저녁 뉴스를 통해 보도될 것이란 소문이 SNS 등을 통해 빠르게 확산됐다. 특정 후보들에 대한 조사결과 수치가 흘러나오기도 했다. 5일 오전에는 SNS를 통해 보도가 안 된 이유에 대한 루머들이 돌았다. 

    박대출, 안홍준 의원은 진주선관위에 불법선거운동으로 이를 고발했다. 선관위 관계자는 ‘조사 중인 사안이어서 자세한 내용을 밝히기 곤란하다’는 입장을 전했다. 

    안홍준 의원측은 <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박대출 의원측에서 조사방법에 문제가 있다는 몇 가지 사례를 가지고 있으며, 보도되지 않은 조사결과가 인터넷 등을 통해 유포되고 있으니 선관위에 조사해 달라고 요청하자고 해서 동의했다”고 밝혔다. 

    이들이 문제 삼은 조사방법은 ‘유선전화 여론조사 방식’이다. 

    박대출 의원측은 “유선전화가 아닌 핸드폰으로 조사기관에서 전화가 걸려왔다는 물증을 확보해 항의한 것”이라며 “핸드폰으로 착신 전환된 전화가 아니다. 수사기관에 고발했으니 밝혀질 일”이라고 설명했다. 

    ‘조사방법에 문제가 없었다’는 KNN측 입장을 정면으로 부인하는 주장이다. 

    이들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KNN은 의도된 것인지, 조사원의 실수였는지를 밝혀야 한다.


    진주의 한 언론사 대표는 KNN의 보도 중단과 관련해 “여론조사 결과가 사전에 유출된 것도 문제이지만 보도를 못한 KNN의 변명이 유치하다”며 “보도 후 문제가 있다면 선관위를 통해 따지면 될 일로 이는 진주 시민을 기만하는 행위”라고 평가했다. 

    이어 “조사 결과가 자신들에게 불리하니 (박대출, 안홍준이) 항의한 것 아니겠느냐”며 “사소한 것을 문제 삼아 언론보도를 막는 것 역시 알 권리를 침해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선거철 일부 군소 언론들이 특정 후보를 돕기 위해 여론조사를 조작해 보도하다가 선관위에 적발된 사례들이 있지만 KNN 같은 방송사가 보도를 전제로 한 조사를 이해하기 어려운 이유로 중단한 사례는 희귀한 경우다. 

    수사기관은 KNN이 특정 후보를 돕기 위해 여론조사를 조작했는지, 일부 후보들이 불리한 결과를 막기 위해 압력을 행사했는지 새누리당 후보 경선 전까지 신속하게 조사해 밝혀야 한다. 유권자들이 후보를 결정하는 결정적 사안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